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 -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을 위한 사소하지만 절대적인 두 가지 기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혼밥, 혼술, 욜로... 요즘 유행하는 키워드를 보고 있노라면 '소확행(小確幸)'이란 말이 떠오른다. 밥 한 끼나 술 한 잔처럼, 불확실한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서 성취할 수 있는 행복이야말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의 소확행은 물론 만두와 사우나다. 일본 최고의 교육학자이자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그 어떤 부와 명예보다도 허름한 단골집에서 먹는 만두 한 입과 개운하게 땀을 흘릴 수 있는 사우나가 더 소중하다고, 그 둘만 갖춰지면 아무리 힘들고 괴로웠던 일도 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학문의 길을 택했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10년 넘게 수입이 없었고 남들처럼 안정적인 직장과 규칙적인 생활이 주는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대학에 자리를 잡고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오게 되고 나니 행복이란 뜬구름처럼 막연한 것이 아니라 사소하고 쉽게 붙잡을 수 있는 것임을 깨달았고, 만두와 사우나처럼 확실하고 틀림없는 행복에 감사하게 되었다. 


저자는 대학에서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머나먼 행복을 좇기보다는 당장 주변에서 성취할 수 있는 행복부터 잡으라고 가르친다.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능력이므로 멀리서 적성을 찾지 말고 취미나 특기를 직업으로 발전시키고, 이 사회는 결국 능력보다 지위가 많은 것을 결정하므로 기왕이면 명문대에 들어가고 대기업에 입사해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안정적인 생활을 확보하라고 충고한다. 


현실적이고 일리도 있지만 이른바 '일본 최고의 교육학자'가 하는 조언이라기에는 부박하다. 결국 당신도 20대에는 모험도 하고 방황도 하다가 현재의 지위에 올랐기 때문에 그런 조언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흙탕물도 마셔보고 벌레도 씹어봤기 때문에 만두가 맛있는 줄 아는 게 아닐까. 내가 만두를 좋아하는지 캐비어를 좋아하는지는 경험해봐야 아는 게 아닐까. 과정의 중요성을 생략하고 결과만 조언이랍시고 던져주는 점은 영 아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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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클라라 2017-08-13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쫌..아재스러운 면이 있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