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단의 목소리 1~3 세트 - 전3권 (완결) - 탑꾸 세트(포토카드 4종 + 탑로더 1종 + 스티커 1종)
정해나 지음 / 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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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기숙사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의영은 선우와 룸메이트가 된다. 성적은 전교권이고 성격은 조용한 선우는 알고 보니 학교 성가대원이었다. 의영은 기독교 신자가 아니지만 선우의 목소리에 반해서 성가대 연습에도 따라가고, 찬송가를 다운로드해 듣는다. 반면 선우는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싫어하고, 찬송가를 부르는 자신의 목소리도 싫어한다. 아버지가 목사님이고 매일 밤 기도를 하면서도 기독교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언뜻 언뜻 보인다. 

보통의 고등학생처럼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노는 의영은, 수도자처럼 묵묵히 공부만 하고 주말이나 휴일에 집에 가는 걸 싫어하는 선우가 신기하다. 자기 이야기를 먼저 하는 법이 없고, 물어봐도 좀처럼 대답해 주지 않는 선우의 사연이 궁금하다. 그래서 천천히 선우에게 다가간다. 처음에는 룸메이트 이상으로 거리를 좁히지 않았던 선우도 의영의 호의에 점점 마음을 연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고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정해나의 만화 <요나단의 목소리>는 의영의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선우다. '그 아이'와의 만남이 있기 전까지 선우는 의영이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본 선우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범생 교회 오빠 그 자체였다.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고, 교회 예배에 빠지지 않고 나가고,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나쁜 친구를 사귀지 않는 착실한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와 만난 후 선우의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여러모로 선우와 달랐지만 단 하나 중요한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 아이'도 선우처럼 아버지가 목사라는 것이다. 목회자의 자식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첫 만남부터 '그 아이'에게 끌린 선우는 이후에도 자주 '그 아이'와 어울렸다. 그 모습을 본 교인들은 선우를 걱정한다는 명목으로 선우의 일거수일투족을 선우의 부모에게 일러바쳤다. 선우의 부모는 선우의 달라진 행실과 떨어진 성적을 두고 야단쳤지만, 사실 이들은 자식보다 신앙이 우선이고, 자식의 행복보다 교회 운영이 걱정이다. 

의영은 탐정처럼 선우가 가볍게 던진 말 한 마디나 선우의 소지품 속에서 우연히 본 물건 등을 단서로 삼아 현재의 선우를 있게 한 과거의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 간다. 그 결과 선우가 듣는 사람 모두를 감동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래하기를 꺼리는 이유를 알게 된다. 선우처럼 노래하는 사람이 노래할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랑할 수 없어서 이 세상이 덜 아름다운 건 아닐까. 모두가 자유롭게 노래하고 사랑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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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1
타카오 시게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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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초기. 근대 서양식 건축물이 늘어서 있는 긴자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인근에 백봉당이라는 이름의 찻집이 있다. 백봉당에는 매주 금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가녀린 분위기의 청년인 그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킨요다('킨요'는 일본어로 금요일을 뜻하는 '킨요우비'의 앞 두 글자와 겹친다). 어느덧 백봉당의 명물이 된 킨요는 찻집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게 된다. 


킨요가 고민 상담을 해주겠다고 자청한 건 아니다. 부드럽고 편안한 인상을 지닌 킨요를 보면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지고, 다정한 킨요가 성의껏 대답해준 게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백봉당에 용한(?) 고민 해결사가 있다"라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1권에서 킨요는 애인의 어머니가 결혼을 반대해 고민하는 여자 손님과 좋아하는 여자가 마음을 안 받아줘서 고민인 대학생 등의 고민 상담을 한다.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의 작가 타카오 시게루는 <마담 프티>, <미세스 머메이드> 등의 로맨스 만화를 주로 그려온 작가다.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는 주인공 킨요가 백봉당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손님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이야기와 함께 킨요 자신의 과거 이야기가 펼쳐질 듯하다. 1권을 보면 킨요가 기다리는 사람이 킨요보다 두 살 연상인 남성인 것 같다. 어지러운 시대에 특별한 인연을 맺은 두 소년의 이야기를 기대해 봐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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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11
니노미야 토모코 저자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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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에서 치아키는 지휘자로서의 성장을 위해 기숙사를 나와 혼자 살기 시작했다. 기숙사에 남은 노다메는 치아키와 더 이상 한 지붕 아래에서 살지 못하게 된 게 아쉽고, 치아키는 점점 앞으로 나아가는데 자신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담당 교수인 오클레르에게 콩쿠르에 나가고 싶다고 말하는데, 오클레르 교수는 아직 그만한 실력이 안 된다며 연습에 매진하라고 한다. 


11권에서 치아키는 오랜만에 Rui의 연락을 받는다. Rui는 치아키와 협연 콘서트를 하고 싶다며 연주를 들려주는데, 치아키는 Rui의 연주에서 예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고 콘서트 제안을 수락한다. 치아키와 Rui의 협연 콘서트에 참석한 노다메는 자신이 치아키와 함께 하고 싶었던 음악을  Rui가 먼저 치아키와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마음이 급해진 노다메는 치아키에게 프러포즈를 하는데,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한 치아키는 농담으로 치부하며 거절한다. 


