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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요? - 놀이하듯 일하는 여성 멘토 13인의 드림 시크릿
김희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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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 중에 "아침이 기다려지는 일을 찾으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그는 일이 너무나도 즐거워서 잠을 자는 시간을 아까워하고 아침에 눈뜨는 것을 그렇게 행복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런데 그건 스티브 잡스의 경우에나 통하지,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병에 시달리고 목요일 아침부터 '불금'을 고대하는 아주 보통의 직장인, 사회인들의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말이 아닌가 싶다.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김희정 작가의 <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요?>이다.



김연아 선수처럼 어린 시절에 운명적으로 자신의 일을 만나 열정을 다해 성공에 안착한 사람들도 있고, 고등학교 때 계획한 대로 전공을 살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나와 친구들처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전공과는 아무런 상관 없는 일을 하기도 하고,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략) 뒤늦게 찾은 적성일수록 천직이 되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기 때문이 것이다. (pp.18-9) 



이 책에는 식당 오너부터 일러스트레이터, 소설가, 쇼핑 호스트, 수의사, 스타일리스트 등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쳐 '자기만의 일'을 찾은 열세 명의 여성 멘토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여성 멘토에 관한 책 하면 보통 힐러리나 미셸 오바마 같은 유명 정치인, 또는 김성주나 김미경 같은 기업인, 명사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책들은 귀감은 될지언정 공감을 얻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들처럼 좋은 배경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학력이나 직업적인 능력, 사회적인 뒷받침, 운 같은 것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여성 멘토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여성들이고, 좋은 배경이나 높은 학력 없이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현재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귀감이 될 뿐 아니라 공감도 되었다.



어쩌면 직업을 찾는 일도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자신이 잘하는 재능을 찾는 것도 어렵지만, 그 재능에 맞는 일을 단번에 찾는 것도 쉽지 않다. 테두리를 다 맞췄다고, 큰 그림 하나를 완성했다고 해서 나머지 자리마저 척척 들어맞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p.194) 



이 책에 소개된 여성 멘토들 중에는 지금의 일에 쉽게 안착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카페 오시정' 오너 오시정은 취업하기 어렵다는 공기업을 그만두고 카페를 창업했고, 떡 카페 '희동아 엄마다'의 오너이자 우리 떡 연구가 김희동은 대기업 취업을 고사하고 디저트를 배우기 위해 뉴욕으로 유학 갔다가 떡의 매력에 빠져서 지금의 길을 걷고 있다. 여행 작가 조은정은 회사 재직 중 틈틈이 세계 40여 개국 배낭여행을 하며 쓴 글로 지금의 직업을 얻게 되었고, 플로리스트 윤숙병은 백수로 지내다가 이모가 다니는 대학의 조경학과 팸플릿을 보고 꽃의 세계를 발견했다. 이렇게 보면 내게 꼭 맞는 직업, 내가 원하는 일은 누가 정해주는 것도 아니요,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수많은 기회를 엿보고 고민한 다음에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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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처럼 여행하는 법
알베르트 카잘스 지음, 김현철 옮김 / 갤리온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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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여행에 관한 책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요즘 나오는 여행서들은 사진이나 그림 등 볼거리가 풍성하고 디자인도 훌륭해서 한 권의 사진집 또는 화보집을 연상케한다. 그러나 볼거리가 늘어난만큼 읽을거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90년대에 여행서 열풍을 선도했던 한비야의 <바람의 딸> 시리즈만 해도 사진은 거의 없고 글 위주여서 독자로 하여금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하고 로망을 가지게끔 했는데, 최근의 여행서들은 책만 봐도 그곳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자세하고 생생하게 소개가 되어 있어서 오히려 여행할 의욕을 떨어뜨리는 감이 없지 않다. 



