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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홍차 1 (리커버판) - 오늘도 살며시, 티테이블
김줄 그림, 최예선 글 / 모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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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홍차를 즐겨 마신다. 홍차가 지닌 다양한 맛과 향, 빛깔의 세계를 알아갈수록 나의 세계도 조금씩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 같아 즐겁다. <오늘도 홍차>는 요즘의 나처럼 우연히 홍차의 세계를 만나 전에는 상상해본 적 없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는 여성들이 주인공인 만화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구석에 작은 홍차 가게가 문을 연다. 가게의 주인은 남다른 카리스마를 지닌 홍마담(내 눈에는 김서형 배우를 닮은 듯 보인다). 손님을 보면 그의 기분을 알아맞히고 그에게 꼭 필요한 홍차를 내오는 능력자다. 


소유, 미우, 아란은 홍마담의 홍차 가게에서 만난 사이다. 20대 호텔리어인 소유는 직장에서 인정받고 외국어에도 능통하지만,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 30대 프리랜서 영상 번역가인 미우 역시 무탈하게 커리어를 이어왔지만, 아직 부모로부터 독립을 못해서 고충이 많다. 중2 딸을 둔 주부 아란은 자신의 일을 가지고 싶지만 경력이 단절되어 새로운 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우연히 홍마담의 홍차 가게에 들렀다가 자신에게 꼭 맞는 홍차를 만나게 되고, 이를 계기로 홍차 가게의 단골이 된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여성이고, 공교롭게도 나와 나이나 상황 등이 비슷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30대 프리랜서 영상 번역가인 미우는 나와 나이도 비슷하고 직업이나 처지도 비슷해서 마치 내 일상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에피소드마다 다르질링, 아쌈, 모모우롱, 얼그레이 등 다양한 종류의 홍차에 관한 지식이 나오고, 맛있는 밀크티 만드는 법이나 홈메이드 아이스티 만드는 법 등도 나온다. 올해 2권이 나왔다는데 이 책도 읽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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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것도 습관입니다 -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8가지 기술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송소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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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업계에서 일 잘한다고 소문난 분의 업무 처리 비결에 관한 영상을 봤다. 그분의 비법이 (적어도 나에게는) 좀 신선했는데, 절대로 '투 두 리스트(To-do list)'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분의 설명은 이랬다. '투 두 리스트'를 작성해 하나씩 지우면서 일하다 보면 일처리가 빨라지고 성취감도 있지만,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 빨리 처리해야 하는 일과 나중에 처리해야 하는 일을 구분하기 힘들다. 할 일이 생기면 그때그때 바로 처리해서 나중에 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도 비법이라고 덧붙인 것이 기억난다. 


자기계발서 분야의 스테디셀러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의 저자 아리카와 마유미의 시간 관리 기술을 담은 책 <바쁜 것도 습관입니다>에도 비슷한 조언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 '할 일이 많다', '시간이 없다' 같은 말을 달고 사는 것은 왜일까. 실제로 바빠서,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많이 쓰고 중요한 일에는 시간을 덜 쓰는 비효율적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저자의 시간 관리 기술의 대원칙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우선 자신에게 '중요한 시간'부터 확보한다. 둘째, 하고 있는 것을 '하고 싶은 것'으로 바꾼다. 앞서 말한 업계 선배는 자신의 집중력이 가장 높은 오전 시간대에 가장 중요한 업무부터 처리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집중력이 가장 낮아지는 오후 시간대에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업무를 처리한다. 영수증 처리나 서류 정리 같은 자잘한 업무는 한 번에 몰아서 하겠다고 미루지 말고 매일 조금씩 해두면 나중에 긴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거나 일을 좋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은 만족도가 높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하는 시간은 만족도가 낮다. 그러니 되도록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해야 할 때는 좋아하는 것의 요소를 넣어보면 어떨까. 가령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할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향초를 켜거나 좋아하는 옷을 입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조언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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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멘탈 - 마음 근육을 길러주는 스포츠 멘탈코칭
이영실 외 지음 / 예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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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방송을 볼 때마다 나도 이렇게 떨리는데 현장에 있는 선수들은 얼마나 떨릴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스포츠멘탈코칭개발원은 국가대표를 비롯한 각 종목의 선수들이 강인한 정신력과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멘탈코칭'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한국스포츠멘탈코칭개발원이 펴낸 <프로멘탈>은 선수들이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멘탈(Pro Mental)'의 비법을 전수하는 책이다. 


