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중할 것 - 과거, 상처,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온전히 나를 지키는 지혜
호르스트 코넨 지음, 한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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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의 가장 큰 적은 나 자신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나에게 상처 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다. 거울을 볼 때마다 "너 참 못생겼다", 66사이즈 옷을 살 때마다 "너 참 뚱뚱하다",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너 참 멍청하다" 같은 말을 하니 나조차 나를 싫어할 수밖에. 대체 나는 왜 남한테 들으면 두고두고 원망할 말을 나한테 하는 걸까. 


"건강을 해치는 진짜 주범은 우리의 머릿속에 있다. 그것은 유산균 음료나 스파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자기를 해치는 요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고, 자신을 풍부한 애정으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독일의 심리학자 호르스트 코넨은 저서 <나에게 정중할 것>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에 형성된 뿌리 깊은 자기혐오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즉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경험은 개인의 의식과 정체성을 형성하고 삶을 움직일 총체적인 에너지를 결정한다. 이 시기에 부모와 형제자매, 친구, 교사 등으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거나 무시하는 말을 많이 들은 사람은 자기 존중감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렇게 형성된 의식과 정체성이 성인이 된 후에도 변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좀먹는다는 것이다. 자기 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삶의 아름다운 순간에도 온전하게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자신을 채근하고 채찍질한다. 새로운 일이나 경험에 도전할 때에도 "나는 안 돼", "나는 불행해"라는 내면의 소리가 나타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고 의욕 대신 분노와 슬픔에 사로잡히게끔 한다. 


"좋지 않은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메고 있는 경험의 배낭을 긍정적인 감정과 인상으로 다시 채워 넣는 작업이 필요하다."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과 결별하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거나 평소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도 좋다.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자기 자신에게 선물해도 좋다. 매일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경험을 만들수록 불행한 과거의 영향력은 줄어든다. 


소유를 줄이고 보다 심플하게 사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소유하는 것이 많을수록 그것을 돌보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심플한 삶을 위해 필요하지 않은 것을 가려내고 버릴 것은 버리는 연습을 해보자. 버리면 버릴수록 자기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소중한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체험을 할 것이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 화를 이기는 긍정적 자기 주문, 나를 유독 힘들게 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 나쁜 생각과 충동을 슬기롭게 다스리는 법, 직관의 힘을 활용하는 방법 등이 나온다. 


이 책의 핵심은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경험이 많을수록 긍정적인 경험을 늘려야 한다. 긍정적인 경험이 늘어나면 부정적인 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부정적인 경험이 가지는 영향력이 약해진다. 긍정적인 경험을 늘리는 방법. 그 시작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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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7-07-1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은 바꿀 수 있다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갑니다. :-)
 
어려운 여자들
록산 게이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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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은 허구를 가정하는 장르다. 하지만 어떤 소설은 허구보다 실제에 가깝고, 실제에 가까워서 읽기가 힘들기도 하다. 나의 경우 대학 시절에 읽은 <아리랑>, <태백산맥>이 그랬고, 최근에 읽은 책 중에는 <영초 언니>, <군함도>가 그랬다. 실제보다 허구에 가까운데도 읽기가 힘든 소설도 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그랬다. 육식을 거부하다가 나무가 되어가는 여자의 이야기라니. 허구임이 분명하지만 여자의 고통이 절절하게 다가와 읽는 내내 나도 아팠다. 


<나쁜 페미니스트>의 저자 록산 게이의 소설집 <어려운 여자들>은 그 중간쯤이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허구라기엔 실제를 닮았고, 실제라기엔 허구 같다. 허구인데도 고통스럽기나 실제라서 마음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저자는 성폭행 피해자, 가정 폭력 피해자, 비혼모 등 남성 중심의 사회 체제 내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여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남자 무서운 줄 모르고 짧은 스커트를 입고 다닌다고 헤픈 여자 소리를 듣는 여자, 남자를 경계하는 것이 일상이 된 나머지 미친 여자 소리를 듣는 여자 등 마음 편히 살기가 '어려운 여자들'에게 주목한다. 남자를 증오하면서도 남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남자로부터 벗어났으면서도 남자에 대한 책임감을 여전히 느끼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여자들'도 나온다. 


