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클래식 수업 2 - 베토벤, 불멸의 환희 ㅣ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2
민은기 지음 / 사회평론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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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와 베토벤의 데뷔 연도는 겨우 10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활동했던 시기의 음악계 풍조와 사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서울대 작곡과 민은기 교수가 쓴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시리즈 제1권 '모차르트, 영원을 위한 호소'와 제2권 '베토벤, 불멸의 환희'를 연이어 읽고 알게 된 사실이다.


모차르트가 활동한 시기의 음악은 주로 왕궁이나 교회에서 연주되었다. 대부분의 음악가들은 왕궁이나 교회에 소속되어 마치 '기술자'처럼 주문받은 음악을 '생산'했다. 음악을 찾는 사람들도 음악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연회나 축제에서 흥을 돋우는 용도로 음악을 대했다. 그에 반해 베토벤 이후의 음악가들은 왕궁이나 교회의 지원을 받지 않고도 활동할 수 있었다. 음악 자체를 즐기는 청중들이 나타나준 덕분이다. 이러한 변화의 계기가 된 사건이 바로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혁명이고,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베토벤이다.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시리즈 제2권 '베토벤, 불멸의 환희'는 오늘날 사람들이 '음악가'라고 하면 떠올리는 상(像)의 원형이 된 인물인 베토벤의 생애와 업적을 자세히 다룬다. 1770년 독일에서 태어난 베토벤은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 요한은 당시 신동으로 불리며 투어 공연을 벌여 엄청난 돈을 번 모차르트 부자(父子)처럼 자신도 아들을 신동으로 키워서 크게 한몫 벌어보려고 했다. 결국 신동으로 소문이 나지는 못했지만, 재능만큼은 인정받아 청소년기에 이미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후 베토벤이 청각 장애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명곡들을 남긴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책에는 대중들이 널리 알고 있는 사실 외의 이야기들도 많이 나온다. 가령 1770년생인 베토벤은 1786년에 일어난 프랑스혁명과 이로 인해 일어난 변화의 소용돌이를 몸으로 겪었다. 그래서일까. 베토벤의 음악은 이전 음악가들이 추구한 음악과는 결이 약간 달랐다. 베토벤은 그저 듣기 좋은 음악,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음악, 분석할 가치가 있는 음악을 추구했다. 이는 심오하고 진지한 시대상과 딱 맞아떨어졌다.


베토벤의 대표곡 중 하나인 <엘리제를 위하여>에 관한 우스운 비화도 나온다. 베토벤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으나 사랑한 여자는 있었다. 그중 한 명이 테레제라는 여자인데, 청혼까지 했을 만큼 사랑했다. 나중에 테레제를 생각하며 악보를 완성한 후 악보에 '테레제를 위하여'라고 적었는데, 베토벤의 글씨가 너무 악필이라 '테레제'가 '엘리제'로 오인되었고, 이것이 굳어지는 바람에 (원래는) <테레제를 위하여>로 알려져야 했을 곡이 <엘리제를 위하여>로 알려졌다고 한다. 앞으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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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 1 - 모차르트, 영원을 위한 호소 ㅣ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1
민은기 지음 / 사회평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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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어머니의 강요에 의해 배운 것이라서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클래식 음악을 몇 년이나 배웠는데도 클래식 음악에 대해 잘 모른다는 콤플렉스가 있었다. 이 콤플렉스를 없애고 싶어서 읽은 책이 바로 서울대 작곡과 민은기 교수가 쓴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오늘날 우리가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음악을 만든 주요 음악가들의 생애와 업적을 한 사람씩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1권은 모차르트, 2권은 베토벤, 3권은 바흐, 4권은 헨델을 다루며 후속편이 더 나올 예정이다. 저자가 강의를 하고 독자가 질문을 하거나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가 쉽고 지루하지 않다. 책에 언급된 음악을 독자가 따로 찾아서 듣는 수고를 하지 않도록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싣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인 모차르트는 음악에 문외한인 대중은 물론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음악가들도 입을 모아 '천재'로 인정하는 불세출의 음악가다. 모차르트는 자식을 음악가로 출세시키고 싶은 열망이 강한 아버지 슬하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영재 교육을 받았고, 일찍이 음악적 재능을 드러내 마리아 테레지아 국왕 부부 앞에서 연주하기도 하고 유럽 전역을 돌며 일종의 '투어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남들과 사뭇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낸 모차르트가 결코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다가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 과정은 각종 책과 영화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에는 그동안 다른 책이나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시대상이나 음악계의 풍조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모차르트가 살았던 시대에는 피아노가 '여성적인' 악기로 여겨졌다. 바이올린을 켜려면 팔을 높이 들어 휘저어야 하고, 첼로를 켜려면 두 다리를 벌려야 하고, 관악기를 연주하려면 숨을 거칠게 몰아쉬어야 한다. 그에 반해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서 얌전하게 연주하는 피아노는 당시 여성들에게 사회가 추구하는 여성상을 주입하기에 적합한 악기로 보였다. 그래서 지체 높은 집안 출신 여성들은 신부 수업의 일환으로 피아노를 배웠다. 덕분에(!) 모차르트는 부잣집 딸들을 가르치고 받는 레슨비만으로도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모차르트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던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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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거니즘 만화 - 어느 비건의 채식 & 동물권 이야기
보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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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 예술가 중에 비건인 사람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비거니즘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아직' 비건이 되지는 못했다. 1킬로그램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 2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그마저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기른 소들을 도축해 얻으며, 이는 소뿐만 아니라 돼지, 닭, 오리 등 수많은 다른 동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비건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지만, 식탁 위에 고기반찬이 있으면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먹어버리는 게 현재의 나다.


