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에 간 고양이 - 화묘·몽당(畵猫·夢唐), 고양이를 그리고 당나라를 꿈꾸다 화묘 시리즈
과지라 지음, 조윤진 옮김 / 달과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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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굿즈를 받기 위해 책을 사는 '본말 전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게 다 알라딘 굿즈 때문이다. 최근에는 알라딘에서 새로 제작한 파우치를 받기 위해 책을 샀다. 파우치야 집에 굴러다닐 만큼 많지만 이 파우치는 달랐다. 꽃길 사이를 노니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다정하고 아름다운지. 안 사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받자마자 그동안 커버 없이 썼던 크레마를 넣어보니 딱 들어간다(뺄 때 지퍼에 걸리기는 한다). 이 정도면 득템이다.



내 눈을 사로잡은 고양이 그림은 이 책 <당나라에 간 고양이>에 나온다. 이 책은 중국의 일러스트레이터 과지라가 중국의 SNS '시나 웨이보'에 연재한 '역사 고양이 시리즈'의 일부를 엮은 것이다.

당나라는 중국이 자랑하는 태평성대다. 정치가 평안하니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웠고 문화와 예술도 발달했다. 당나라 사람들은 시, 노래, 춤 같은 여가 오락을 즐겼으며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말타기, 격구, 축국 등 운동을 즐겼다. 밤이 되면 무서운 이야기를 했고, 어른에게서 아이로 온갖 동물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양귀비를 비롯해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 절세미인들의 이야기도 장안을 즐겁게 했다. 농경 사회답게 철마다 세시 풍속을 지키며 풍작을 기원했다.



책을 펼치면 각 장마다 당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글이 실려 있다. 각 장을 넘기면 오른쪽에는 그림, 왼쪽에는 그림에 대한 짤막한 해설이 나온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아름다운 그림에 정신이 팔려서 그림만 보았고, 한참 후에 다시 이 책을 펼쳤을 때는 각 장의 세시 풍속을 해설을 찬찬히 소개 글과 그림을 보았다. 

위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는 고양이들이 춤추고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인 줄만 알았는데 해설을 읽고 나서 보니 이원(梨園)에서 기교를 뽐내는 선녀들의 모습이었다. 아래 두 그림은 각각 민간에서 전해지는 설화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그림의 배경과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나서 그림을 보니 아름다운 것은 더 아름답게 보이고, 아름다움 속에 스며있는 슬픔도 보였다.



당나라 시대에 있었던 세시 풍속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당나라 때는 야간 통행금지 제도가 있어서 백성들이 밤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었는데 정월대보름에는 밤에 외출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한다. 형형색색의 등불이 켜진 밤거리를 사람들이 줄지어 걷는 모습을 중국 드라마 <랑야방>에서 봤던 것 같다.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족에게도 있는 명절인데, 당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 조상들은 묵은 나물을 먹고 부럼을 깨물고 더위를 팔고 귀밝이술을 마시고 달 구경을 하며 명절을 났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당나라 사람들은 음력 2월에 '화조절'이라는 명절을 쇠었다. 화조절에 사람들은 교외로 나가 꽃 구경을 하거나 꽃나무에 색지를 오려 붙이며 봄맞이를 했다. 오늘로서 음력 2월 하고도 열흘이 지났는데, 적어도 날씨만 보면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아이고 추워). 언제쯤 봄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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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2017-03-08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에 파우치에 눈길이 가서 사게 되었네요. 그런데 책 정말 좋죠.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에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singri 2017-03-0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이쁜 책이네요 눈이 즐겁다 갑니다 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