이들 대부분은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결말을 맞는다. 독자에 따라서는 작가가 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느냐고, 이들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왜 보여주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의 역할은 상황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소설의 목적은 등장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해피엔딩을 맞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소설은 답이 아니라 문제다. 소설을 읽을 때는 소설 안에서 답을 찾을 것이 아니라, 소설 안에서 찾은 문제의 답을 소설 밖에서 구해야 한다.


이 소설을 통해 내가 찾은 문제는 '여자는 왜 좀 더 여자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이다. 남자 이야기 말고, 연애 이야기 말고, 결혼 이야기 말고, 좀 더 다양한 여자의 이야기를 읽고 싶고 생각해보고 싶다. 남성 작가들이 쓰는 성녀 아니면 창녀 이야기 말고, 요조숙녀 아니면 팜므파탈 이야기 말고, 현실에서 본 듯하고 생생하게 느껴지는 여자의 이야기를 만끽해보고 싶다. <어려운 여자들>처럼 어려운 소설, 불편한 소설, 읽기 힘든 소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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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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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를 둘러싼 교양 수준의 지식과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인생의 교훈을 담은 책. 이 책 한 권으로 라틴어 단어나 문법을 마스터하길 기대하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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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시 대학에 다닌다면 사회에 나와서는 하기 힘든 공부를 하고 싶다. 이를테면 라틴어라든가. 라틴어는 서양 언어의 뿌리이고 유럽에서 출발한 여러 학문의 원전을 이루는 중요한 언어인데도 제대로 배울 기회는커녕 대략적인 특징을 알 기회조차 없었다. 듣기로는 라틴어 자체는 배우기가 매우 어렵지만 일단 한번 배우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은 식은 죽 먹기라 하던데.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은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교회법학 석사학위를 최우등으로 수료하고 라틴어로 진행되는 사법연수원 3년 과정을 마쳤으며 동아시아 최초로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를 역임한 라틴어 및 교회법학 전문가이다. 이 책은 저자가 서강대학교에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했던 초급 라틴어와 중급 라틴어 수업 내용을 엮은 것이다. 


실제 강의 내용을 엮은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주된 내용은 라틴어 단어나 문법이 아니라 라틴어를 둘러싼 교양 수준의 지식과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인생의 교훈이다.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한 유럽의 언어들,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 사회 제도, 법, 종교, 오늘날의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각각의 이야기의 밀도는 낮다. 이 책 한 권으로 라틴어를 마스터하거나 라틴어의 모든 것을 알게 되길 기대해선 곤란하다.


이 책은 차라리 라틴어라는 낯선 언어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감행하고 학문이라는 고된 길을 묵묵히 걸어온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조언집이라고 보는 편이 낫다. 유학 시절 이탈리아어와 영어, 라틴어가 뒤섞인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고생했던 경험,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에게 피살당한 장소가 기숙사 근처라는 사실도 모른 채 공부에 파묻혀 지냈던 나날들, 처음 대학에서 강의를 맡았을 때는 수강생이 스무 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이백여 명이 듣는 인기 강의가 되어 기뻤던 일 등을 읽고 있노라면 저자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모두가 영어, 중국어 같은 소위 '돈 되는' 언어를 공부하기에 급급하고 인문학조차 스펙의 일환으로 간주하는 세상에서, 라틴어를 공부하고 성서를 연구하고 교회법학을 익힌 저자의 노력과 열정은 분명 귀감이 될 만하다. 저자를 보면 나는 과연 내 삶의 축으로 삼을 만한 언어와 학문을 가지고 있는가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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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시노다 나오키 지음, 박정임 옮김 / 앨리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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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보면 그 날 먹은 음식을 기록한 식사 일지에 불과하지만, 이십여 년치를 모아서 보면 저자의 성격과 개성이 드러난다. 기록의 힘을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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