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1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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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로 유명한 니노미야 토모코의 신작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가 나왔다. 배경은 도쿄 번화가에 자리한 전당포 쿠라타야. 이 집의 손녀이자 고등학교 2학년인 시노부에게는 할아버지가 멋대로 정한 약혼자가 있다. 그는 바로 어릴 때 쿠라타야에 맡겨진 키타가미 아키사다. 시노부는 준수한 외모와 세련된 매너, 보석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아키사다를 남자로 보지 않고, 아키사다 또한 '좋은 기운이 있는 아이', '지구의 숨결' 운운하며 천부적인 재능으로 보석을 감정하는 시노부를 미덥지 않게 여긴다.  


순진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여자아이와 어딘가 어두운 구석이 있어 보이는 냉미남의 조합은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와 치아키 센빠이 커플을 연상시킨다. 일반인들에게 낯선 보석에 관한 지식이 만화 곳곳에 나오는 것은 <노다메 칸타빌레>에 클래식에 관한 지식이 나왔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이 만화는 <노다메 칸타빌레>를 배경만 바꾼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렇지 않은 구석도 있긴 하다. 일단 시노부가 노다메보다 야무지고 똑부러지다. 아키사다를 맹목적으로 좋아하지 않고 오히려 그와 대결할 정도다. 감정을 머리로 하는 아키사다와 느낌으로 하는 시노부의 대결이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아키사다에 얽힌 비밀이다. 아키사다는 원래 명문가 출신인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어릴 때 쿠라타야에 맡겨졌다. 그는 과연 어떤 사정으로 쿠라타야에 맡겨진 것일까. 시노부의 할아버지는 왜 시노부를 키타가미 가(家)의 며느리로 이름을 올리기를 원하는 것일까. 치아키 센빠이가 어릴 적 사고로 인해 비행공포증을 가지게 된 것처럼, 아키사다에게도 극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있는 것일까? 유쾌함 속에 진지함을 녹여내는 작가 니노미야 토모코의 신작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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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X키요 1
오자키 아키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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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는 171cm이다. 매우 큰 키는 아니지만 키 크다는 소리를 적지 않게 듣고 살았다. 부모님은 키 큰 딸을 자랑스러워하셨고, 학교에서도 키가 커서 불리한 점이 거의 없었다(있다면 앞자리에 못 앉는다는 정도?). 그런데 성인이 되어 남자를 만나고 사회에 나와보니 '키 큰 여자'는 유리한 점이 별로 없다. 일단 남자를 만날 수 있는 폭이 좁다. 남자 상사나 동료 중에는 나 때문에 키가 작아 보이는 게 싫다고 떨어져 있으라는, 농담으로 믿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이힐을 신으면 더 커 보이고 싶냐는 비아냥을 듣고, 플랫슈즈나 운동화를 신으면 성의 없어 보인다는 핀잔을 들었다. 


<하루X키요>의 주인공 미야모토 코하루는 180cm나 되는 큰 키 때문에 키다리, 거인, 괴물 소리를 듣는 여학생이다. 큰 키가 콤플렉스라서 가족 이외의 남자와 제대로 대화해본 적 없는 코하루는 학교 킹카 히가와에게 고백하고 뜻밖에도 사귀게 된다. 하지만 첫사랑이 순조롭게 이어질 리 없다. 괴로워하는 코하루에게 신장 15?cm의 안경남 미네타 키요시로가 다가와 충고를 하고, 그것을 계기로 코하루와 키요시로는 연애인 듯 연애 아닌 연애 같은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키 큰 여자와 키 작은 남자가 커플인 이야기는 나카하라 아야의 <러브 콤플렉스>가 이미 다룬 바 있다. <하루X키요>가 다른 점은 여주인공 코하루의 키가 더 크고(<러브 콤플렉스>의 여주인공의 키는 172cm. 이 정도는 이제 일본에서도 연애를 하기 힘들 정도로 큰 키가 아니다), 남주인공의 캐릭터가 무척 쿨하며(<바라카몬>, <한다 군>의 한다 세이를 연상케도 한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원래부터 서로를 의식하던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네거티브계 러브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러브 코미디보다 네거티브계쪽이 더 세서 <러브 콤플렉스>가 풍겼던 달콤 상큼한 분위기는 느끼기 어렵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키보다 성격상의 문제(?)가 더 크다. 코하루는 자존감이 낮고 겁이 많으며, 키요시로는 거만함이 지나쳐 타인과 벽을 쌓고 지낸다. 그런 두 사람이 마치 이인삼각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서로를 보완하고 의지하며 '험난한' 학교생활을 헤쳐나가는 것이야말로 이 만화의 진정한 볼거리가 아닐는지. 코하루가 키요시로와 만나며 자기만의 매력을 찾아가는 모습이 예뻐서 계속 지켜보고 싶다.



***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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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이지만 어린애는 아냐 1
미나미 카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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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순정만화를 즐겨 보지 않는다. 영화든 드라마든 순정, 연애, 로맨스 같은 단어가 들어있는 것은 좋아하는 남자 배우가 나오면 모를까 잘 보지 않는다. 작품 속 사랑이 현실의 사랑과 다르다는 걸 잘 알기에 굳이 없는 환상을 만들고 싶지 않다.


