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두근거리는 노트의 마법 - 전 세계 노트왕에게 배우는 기록의 정석 20
컴투게더 노트연구회 지음, 강은혜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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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트를 세 권 쓴다. 하나는 스케줄러 겸 업무용 노트. 다른 하나는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거나 서평의 초고를 작성하는 독서 노트. 남은 하나는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장이다. 


노트를 세 권 쓰지만(세 권'이나' 쓰기 때문일까?) 세 권 중에 누가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있거나 남에게 자신 있게 보여줄 만큼 근사하게 꾸민 건 없다. 글씨는 괴발개발. 메모는 덕지덕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트를 쓰는 건 아니지만, 가끔 나조차 알아보기 힘든 기록을 발견할 때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리하여 읽어본 책이 대만에서 탄생한 세계 최초의 노트 쓰기 전문가 집단 '컴투게더 노트연구회'가 만든 <인생이 두근거리는 노트의 마법>이다. 이들은 2010년 대만 노트왕들의 노하우를 담은 첫 책 <너의 노트를 보여 줘>가 크게 성공한 이후 5년 동안 세계를 돌며 찾아낸 노트 쓰기의 고수 20인을 인터뷰했다. 


이 책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노트 쓰기 고수들의 결과물과 노트 쓰기 비법이 담겨 있다. 어떤 종류의 노트와 문구류를 선택하는지, 어떻게 글을 쓰고 디자인하는지, 어디서 주로 노트를 작성하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이 자세히 나와 있다(노트 장식용 스티커나 마스킹 테이프 등을 구입하는 인터넷 사이트 주소도 나와 있는 점이 신선했다). 


결과물은 저마다 다르지만 입을 모아 말하는 사실은 '꾸준히 쓰다 보면 나만의 노하우가 생긴다'는 것. 매일 노트를 쓰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며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깨닫게 된다(책 제목이 <인생이 두근거리는 노트의 '마법'>인 이유를 알 것 같다). 


책의 초반부에는 화첩을 방불케 하는 일러스트 중심의 노트가 주로 소개되어 있어서 나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에게 도움이 된 건 책의 후반부에 소개된 업무용 노트다. 대만의 뮤직비디오 감독이자 브랜드 디렉터인 레오(랴오런샤이)는 따로 노트를 쓰지 않고 이면지에 업무 일정이나 아이디어를 기록한다. 이렇게 하면 팀원들과 내용을 공유하기가 좋고, 기록 자체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대만의 작곡가 우즈닝은 A4 또는 A5 사이즈의 스프링 유선 노트를 애용한다. 노트의 맨 첫 장에는 연간 계획을 쓰고 달성할 때마다 표시한다. 노트에는 업무상 해야 할 일은 물론이고 작사 아이디어, 가사 초고, 콘서트 세트 리스트, 포스터 기획안 등을 기록한다. 개인적인 '중대사'인 청혼을 위한 준비 사항, 결혼 피로연에 초대할 손님 목록도 노트에 기록해 무사히 완수했다.


멋들어진 노트도 좋지만, 나는 이렇게 생활감이 넘치는 실용적인 노트 이야기가 훨씬 더 좋고 도움이 되었다. 이들을 본받아 비록 글씨는 괴발개발이요, 정리 상태가 엉망이더라도 매일 꾸준히 노트 쓰기를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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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2018-01-3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글 잘 보고 갑니다:) 저도 노트를 두서없이 쓰곤 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키치 2018-01-30 10:3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저도 노트를 두서 없이 쓰는 편이라서 이 책 읽고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유나 님께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라로 2018-01-31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키치 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쓰는 노트가 3가지라니!! 그러면서 알라딘에도 꾸준히 글을 올리시고!! 그 능력을 언제 책으로 만나보고 싶네요!!!👍

키치 2018-01-31 07:28   좋아요 0 | URL
리뷰에도 썼지만, 노트를 세 개나 써도 글씨가 개발괴발인 데다가 정리 상태도 엉망이라서 민망합니다 ^^;;; 알라딘에 쓰는 글이 그나마 읽을 수 있는 수준이에요 ㅎ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