그런 면에서 <히피처럼 여행하는 법>은 과거의 여행서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요소가 많다. 저자 알베르트 카잘스는 199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청년이다. 그는 다섯 살 때 앓은 백혈병 때문에 휠체어를 타게 되었지만 이러한 신체적 장애에 굴하지 않고 열여섯 살 때부터 이탈리아, 그리스, 영국, 태국, 싱가포르, 일본 등 수많은 나라를 혼자서 여행했다. 책에 사진이나 그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 당시에 썼던 일기로 추정되는 글이 대부분인 데다가, 소년이 쓴 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글솜씨가 훌륭해서 오랜만에 여행서(書)다운 여행서를 읽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는 데에는 그에 따르는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 법이에요. 그게 노력이든 고통이든 상실이든 말이죠. 해보지도 않고 못했다는 것은 결국, 하고 싶은 일에 대가를 치르기 싫었다는 뜻이니까요." (에필로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꿈꾸지만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말이 안 통해서, 나이가 많아서(또는 적어서), 체력이 약해서 등등의 이유로 포기하거나 미룬다. 그렇다며 이 소년은 어떤가. 여행 당시 그는 학업으로 바쁜 고등학생 신분이었고, 학생이라서 당연히 돈이 없었고, 혼자였으며, 할 줄 아는 언어라고는 모국어인 스페인어뿐이었고, 미성년자였고, 휠체어 신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모든 난관을 스스로 해결하며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올 여름, 인생 최초의 여행, 색다른 여행, 여행다운 여행을 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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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서 이기는 관계술 - 사람도 일도 내 뜻대로 끌어가는 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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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기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 아니 동물의 본성인지라 교육이나 자본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아이들조차도 지면 울음을 터뜨리고 분해한다. 그런데 모두가 이길 수는 없는 것이 세상사다.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이긴 사람도 때로는 질 수 있고, 진 사람도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 이기는 것만 좋아하고 지는 것을 싫어하다가는 스트레스와 좌절감 때문에 살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이기는 때보다 지는 때가 더 많은 보통 사람들은 이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보다 지고나서 빨리 회복하는 방법 또는 지면서 이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한번 승부가 펼쳐지게 되면 승부 자체에만 집중하지 승부 이후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략) 조카 아이와의 부루마블 게임에서 이겼다고 흥에 겨워 방방 뛰는 삼촌이나, 재미로 하는 부하직원과의 고스톱에서 돈을 땄다고 뛸 듯이 기뻐하는 상사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승부가 끝난 후 아이들과 부하 직원의 기분은 과연 어떨까요?" (p.8)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은 사실 자칫 비판적으로 볼 뻔했던 책이다. '관계술'이라는 단어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일종의 기술이나 책략, 전술 같은 수준으로 낮잡아보는 뉘앙스를 주었기 때문이다. 나같은 독자들이 있을줄 예상했는지, 친절하게도 저자는 말머리에 책의 핵심을 적어두었다. "이 책의 제목은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인데요, 여기서 방점은 '지면서 이기는' 혹은 '이기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술'에 있습니다. (중략) 관계에서는 지는 것도 이기는 것도 없습니다. 굳이 이긴다는 표현을 쓴다면 양쪽 모두 이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관계술의 핵심입니다." (p.7) '지면서 이긴다'는 말도 매력적인데, 방점은 '관계술'에 있다니 더욱 놀랍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 다 '같이 잘 살자'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점을 놓치는 자기계발서들이 이제까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내용이 아닐까 기대하며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저자 이태혁은 SBS TV <스타킹>에 출연해 카드를 이용한 심리 게임을 선보인 바 있는 천재 포커다. 프로겜블러였던 그는 최근에 강사로 변신하여 상대의 속마음을 읽고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그의 강연은 특히 고객의 마음을 빠르게 읽어야 하는 세일즈맨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그의 강연을 듣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서 강조한대로 책의 핵심은 '관계술'이고, 정확히는 관계를 잘 형성하기 위해 일부러 져주고, 지면서도 이기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저자는 관계술을 총 네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는 '나를 버리고 상대를 얻는 관계술'이다. 동반의존증, 방석형 인간, 겉맞추기 원리 등 어려워 보이는 개념이 줄줄이 등장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가령 동반의존증은 사랑이나 우정 등 관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중독되어버리는 인간형을 말하고, 방석형 인간은 깔고 앉는 방석처럼 남들에게 깔리는 신세가 되는 것을 자처하는 인간형을 말한다. 이들은 나를 버리기만 할뿐 상대를 얻지 못하며, 심지어는 상대에게 이용당하다가 나를 망치기까지 한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나를 지키는 것이 관계술의 첫번째 단계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둘째는 '상대의 힘을 내 힘으로 만드는 관계술'이다. 상대의 힘을 내 힘으로 만든다고 하면 카리스마 같은 위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것은 진정한 관계술이 아니다. 유머나 칭찬 등을 통해 상대가 저절로 나에게 힘을 보태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카리스마다. 예를 들면 국민MC 유재석처럼 유머를 적절히 구사하고 여러 사람의 개성을 살려주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인정받으며 리더까지 될 수 있다. 


셋째는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하는 관계술'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또는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NO(또는 YES)'라고 말하고 싶은데 'YES(또는 NO)'라고 말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럴 때 내 자존심이나 양심을 지키자고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한다면 고지식하다, 융통성 없다, 사회성이 부족하다 등의 핀잔을 듣게 된다. 이럴 때에는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의견을 받아주는 것이 오히려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당장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뿐 아니라, 상대에게 마음의 빚을 지움으로써 내 패를 늘리는 이득도 얻을 수 있다. 마지막 넷째는 '나도 이기고 상대도 이기는 관계술'이다. 업무에서든, 연인 또는 친구 관계에서든 내가 원하는 것만 줄창 요구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먼저다. 약점을 들추는대신 감싸주고, 지배욕을 통제하는 대신 인의로 사람을 대하고, 상대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에 귀기울일 때 나의 감정도 훨씬 편안해지고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다. 


