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의 착한 빵 - 브레드홀릭's 다이어리 Breadholic's Diary
스즈키 모모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빵보다 밥을 좋아한다. 국물이 없으면 밥을 제대로 안 먹은 것 같고, 달콤한 것보다는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우리 입맛인 나에게 빵은 결코 밥대신 먹는 것이 될 수 없고, 있으면 먹고 없어도 서운하지 않은 음식이다. 그러나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좋아한다. '네가 먹는 것이 네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라는 프랑스 음식 평론가가 남긴 유명한 말처럼,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빵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지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해장국, 추어탕 같은 뜨거운 국물류를 좋아하는 나는 아저씨?) 빵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내 동생만 보아도 그렇다. 살면서 화를 내는 모습을 한번도 못 보았을 만큼 성격이 온순하고 원만하다. 밥때를 놓치면 신경질을 부리는 나와 달리, 빵 한쪽만 쥐어주면 그저 좋아한다. 그런 동생과 같이 보려고 구입한 책이 바로 <모모의 착한 빵>이다.



일본 책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이 책에는 저자 스즈키 모모의 빵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감히 '장인 정신'이라는 말을 써도 아깝지 않을 만큼 세세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재미난 글로 표현되어 있다. 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저자의 그림을 보는 재미에 빠져 즐겁게 보았고, 빵을 좋아하는 동생은 작가의 글에 크게 공감하고, 저자가 소개하는 레시피나 빵에 대한 정보를 따로 메모해 가면서 열심히 읽었다. 저자는 동네 빵집에서 빵을 사먹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빵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커피나 차, 샐러드 등 다른 음료나 요리를 곁들여서 먹어보기도 하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는 등 어떻게 하면 맛있는 빵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연구한다. 나는 이제까지 살면서 그 어떤 음식에라도 이토록 큰 정성을 기울인 일이 있었던가? 저자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였고, 어쩌다 먹는 빵 한 쪽, 밥 한 톨도 귀하게 여기며 감사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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