그래도 언젠가는 비건이 되고 싶어서 읽은 책이 보선 작가의 책 <나의 비거니즘 만화>이다. 주인공 '아멜리'는 어느 날 텔레비전을 켰다가 미식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르 풍미가 화아아악", "겉은 바삭한데 속은 핏물이 촉촉하니. 캬. 예술인 거죠."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흘려들었을 말인데 그날따라 불편하게 느껴졌다. 나와 같은 생명체의 살점을 두고, 풍미니 예술이니 같은 말을 하는 장면이 기괴하고 끔찍하게 느껴졌다. 


아멜리는 그때부터 비거니즘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해 몇 년 후 비건이 되었다. 비거니즘이란 "종 차별을 넘어 모든 동물의 삶을 존중하고, 모든 동물의 착취에 반대하는 삶의 방식이나 철학"을 일컬으며, 이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비건'이라고 부른다. 비건은 동물이 사용되거나 동물이 생산한 음식을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물의 털과 가죽이 사용된 의류, 동물실험이 이루어진 화장품 등의 제품을 소비하지 않고, 동물을 대상화하거나 착취하는 서비스에 반대하고, 동물과 공존하기 위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비거니즘에 대한 입장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혐오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완벽한 비건으로 살기가 어렵다며 자책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비거니즘은 여러 가지 삶의 방식 중 하나일 뿐이므로 모두가 따르지 않아도 되고 그래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신념에 따라, 입장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식 또는 방법으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것이 전혀 실천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완전한 비건 한 사람보다 불완전한 비건 열 사람이 낫다는 말이 그래서 생겼다.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보다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슬퍼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귀찮더라도 진실하게 살고 싶다. 슬픔이 많아지더라도 다른 존재에게 고통 주며 살고 싶지 않다.' 


