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혁신이 가져올 새로운 전문직 지형도
리처드 서스킨드.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위대선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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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기반 사회'라고 부르는 사회에서 전문직은 전문성을 공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개인이나 조직이 특정 지식과 경험에 접근하는 주요 경로가 되어왔다. 하지만 '기술 기반 인터넷 사회'에서는 스스로 작동하거나 비전문가 사용자가 운영하는 기계, 점점 더 유능해져가는 기계가 이제껏 전문가의 고유 영역이었던 작업들 대부분을 수행할 것이다. (20쪽) 


의사, 약사, 변호사, 회계사, 교사... 이른바 '사' 자 돌림 직업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다. 취업의 문이 좁아지고 평생직장의 신화가 붕괴되는 상황이니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전문직의 수요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빅 데이터, 인공지능, 기술혁신이 보편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전문직은 안정적일까? 영국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 자문위원회 회장 리처드 서스킨드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을 강의하는 대니얼 서스킨드가 공저한 책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를 보면 전문직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이 책은 전문직의 역사와 범위를 설명한 다음 의사, 법률가, 교사, 회계사, 세무 전문가, 경영컨설턴트, 건축가, 언론인, 종교인 등 전문직 전반에서 나타나는 8가지 패턴을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정보와 기술, 지식의 생산과 분배를 소개한다. 아울러 전문직의 종말을 비판적으로 보는 관점의 한계는 무엇인지, 앞으로 인간 전문가는 기계와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기술 기반 인터넷 사회로 발전해 나아감에 따라, 이런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모습의 전문직은 더 이상 가장 적합한 답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전문직의 결점 중 몇 가지만 들어보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비용이 들고, 시대에 뒤떨어진 경우가 많으며, 최고의 전문성을 향유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업무 방식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 등이 있다. (21쪽) 


전문직은 사회에서 고도의 지식과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해왔지만, 최근에는 경제, 기술, 심리, 도덕, 품질, 이해 불가함 등 여섯 가지 측면에서 실패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조직이 최상급 전문가의 서비스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문가가 제공하는 지식과 경험이 갈수록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는 경우는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기 마련이고, 이를 뒷받침할 기술 및 지식 차원의 지원이 점점 늘고 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과 빅 데이터가 그 예다. 


a이러한 현상이 가장 뚜렷한 업종 중 하나가 교육이다. 전통적으로 유능한 교사는 소수에 불과하고 이들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학생 역시 소수에 그치다 보니 교육 성과가 불균등하게 분배되는 경우가 많았다. 교사가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비판도 높았다. 최근에는 교사, 가정교사, 강사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주제와 분야에 대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컴퓨터,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들이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교사 자격증을 따야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관심과 의지만 있으면 교육 공급자가 될 수 있다. 


1900년 미국 노동인구 중 41%가 농업에 종사했으나, 오늘날에는 그 비율이 2% 미만으로 떨어졌다. 1900년에 100년 뒤 의료, 금융, 정보기술, 가전, 관광, 여가, 연예 산업 종사자가 농업 종사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수천 명이 '검색엔진 최적화 담당자)'로 일하리라고 20년 전에 예측했던 사람도 없다. (397쪽)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전문직은 아니지만) 내 직업의 미래다. 내 직업은 안전할까? 내가 일하는 분야는 5년 후, 10년 후에도 존재할까? 저자에 따르면 전문직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업이 빠르게 사라지고 빠르게 생겨나는 추세다. 기계에 대체되고 인공지능이 추월할 위험이 높은 직업이 적지 않지만, 해당 직업 내에서도 기계가 대체할 수 없거나 인간이 반드시 해야 하는(혹은 인간이 직접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기술은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나는 디자인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하는데, 현재 주요 업무인 이벤트 기획이나 온라인 마케팅 모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았다. 5년 후, 10년 후에도 지금 하는 업무를 계속하고 있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때는 과연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우리 회사는 업계에 존재할까? 나는 이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을까? 궁금하고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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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왓칭 수업
김상운 지음 / 움직이는서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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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너지'이기 때문에 모든 생각마다 고유의 주파수가 있습니다. 내 마음속에 상처를 주고받는 생각이 도사리고 있으면 실제로 상처를 주고받게 돼요. 내가 품은 생각과 같은 주파수의 생각을 품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겁니다. (57쪽) 