'프로멘탈'은 선수가 자신에 대해 온전히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답하다 보면 극도의 순간에도 긴장을 풀 수 있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마음 상태를 되찾을 수 있다. '팀원에게 방해가 되지 말자' 등 '~하지 말자' 같은 부정적인 언어 표현보다는 '집중하자', '재미있게 하자' 등 긍정적인 언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등의 상세한 팁도 나온다. 


프로 선수들도 예상한 것보다 성적이 안 나오거나 예상치 못한 슬럼프에 빠졌을 때 '멘붕'을 경험한다. 멘붕이 올 때는 감정 조절이 잘 안되고 자포자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멘붕은 언젠가 분명히 끝이 나고, 끝이 나면 그때는 멘붕 이전보다 더욱 성장하고 성숙해진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멘탈이 무너졌을 때 신속하게 회복하는 능력이야말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기준이기도 하다. 프로라면 자신이 언제 멘탈이 무너지는지, 어떻게 하면 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워크북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독자가 직접 질문을 읽고 답변을 말로 하거나 글로 쓸 수 있다. 멘탈을 관리하는 방법 외에도 나 자신에 대해 알기, 멘탈 균형 찾기, 몰입을 위한 조건 만들기, 팀 워크 높이기 등 다양한 방면의 조언이 나와서 유용하다. 기본적으로는 스포츠 선수 및 코치들을 위한 책이지만, 스포츠 선수가 아닌 독자들도 이 책을 읽으면 자기 관리 방법이나 위기 극복 방법에 관한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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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가 말하는 새로운 부의 흐름
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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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안팎의 다양한 신호와 방대한 정보 중에 무엇에 주목하고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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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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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쪽을 넘지 않는 얇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고 나서 아쉽지 않다고 느낀 건, 저자가 무라카미 하루키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야기는 저자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 한 마리를 집 근처 해변에 버리러 간 일화로 시작한다. 이때의 기억을 시작으로 아버지와의 추억을 하나씩 하나씩 떠올린 저자는 오랫동안 하기 싫은 숙제처럼 미뤄왔던 아버지의 이력 하나를 조사하러 나선다. 그것은 중일전쟁 당시 중국으로 파병되었던 아버지가 난징 함락(난징대학살) 때 제일 먼저 공격한 것으로 알려지며 피비린내 나는 평판을 얻은 보병 제20연대 소속이었던 것이 맞는지다.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전까지 저자는 아버지가 대체로 무탈하고 온화한 삶을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생애에는 아들인 저자가 겪지 않은 전쟁이란 사건이 있었다. 승려의 아들인 아버지는 벌레 한 마리조차 함부로 죽이면 안 된다고 배우며 자랐다. 그런 사람이 느닷없이 전쟁터로 끌려가 눈앞에서 사람들이 떼죽음 당하는 걸 봤다. 전쟁이 아무리 참혹해도 참혹하다고 글을 쓰면 불온하다고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시대였다. 저자처럼 글을 썼던 아버지에겐 참으로 답답하고 우울한 시절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전쟁 경험에 관해 알게 된 저자는 아버지와 함께 살 때 이따금 아버지가 보였던 표정이나 행동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저자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학교에 들어가길 바랐던 것도, 남들이 인정하는 직장에 들어가 안정된 삶을 살길 바란 것도, 당시에는 저자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는 부당한 처사로 느껴졌지만, 이제는 아버지 자신이 그런 삶을 원해도 살기 힘든 시대를 살았기 때문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깨달았을 때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해드려라'라는 교훈을 주면서 끝이 날 것 같지만, 저자는 그렇게 이 글을 마무리하지 않는다. 만약 아버지가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면 저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전쟁에 나가지 않았거나, 전쟁에서 다른 진로를 찾았거나, 전쟁 후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했거나 해도 역시 저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한 결과로 생겨난 존재이기 때문이다(이는 저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 마찬가지다).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의식의 안쪽에서 또는 무의식의 안쪽에서, 온기를 지니고 살아있는 피가 되어 흐르다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쓰인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97쪽) 


고양이를 버리러 간 작은 일화에서 출발해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로 사유를 확장한 솜씨가 놀랍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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