치아키와 Rui의 협연 콘서트에 이어 치아키의 프러포즈 거절이라는 두 방의 펀치를 맞은 노다메는 회복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 이때 마침 슈트레제만이 나타나 노다메로서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한편 치아키는 콘서트 이후 파리에서 사라진 노다메를 찾으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그동안 전개가 살짝 처지는 감이 없지 않았는데 11권부터 전개가 갑자기 빨라져서 치아키만큼이나 나도 정신없이 읽었다. 어서 12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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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이야기 와이드판 11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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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이야기> 11권은 10권 마지막에 터키에서 기적처럼 재회한 영국인 스미스와 탈라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남편을 여의고 시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탈라스는 스미스의 다정한 심성에 반했고, 스미스 또한 탈라스를 운명의 상대라고 느꼈다. 하지만 탈라스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몸이고, 스미스는 언제 이곳을 떠날지 모르는 외국인이라서, 둘은 결국 사랑을 이루는 대신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 


하지만 스미스를 떠나보낸 탈라스는 아무리 애를 써도 스미스를 잊을 수 없었다. 좋은 혼담이 들어오고, 혼담의 상대가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어도 스미스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새 출발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탈라스는 스미스를 찾아가기로 했다. 스미스보다 먼저 스미스의 목적지인 터키에 도착하는 바람에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지만, 그동안의 노력과 고통은 스미스를 보는 순간 사라졌다. 스미스 또한 다시 만난 탈라스를 반갑게 맞이하며 평생을 약속한다. 

그러나 스미스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중앙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의 생활을 사진으로 담고 기록하기 위해 그동안 왔던 길을 돌아가기로 결정한 상태다. 탈라스는 스미스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 같지 않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12권부터는 스미스와 탈라스가 그동안 지나온 곳들을 다시 찾으며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의 후일담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한다. 기발한 구성이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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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돌보다 -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린 틸먼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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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대상이었던 시절에는 돌봄의 무게를 잘 몰랐다. 돌봄이란 한없이 다정하고 사려 깊고, 너무나 가깝고 친근해서 때로는 귀찮기도 하다는 식의 서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돌봄의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되어가면서, 이제는 돌봄이 한때는 미미했으나 점점 더 분명하게 느껴지는 오물의 냄새나 환부의 통증처럼 인식된다. (오물을) 치우든 (환부를) 치료하든 결국에는 끝장(!)을 내야 하고 그 전까지는 견뎌야만 하는 그 무엇 말이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린 틸먼의 에세이 <어머니를 돌보다>는 저자가 어머니를 11년 간 돌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세 딸 중 막내다. 아버지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혼자 남은 어머니는 뉴욕에서 싱글 라이프를 즐겼다. 그러다 여든여섯 살 때 어머니가 처음으로 이상 징후를 보였다. 저자와 언니들은 처음에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했다. 어머니의 단골 내과의 역시 알츠하이머병이라고 진단했다. 


그런데 평소 <뉴욕타임스>의 과학 섹션 기사를 즐겨 읽고, 화제가 된 의학 서적을 열심히 읽어온 저자의 눈에는 어머니의 증상이 알츠하이머병의 증상과 다르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른 의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환자는 동일한데 의사들의 진단은 각기 달랐다. 어머니의 MRI를 본 의사 네 명 중 세 명의 해석이 일치하지 않았다. 이 경험을 통해 저자는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려면 의사에게 맡기지 말고 자신이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는 이런 식으로 저자가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들이 자세히 나온다. 같은 돌봄이라도 아이를 돌보는 것과 노인을 돌보는 것은 다르다. 아이와 달리 노인은 성장하지 않고, 자립하게 될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이 더 크다. 미국에서 간병인으로 고용되는 계층이 주로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유색인종 여성인 점도 지적한다. 


엄마와의 관계가 좋았는지 나빴는지에 따라 자식에게 간병의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한다. 저자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안 좋은 편이었다. 저자의 어머니는 남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세 딸들을 경쟁자로 인식했다. 저자는 어머니를 간병하는 동안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고 자신도 좋아하지 않았던 어머니를 왜 자신이 돌봐야 하는지(돌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어머니를 더 잘 돌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나는 어머니를 몰랐다. 그 모든 일을 겪었음에도, 이 글을 썼음에도 나는 여전히 짐작만 할 뿐이다. 왜 어머니가 어머니 같은 사람이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247쪽) 


저자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다. "인생은 고달프고 살다 보면 끔찍한 일도 일어나잖아요. 그런데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자 어머니가 대답했다. "그럼. 삶에는 아름다운 것들도 있으니까." 어머니는 그 '아름다운 것들'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고 저자 또한 물어보지 않았다. 나의 어머니라면 어떻게 답할까. 당신의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들'이 무엇이었다고 말할까. 너무 늦기 전에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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