"'살기' 위해 일하는 직장에서 '영혼이 죽어가도록' 방치해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지만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하는 직장. <직장인을 위한 왓칭 수업>의 저자 김상운은 직장에서 자신을 지키고 마음의 평화를 찾는 방법으로 '왓칭'을 소개한다. 


저자도 한때는 직장 생활이 버겁고 힘든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MBC에서 30년 넘게 기자, 뉴스 앵커로 일하면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상처도 여러 번 입었다. 그러다 아인슈타인을 통해 양자물리학을 접하게 되었고, 양자물리학의 원리를 기초로 한 '왓칭'을 꾸준히 실행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보다 깊은 명상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었다. 


양자물리학의 '이중 슬릿 실험'에 따르면, 고체인 미립자를 자동발사기로 발사한 경우 미립자는 직선으로 날아가 두 슬릿을 통과하고 그 뒤에 있는 벽면에 부딪혀 알갱이 자국을 남긴다. 그런데 관찰자를 배제할 경우 자동발사기로 발사된 미립자는 물결 형태로 퍼지고 벽면에 알갱이 자국이 아닌 물결 자국을 남긴다(자세한 실험 내용을 알고 싶다면 유튜브에서 observer effect를 검색해보길 바란다). 


관찰자의 존재에 따라 미립자의 운동이 바뀌는 것처럼, 우리의 현실도 마음속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아인슈타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에너지의 흐름이며, 인간의 생각 또한 에너지의 산물이므로 생각을 바꾸면 인간을 둘러싼 에너지의 흐름도 바뀐다고 보았다. 왓칭은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인 에너지를 해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남의 비난을 단지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바라보면 나는 피해자가 됩니다. 반면 생각을 바꾸어 남의 비난 속에서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진실의 알갱이들을 찾아내겠다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성장이 이루어지지요.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현실이 바뀝니다. 이 불변의 진실이 바로 '왓칭'입니다. (44쪽)


왓칭은 간단하다. 저자는 퇴근 후 밤마다 1시간씩 집 근처의 학교 운동장을 걸으며 자신의 내면을 깊게 바라보는 시간을 가진다. 천천히 걸으면서 눈의 초점을 완전히 풀고 눈 근육의 긴장도 풀어준다. 눈은 사물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앞에 보이는 넓은 공감을 멍하게 바라본다. 그런 식으로 얼굴과 목, 손, 팔, 어깨, 등, 가슴, 배, 다리, 발 근육의 긴장을 천천히 차례로 풀어준다. 


이렇게 온몸의 긴장을 풀어놓은 채 걸으면 몸에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모세혈관을 따라 바깥의 넓은 공간으로 빠져나간다.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우면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저자는 일부러 점심을 혼자 먹고 식사 후 30분 동안 회사 주변을 산책하면서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들여다보는 왓칭을 수행한다. 


직장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왓칭의 기술도 있다. 저자는 취재원들을 만날 때 "오시는데 시간이 좀 걸리지 않았습니까?", "오늘 날씨가 꽤 덥지 않아요?" 같은 질문으로 말문을 열어 'Yes'가 나오는 대화를 유도한다. 상대의 질문에도 'No'가 아닌 'Yes'로 답하려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상대가 "커피 드실래요?"라고 물으면 "전 커피는 안 마셔요." 라고 단호하게 거부하지 않고 "커피도 좋지만 그냥 물은 더 좋습니다." 라고 돌려 말한다. 


