글쓰기는 스타일이다 - 책읽기에서 글쓰기까지 나를 발견하는 시간
장석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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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글쓰기는 어렵다. 지난 5년 동안 블로그에 서평을 천 편 이상 썼지만 쉽게 쓴 적은 한 번도 없다. 쓰고 또 쓰고, 고치고 또 고쳐도 마음에 드는 글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도움이 될까 싶어 글쓰기에 관한 책도 여러 권 읽고, 연습도 하고, 필사도 하고, 수업까지 받아보았지만 여전히 어렵다. 대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혹시 나만의 '스타일'이 없기 때문일까? 시인, 비평가, 에세이스트 등 전방위로 활동하는 30년 경력의 문장 노동자 장석주의 신간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에 따르면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여기서 스타일이란 '재료를 다루는 기교와 기술'이며, '어휘에 대한 편애, 문장을 쓰는 방식, 영감의 원천이 다른' 차이이며, '작품 요소들의 독특한 배열이고 구조이며 그것을 전체로 포괄하는 형식'이다. 헌데 그 스타일을 만드는 게 어디 쉬운가. 동서고금을 통틀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했다고 여겨지는 작가가 드문 것만 봐도 스타일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우리에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길을 안내해줄 책이 있다. 저자는 '밀실에서 광장으로' 이어지는, 글쓰기라는 지난한 길의 지도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우선 '밀실'은 책읽기다. "작가란 쓰는 자이기 이전에 먼저 읽는 자"이다. 누에가 쉬지 않고 뽕잎을 먹듯이, 글을 쓰려면 먼저 남의 글부터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다음은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준비 단계인 '입구'. 입구를 거치면 글 쓰면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문제들로 형성된 '미로'가 나온다. 미로를 통과하면 마침내 문학청년 또는 작가지망생이라는 껍질을 벗고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출구'가 나온다. 출구로 나온다고 끝이 아니다. 밖에는 김연수, 김훈, 피천득, 최인호, 박경리 등 국내 작가들부터 헤밍웨이, 무라카미 하루키, 허먼 멜빌, 샐린저, 카뮈, 헤세 등 외국 작가, 타계한 작가까지 수많은 '스타일리스트'들이 들어찬 '광장'이 있다. 여기서 내 색깔을 찾을 수 있다면 그는 성공한, 아니 위대한 글쟁이일 터. 승부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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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작가와의만남님의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이동진 & 김중혁 북콘서트"

빨간책방 1회부터 100회를 넘긴 최근까지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들은 애청자입니다. 빨간책방 덕분에 별로 친하지 않았던 외국 소설도 읽게 되었고, <총,균,쇠> 같은, 다들 읽었다고 하지만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하면 쉽게 말을 꺼내지 않는(^^;;) 책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언젠가 두 분을 실제로 꼭 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2015년에는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보고 싶습니다.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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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려주는 조국 - 두 개의 조국을 가진 천재 연출가, 츠카 코우헤이의 삶과 사랑
츠카 코우헤이 지음, 김은정 옮김 / 이상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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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츠카 코헤이를 알게 된 건 일본의 아이돌 그룹 SMAP의 멤버 쿠사나기 츠요시(우리나라에는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가 1999년에 그가 극본과 연출을 맡은 연극 '카마타 행진곡'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이다. 쿠사나기의 연기가 카마타 행진곡 전후로 크게 바뀌었다는 말이 있어 대단한 작품이겠거니 짐작만 했지 더 알아볼 생각은 안 했는데, 우연히 그가 쓴 에세이가 국내에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고 읽어보니 그의 작품을 다 찾아보고 싶어졌다. 에세이라기에 평범한 에세이를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진실과 허구가 분간이 안 되는 것이 오히려 픽션에 가깝다. 극작가는 어떤 글을 쓰든 극본처럼 쓰는구나 싶어 감탄이 절로 났다.



이 책은 저자가 1985년에 태어난 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이다.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난 저자는 평생을 한일 양국의 경계인으로 살며 고민하고 고통받았다. 그는 스스로 국적이나 민족에 얽매이지 않는 인간이라고 자부했고, '김봉웅'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활동하거나 한국 문제에 관해 코멘트하길 꺼렸지만, 글을 보면 경계인으로 살다간 그의 삶이 얼마나 척박하고 삭막했는지 절절히 알 수 있다. 한국땅을 떠나 살아본 적 없는 내겐 불편하게 느껴지는 구절도 있었지만,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핍박받는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켜야했던 그의 험난한 삶을 내가 이해한다 한들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일본에서 태어나 살고 일본인과 어울리며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일본인 딸까지 둔 그에게 일본은 마냥 좋아할 수는 없지만 미워할 수도 없는 나라였을 터. 한국과 일본, 그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고 연극이라는 허구 속에서야 비로소 안식처를 찾을 수 있던 그의 처지가, 픽션인 듯 논픽션인 듯 구분이 가지 않는 이 책의 성격과 완벽히 일치해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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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려주는 조국 - 두 개의 조국을 가진 천재 연출가, 츠카 코우헤이의 삶과 사랑
츠카 코우헤이 지음, 김은정 옮김 / 이상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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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그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고 연극이라는 허구 속에서야 비로소 안식처를 찾을 수 있던 그의 처지가, 픽션인 듯 논픽션인 듯 구분이 가지 않는 이 책의 성격과 완벽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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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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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임은 그예 건너시고 말았네.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가신 임을 어이할꼬'. 미야모토 테루의 1979년작 <환상의 빛>은 사랑하는 임을 잃고 슬퍼하는 여인의 마음을 노래한 고대가요 <공무도하가>의 일본 소설판이라고 봄직하다. 표제작 <환상의 빛>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 행복에 부풀어 있던 여인이 갑작스런 남편의 자살로 방황하다 다른 도시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인은 재혼을 하고, 새 남편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스러운 두 아이를 키우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어도 잊혀지지 않는 전 남편을 향해 허공에 대고 말을 건다.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고, 물어도 알 수 없는 죽음의 이유를 묻고 또 묻는 여인의 모습은 애처롭다 못해 성스러울 정도다. 어떤 노력이나 재주로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운명을 극복할 수 없는 건 소설 속 여인이나 소설 밖에 있는 나나 인간이라면 마찬가지로 겪는 숙명이니 말이다. 
 

다른 세 편의 소설에도 주인공이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 반복된다. 허나 이들이 궁극적으로 안타까워하는 건 한때는 내 옆에서 숨을 쉬었던 사람이 지금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은 이가 살아있던 날에 자신이 했을 법한 ㅡ 그러나 하지 않은 ㅡ '선택'이다. 남편의 외도를 용서하고 같이 살았더라면, 그 날 친구와 계속 같이 있었더라면, 강물에 추락한 친구를 살려냈더라면 내 인생은 어땠을까. 머리로는 충분히 생각하고 상상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일어난 일을 번복할 수 없고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 이러한 인간의 얄궂은 숙명을 작가는 빛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암흑같은 심연인 '환상의 빛'이라는 단어로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새 해가 밝았음에도 지난 날의 묵은 상처와 고민을 여전히 안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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