<미성년이지만 어린애는 아냐>도 제목을 보나 표지를 보나 내가 결코 보지 않았을 장르의 만화다. 미성년은 진작에 지났고, 웨딩드레스도 부케도 버진 로드를 걸을 때 잠깐 누리는 행복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를 다 보고 덮을 때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다음 권이 궁금하다'였다. <미성년이지만 어린애는 아냐>는 없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그저 그런 순정만화가 아니었다.


딸바보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부잣집에서 고생 모르고 자란 카린은 16살 생일에 아버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 상대는 다름 아닌 첫사랑 츠루기 선배. 카린은 츠루기 선배도 나를 좋아했다는 말에 마음이 부풀어 결혼을 승낙한다. 하지만 신혼 생활은 첫날부터 호락호락하지 않다.


16살에 첫사랑 선배와 정략결혼한다는 설정만 보면 지극히 만화적이고 비현실적이지만, 고생 모르고 자란 카린이 결혼 첫날부터 '개고생'을 하는 모습은 의외로 현실적이다. 꿈꾸었던 것과 다른 낡고 허름한 집에서 익숙지 않은 살림을 해야 하고, 살림은 살림대로 하면서 일이든 공부든 자기 관리는 자기가 스스로 해야 한다. 게다가 남편은 결혼 전과 다른 얼굴로 나를 대한다. 이거야말로 결혼의 실체가 아닌가.

  

순정 만화가 남자와 결혼에 대한 거짓된 환상을 키우는 줄만 알았는데 <미성년이지만 어린애는 아냐>는 (적어도 1권만 보면) 다르다. 다음 권이 궁금하다.



***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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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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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과학 지식이 있으면 더 재미있겠지만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이라면 거대한 자본과 기술, 인력을 들여가며 우주비행사 한 사람을 살렸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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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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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첫 회부터 최근 회까지 빼놓지 않고 들었다. 빨책에 소개되어 읽은 책도 많다. 그중엔 <스토너>나 <속죄>처럼 취향에 딱 맞는 책도 있지만, 빨책이 아니었다면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책도 있다. 


<마션>이 그런 책이다. 공상과학 장르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 유명한 <인터스텔라>, <그래비티>도, 심지어는 대작 중에 대작인 <스타워즈>, <에일리언> 시리즈도 본 적 없는 나에게 <마션>은 절대 볼 일 없는 책 중 하나였다. 그런데 빨책에서 두 임자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걸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 과학 지식이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하니 용기가 났다. 그래서 읽었고, 읽기 잘했다. 


<마션>의 저자 앤디 위어는 8세 때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등의 작품을 읽으며 과학에 관심을 가졌고, 2009년 개인 웹사이트에 이 소설을 연재한 게 주목을 받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미국 나사 '아레스3' 탐사대의 일원인 마크 와트니는 화성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홀로 남겨진다. 다음 탐사대가 화성에 오기까지는 수백 일이 걸리는 상황. 호흡에 필요한 산소도, 물도, 식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와트니는 식물학자이자 공학자로서 자신의 과학 지식을 총동원해 생존을 시작한다. 


소설의 앞부분은 와트니가 물 한 방울, 감자 한 알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전형적인 문과 인간이라서 중간중간 나오는 과학 지식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와트니가 스스로 부여한 미션을 하나씩 성공시킬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라면 과연 화성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관광 목적이 아닌 한 화성에 갈 일도 없을 것 같다. 


뒷부분은 가까스로 지구와 통신할 수 있게 된 와트니가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흥미롭다. 사람 하나를 구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자본과 자원, 기술,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 심지어는 한 사람을 구하려다 여러 사람이 희생될 수도 있는 딜레마에도 부딪힌다. 한국이라면 과연 마크 와트니를 살렸을까. 와트니를 구할 수 있는 자본과 기술이 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많은 것(특히 자본)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람을 구할지 의문이다. 


어쩌면 와트니는 자신이 세상 어디에 있어도, 심지어는 저 먼 우주 어딘가에 있어도 대원들(조직)과 국가가 구해줄 거라는 '믿음' 때문에 산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을 효율성과 가성비로 따지며 조직과 국가가 나를 살려줄 거라는 믿음 따위 가질 수 없는 나라에서 <마션>은 차라리 판타지다. 공상과학 소설 속 세상이 더 나아 보이는 현실, 정상일까? 이래서 내가 이제껏 공상과학 장르를 즐겨읽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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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서치 2016-02-1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10살 아들도요.. 작가가 유쾌해요.. ^^ 미국은 한명의전우도 전장에 남겨오지 않는다. 가 모토... 마지막에 헤르메스를 타고 돌아와 마크를 구하는 장면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요.. 그 장면이 젤 멋졌지만요. 아들 읽으라고 사줬다가. 한순간 잠깐 아들과 이야기 해야하니 조금이라도 읽어야지.. 하고 책을 들었는데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강력추천~~

키치 2016-02-16 13:18   좋아요 0 | URL
어린 학생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소설이죠. 읽으면서 과학 공부 좀 열심히 해둘 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드님께서 과학을 좋아하신다니 더더욱 좋은 영향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덧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