직장 상사에게 인정을 못 받거나 동료, 후배와의 경쟁에서 지면 화가 나고 우울한 것이 당연하다. 이럴 때는 분노, 증오, 절망 같은 감정을 마음속에 가두지 말고 왓칭을 통해 몸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 좋다. 직장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공간이다 보니 사소한 문제에도 우리 몸의 생존을 책임지는 뇌세포 덩어리인 아미그달라(편도체)가 작용하고 더 큰 분노, 증오, 절망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면 섣부른 행동이나 결정을 막을 수 있다. 


상처를 건드리면 너무나 아프지요. 하지만 건드리지 않으면 치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내 상처를 건드리면 '내게 치유의 기회가 왔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게 좋습니다. 동시에 내 마음속을 들여다봐야 해요. 그럼 마음의 공간이 열리고 그 공간 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보게 되지요. (253쪽) 


책의 내용에 대체로 수긍이 가지만, 현직 언론인인 저자가 조직에서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거나 사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질 때 왓칭이라는 소극적인 대응을 하라고 제안한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다른 직업인도 아니고 언론인이라면 왓칭보다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거나 누구보다 먼저 문제 제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요즘 시국을 보면서 느껴지는 분노와 좌절감을 왓칭으로 다스릴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저자는 어떨까. 이 점이 궁금하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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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식사법 - 영양은 올리고 체중은 줄이는 식사의 10가지 법칙
모리 다쿠로 지음, 박재현 옮김 / 반니라이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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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을 줄이려는 노력은 하면서도 혹 물질대사를 높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것 아닐까?" 일본의 헬스 트레이너이자 물리치료사인 모리 다쿠로는 저서 <마흔 식사법>에서 '물질대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물질대사(metabolism)란 "생명유지 활동에 꼭 필요한 에너지의 획득이나, 성장에 필요한 유기재료를 합성하기 위해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화학적 반응의 총칭"이다. 쉽게 말해 몸에 필요한 영양소만 간직하고 몸에 불필요한 열량은 배출하는 작용이다. 아무리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해도 체중이 줄지 않는 이유는 '물질대사 기능이 떨어져서'다. 나이가 들면 물질대사의 효율성은 더 떨어진다.


물질대사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저자는 식사의 절반을 고기, 생선, 계란, 콩, 버섯 등 단백질 위주의 식품으로 채울 것을 권한다. 침은 살을 빼주는 엑기스이므로 음식을 섭취할 때는 여러 번에 걸쳐 꼭꼭 씹어먹는 것이 좋다. 달걀은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므로 콜레스테롤 걱정하지 말고 많이 먹어도 괜찮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콩-깨-미역-야채-생선-버섯-감자를 먹는다. 밀가루와 설탕은 '2대 비만식'이므로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 하루 1개 이상 먹으면 몸에 안 좋은 줄 알았던 달걀, 다이어트의 적인 줄만 알았던 지방을 많이 먹어도 괜찮다니 놀랍다.


저자가 지적하는 '잘못된 식사법'의 예도 놀라움의 연속이다. 야채부터 먹는 습관은 단백질의 주공급원인 고기나 생선의 섭취를 제한하므로 좋지 않다. 집밥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적은 예산으로 여러 식구가 배불리 먹을 만한 메뉴를 만들다 보면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 되기 쉽다. 운동만으로 살이 빠지는 것도 아니다. 원래 운동은 건강을 위해, 몸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지 살을 빼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한 시간 열심히 뛰어 얻는 소비열량은 고작 400kcal이다. 이 정도의 열량을 소비하기 위해 힘들게 달리느니 500kcal 빵을 안 먹는 게 낫다. 