여러가지 기술이 나오지만 궁극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만사의 핵심이 인간관계라는 것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학교에서 처음 친구를 사귀던 때를 떠올리며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보자. 업무가 잘되는 것은 물론이고, 운좋으면 마음도 잘 맞고, 심지어는 평생토록 같이 가는 사람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돈을 버는 것도, 일을 하는 것도 결국에는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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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선택들 -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52가지 심리 법칙
롤프 도벨리 지음, 두행숙 옮김 / 걷는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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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넛지>, <생각에 관한 생각> 등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학문적인 관점으로 설명하는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특히 철학과 이성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에서는 롤프 도벨리의 <스마트한 생각들>이라는 책이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 넘게 팔리고 아마존, 슈피겔 등 유력 매체에서 72주 동안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다. 후속작 <스마트한 선택들> 역시 전작의 명성에 걸맞게 50만부가 넘게 팔리며 독일을 넘어 세계 각국을 뜨겁게 달구었다. 나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전작 <스마트한 생각들>과 제목이 비슷해서 같은 책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후속작이었다. 이렇게 다른 책을 제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착각하는 사고. 이거야말로 비이성적인 사고의 전형적인 예가 아닐까? 나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얼른 책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저자 롤프 도벨리는 과학, 철학, 예술, 경제 분야 대표 지식인으로 구성된 단체 취리히마인즈의 설립자이자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연자이며 기업가이다. 그는 책에서 하루에 적어도 150번 넘게 선택의 기로에 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여러번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결정을 하고 후회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예를 들면 남이 잘되는 것을 보면 축하하기는커녕 질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오죽 많으면 조상들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까지 남기셨을까. 그런데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질투라는 감정은 내 기분도 나쁘게 만들고 남의 기분까지 망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등 도움이 안된다. 반대로 질투심을 꾹 누르고 축하를 하면 축하받은 사람 기분 좋고,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내 기분까지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늘도 축하나 칭찬 대신 질투를 한다. 인터넷 게시판의 덧글들만 봐도 그렇다. 예쁘고 잘난 사람, 좋은 일이 생긴 사람의 기사에는 어김없이 악성 덧글이 달라붙는다. 누구 하나 이익을 보지 못하는데도 말이다.



이밖에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이가르닉 효과', 과거의 시련이 지금의 성공을 낳는다는 '전화위복에 대한 환상', 내가 만든 것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NIH 증후군', 선택에 따르는 비용이 선택하지 않는 것에 따르는 비용보다 클 때 발생하는 '가능성의 덫', 국가나 학교, 직장 등 큰 집단에 자기동일시, 과잉충성하는 '외집단 편향' 등 심리학의 여러가지 개념들이 재미있고 친숙한 사례들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학문적인 개념을 그저 설명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더해져 있기 때문에 '신개념 자기계발서'로서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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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 MBC,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가 밝히는
신재원.이진한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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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내버려두면 일주일 가고 치료하면 7일 간다"는 말이 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몸의 기운[氣)]이 떨어져서[減] 생기는 병이 감기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말고 푹 쉬면서 몸조리를 하면 자연스럽게 낫는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말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와는 다르다.) 하지만 요즘처럼 몸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병원을 찾고 약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때에는 이 말을 다른 병에도 적용해서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나 싶다. 물론 큰 병이 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와 의존 성향을 이용하여 없는 병을 만들어 이익을 챙기는 병원이나 약국, 제약회사, 보험회사의 노예가 되어사는 안되기 때문이다.



<병원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은 병원과 약국 등의 안좋은 면을 드러내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하고 잘못된 의학 상식을 바로잡아주는 책이다. 저자 신재원과 이진한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수료하고 전문의를 취득한 뒤 의학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전문 언론인이다. 서울대 의대 출신의 의사가 '빵빵한' 스펙을 버리고 의학전문기자가 된 것도 놀라운데, 취재 내용을 보면 질병 보험의 부당함을 고발한다든가 잘못된 건강 정보를 퍼뜨리는 병원과 기업, 언론 등을 추적하는 등 의료계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놀랍다. '자기 고발', '자기 반성'이 부족한 분야로 자주 오르내리는 곳이 의료계인데, 의료계의 폐쇄성과 타성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고 계시다는 점이 존경스럽고 대단하다.



"내 건강의 주체는 병원이나 약국이 아닌 바로 나다. 내게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현명한 의료 서비스 소비자가 되어야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p.7) 저자들은 책에서 병원 선택부터 건강검진, 예방접종, 응급실, 치과, 성형, 탈모, 목디스크, ADHD 등 일반적인 진료 및 치료, 비타민과 유산균 음료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보험까지 건강에 관련된 모든 상식들에 대해 '메스'를 댄다. 이 중에서 나는 자주 이용하는 치과에 관한 부분을 주의깊게 읽었는데, 생각보다 과잉진료 문제가 심각하고, 특히 교정치료는 아무데서나 받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유산균 음료가 광고와 달리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데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여성들에게 적극 권장되어온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대해서 저자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의사도, 병원도, 약국도, 결국은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는 점에서는 기업, 자영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 병원에 갈 때, 약을 살 때마다 그 점을 유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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