이 책을 읽고 완전한 비건이 되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전보다 고기를 덜먹게 되었다. 전에는 '기왕이면' 고기가 들어 있는 음식을 먹었다면, 이제는 '가급적이면' 고기가 들어 있지 않은 음식을 먹는다. 무엇을 '하는' 것만이 선(善)이 아니고 무엇을 '하지 않는' 것도 선이 될 수 있는데, 단지 무엇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른 동물들과 인간들의 생명과 환경에 이바지할 수 있다니 이보다 쉬운 선이 또 있을까. 비거니즘을 알지 못하거나 더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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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이노베이션 - 세상을 흔든 한국형 혁신의 미래
이장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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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을 좋아하고 케이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 나왔다. 경영혁신 및 전략, 기업가정신을 연구하는 이장우의 신간 <K-POP 이노베이션>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경제에서 일어난 혁신의 사례들을 주로 연구해온 저자는 최근 케이팝이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불과 2,30년 전만 해도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어로 된 음악을 듣고 한국 사회의 문화와 유행에 열광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체 이러한 성공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저자는 책에서 케이팝의 역사와 성장 과정을 혁신 이론 관점에서 분석하고, 케이팝이 어떻게 국제 경쟁력을 가진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케이팝의 성공은 단순히 음악이라는 문화 예술의 영역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문화 예술에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결합해 전 세계를 상대로 공격적인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한 것에 기인한다. 이는 문화 산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른 산업 분야에도 귀감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케이팝의 성공을 이끈 3대 전략으로 아이돌화, 수익원 다변화, 세계화를 든다. 아이돌 중심의 수익원 다변화 전략은 케이팝 산업을 성장시키는 주요한 동인이 되었다. 이는 음원 상품만으로는 수입이 제한적이라는 한계에서 비롯된 선택이었으나 궁극적으로는 산업 전체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접근법이 아이돌 그룹 자체의 수명 주기를 늘림으로써 팬과 아이돌, 회사 모두 윈윈하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책에는 특히 SM엔터테인먼트의 사례가 많이 나온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SM엔터테인먼트는 H.O.T를 시작으로 S.E.S, 신화,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등 다수의 케이팝 스타들을 배출한 굴지의 기업이다. SM 스타들의 오랜 팬이라서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더욱 쏠쏠했다. SM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라는 온라인 유료 콘서트를 시도한 것 등 최신 사례까지 언급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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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 - 고독은 어떻게 삶의 힘이 되는가
오가와 히토시 지음, 권혜미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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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간관계의 어려움 또는 우울증, 고독감, 스트레스, 불안 장애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일본의 철학자 오가와 히토시의 신간 <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이다. 


저자는 대중 강연을 하면서 최근 들어 사람들이 고독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을 발견했다. 대학에 입학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 친구가 없다고 걱정하는 대학생, 회사에 들어간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친구나 애인이 없어서 주말이나 휴일에 혼자 지낸다는 직장인, 혼자서 노년의 부모님을 모시며 살고 있는데 이대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평생 혼자 살다가 고독사할 것 같다는 중년 남성, 자식이 없어서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죽으면 너무 쓸쓸할 것 같다는 노년의 부부 등이다. 


저자는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에게 철학을 권한다. 저자 자신이 철학 덕분에 고독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독은 철학과 친밀하다. 철학은 머릿속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서 그것의 본질을 꿰뚫고 그것을 다시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필연적으로 혼자서 해낼 수밖에 없고, 실은 모든 사람이 일상 속에서 알게 모르게 하고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 말이나 글 같은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누구나 매일 매 순간 생각하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책에는 고독의 의미와 고독이 좋은 이유, 고독을 사랑한 철학자들, 고독을 강력한 힘으로 전환하는 철학 레슨 등 다양한 글이 실려 있다. 고독을 사랑한 철학자로는 에릭 호퍼, 파스칼, 니체, 노자, 에리히 프롬, 버트런드 러셀, 몽테뉴, 세네카, 쇼펜하우어, 마키아벨리, 아우렐리우스, 유발 하라리 등이 있다. 유발 하라리는 특히 위파사나 명상을 좋아해, 명상을 하지 않았다면 대표작인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도 쓰지 못했을 거라고 말할 정도다. 


고독을 강력한 힘으로 전환하는 철학 레슨은 7단계로 구성된다. 좋아하는 일 찾기, 산책하며 사색 즐기기, 정보에서 벗어나기(인터넷, SNS 사용 줄이기), 다른 사람 의식하지 않기, 거절하기, 혼자 즐길 방법 생각하기, 단시간 혼자 지내기, 장시간 혼자 지내기 등이다. 저자는 특히 산책을 추천한다. 몸의 움직임과 주변 풍경의 변화가 두뇌 회전을 활발하게 해주고 기분 전환이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유용한 팁이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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