책을 읽고 나서 점심 식단을 훑어보니 생각보다 먹을 것이 많지 않았다. 계란말이 두 개, 생선 한 조각을 제외하면 단백질 공급원이 아예 없었다. 반찬에 비해 밥의 양도 많고, 나물 반찬과 김치도 물질대사를 높이는 영양 공급원이 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식후에 먹는 카페라테 한 잔, 간식으로 먹는 쿠키 한두 개도 저자가 경계하는 '당 중독'을 부르는 음식이다. 여태까지 대체 무엇을 먹고 어떤 힘으로 살아온 걸까. 마흔은 아니지만 식사법을 당장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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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라이프 4
야요이소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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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끝에 대학 졸업, 첫 직장은 3개월 만에 퇴사라는 참담한 이력의 소유자, 카이자키 아라타. 구직 활동에 실패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요아케 료'라는 남자로부터 어떤 '실험'에 참가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약을 먹고 10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1년간 다시 고등학교에 다니면 실험 종료 후 생활비 지원도 받고 취업 자리도 알선해주지만, 1년 동안 카이자키와 알고 지낸 사람들은 카이자키에 대한 기억을 잃고 카이자키만이 기억을 간직하게 된다는 것. 당장 생계가 급한 카이자키는 요아케 료의 제안을 수락하고 '1년 한정'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겉보기에만 고등학생일 뿐 몸도 마음도 '아재'인 카이자키는 성적도 운동도 현역 고등학생들에게 한참을 뒤지며 처참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만만하게 봤던 시험도 낙제점을 받아서 네 번이나 재시험을 치르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카이자키 주변의 친구들은 한창 '성장통'을 앓는 중이다. 머리는 좋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제로인 히시로는 카리우의 오해를 샀다가 겨우 친해지기 시작했고, 카리우는 절친 호노카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카리우와 호노카는 각각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낸 남자친구가 있는데, 이들 모두 서로에 대한 감정이 친구 이상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못한 상태다(성적은 나쁘지만 마음은 어른인 카이자키에겐 그저 귀여운 것들... ^^). 


이런저런 복잡한 인간관계가 나오지만 정작 주인공인 카이자키는 인간관계가 아니라 성적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습다. 재시험을 몇 번이나 보게 되어 좌절하는 카이자키에게 "고등학교에서 내주는 과제도 감당 못하는 근성으로 사회에 나가 힘든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라고 충고한 요아케 료의 말이 나의 마음에도 와 닿았다. 공부도 또래 친구들 사이의 인간관계도 고등학생 시절에 수행해야 할 과업 같은 것에 불과한데, 막상 그때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리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지 못하고 힘겹게 보냈다. 아직까지는 어리숙하기만 한 우리의 주인공 카이자키도 다시 열일곱 살이 되어 보내는 일상에서 이러한 것들을 느끼고 있을까? 어서 5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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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 원하는 삶을 이끌어내는 내 마음대로 사고법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정혜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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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사는 사람이 어딨어? 그건 이기주의자야." 어린 시절 부모님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순 없다고 잘라 말씀하셨다. 나는 부모님의 말씀을 철석같이 믿었다.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 돈을 못 벌고, 좋아하는 일만 하면 성공을 못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보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돈만 잘 벌고 성공만 잘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좋아하는 일도 직업이 되면 힘들다고 말들 하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직업이라는 이유로 힘들게 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 


이 책을 쓴 저자도 한때는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굳게 믿었다. 20년 동안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싫은 일을 많이 겪었지만, 싫어도 이를 악물고 견디면 언젠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했다. 업무는 점점 강도가 높아졌고, 취미 생활은커녕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인간관계를 망친 적도 많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건 '좋아하는 일'을 하고부터다. 회사를 그만두고 심리상담사가 된 저자는 처음엔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홍보하고, 조금이라도 더 서비스하고 싶은 마음에 세미나 수강료도 낮췄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이래선 샐러리맨일 때와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고 출장을 그만뒀다. 수강료도 받고 싶은 금액으로 올렸다. 그랬더니 수강생이 오히려 더 늘고 출판사와 방송사에서 제안이 잇달았다. 나 좋은 대로, 좋아하는 일만 했을 뿐인데,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 때보다 일이 잘 풀렸다. 


'남의 힘'이 많이 모여 움직일 때, 비로소 노력 없이도 '좋아하는 일'들을 점점 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반대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남의 힘을 움직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남의 힘을 이용해야 합니다. (48쪽) 


'좋아하는 일'이 가진 힘은 무궁무진하다. 저자의 지인은 출판사의 편집장이다. 그는 어떤 배우를 정말 좋아해서, 그 배우를 만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배우의 에세이를 기획했고, 일하는 사이에 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에세이 표지는 평소에 좋아하던 그림 작가에게 일러스트를 의뢰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에세이가 몇 십만 부나 팔리면서 편집부에 인센티브가 지급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만든 책이지만, 관계자 모두가 이득을 보았다. 그가 남의 눈을 신경 쓰느라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주변에서 보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돈만 잘 벌고 성공만 잘 하는 사람들이 대개 이렇다. 해당 분야의 문외한인 사람들이 보면 덕후라고 손가락질할 법 하지만, 그 분야에서는 남다른 식견과 비범한 취향을 인정받으며 '거장', '마스터'로 불리고 돈까지 번다. 무엇이든 깊이 아는 것이 없는 나로서는 부럽기만 하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 자신뿐입니다. 그런데 혹시 알고 있습니까? 좋은 사람인 척하는 사람은 사실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요. 정말로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인 척하지 않습니다. 이미 좋은 사람이니까 굳이 연기할 필요가 없는 거죠. (163쪽)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지 못하게 막는 최대의 적은 '타인의 기준'이다. 남들이 나쁘게 볼까 봐, 이상한 사람으로 여길까 봐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고 그저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많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싫어하는 일도 해야 한다'고 딱 잘라 말한다. '싫어하는 일'이란 남들이 나쁘게 보는 일,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는 일이다. 


저자는 처음에 책을 냈을 때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으로 여겼기 때문에 책을 팔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했다. 평범한 사람이 책을 냈으니 발품이라도 팔아야 비범한 사람의 발끝이라도 다다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대단한 사람은 처음부터 노력하지 않는다. 대단한 사람이므로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이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이후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출판사 마케터가 "이제부터는 저희가 팔아보겠습니다.", "선생님, 맡겨만 주세요." 라며 발 벗고 나섰다. 출판사 직원들이 뒤에서 저자 욕 좀 했겠지만, 결과는 저자에게나 출판사 직원들에게나 좋았다. 


좋아하는 것을 외면하고 숨긴다....... 그 선에서 끝나면 상관없지만, 숨겼던 것을 진짜로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은 정말 좋아하는데도, 얻을 수 없으니까 싫어하게 되어버린 겁니다. 그 전형적인 예가 자신의 부모님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정말 좋아했다.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부모님은 인정해주지 않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실은 부모님이 싫었다'고 마음을 바꾸는 겁니다. 그렇게 자신을 방어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191쪽) 


좋아하는 일을 찾는 힌트는 '분노' 속에 있다. 정말 싫어하는 것, 용서할 수 없는 것, 화가 나는 것 중에 진짜 좋아하는 것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저자는 옛날에 지각하는 사람에게 불같이 화를 낸 적이 있다. 어느 날 '나는 지각하는 데 왜 이렇게 화를 내는 걸까?'라고 생각해봤다. 그랬더니 '사실 나는 시간을 지키고 싶어 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답이 나왔다. 실은 내가 지각을 하고 싶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맞춰 왔는데, 상대방이 지각을 하니까 분노가 터진 것이다. 


그때부터 저자는 시간 따위 지키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을 순순히 인정하고 적당히 살기로 했다. 자기 자신에게 너그러운 만큼 상대방에게도 너그러워졌다. 내가 싫어하는 것, 용서할 수 없는 것, 화가 나는 것 중에는 어떤 '좋아하는 일'이 숨어있을까. 찬찬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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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2016-12-1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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