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이 이기는가 - 성공하는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클로테르 라파이유.안드레스 로머 지음, 이경희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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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이백여 개의 나라가 있는데 어떤 나라는 잘 살고 어떤 나라는 못 사는 이유가 뭘까. 기후, 지리, 질병,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가지 답이 있지만 이 책에 따르면 '문화'다. 남한과 북한은 기후가 비슷하고 지리적으로도 가깝지만 사회의 발전 정도가 전혀 다르다. 미국과 프랑스는 정치 체제는 민주주의, 경제 제도는 자본주의로 같은데도 사회 분위기나 부를 대하는 태도가 상이하다. 저자들은 문화야말로 한 나라의 발전을 좌우하며, 한 나라의 문화는 생존(Survival), 성(Sex), 안전(Security), 성공(Success)이라는 4가지 생물 논리에 좌우된다고 분석한다. 


4가지 생물 논리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으로, 인간의 두뇌 중에서도 호흡, 체온조절 등 생존에 필요한 부분과 번식을 담당하는 가장 원초적인 뇌인 파충류 뇌에 의해 지배된다. 살기 좋은 나라는 먹고 자고 섹스하기를 원하는 파충류 뇌의 욕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화를 지닌다. 여성과 아동과 소수집단이 전체에 통합되며 인권을 존중하고 장려한다. 성을 금기시하지 않고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기며 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한다. 자유시장이 허용되며 재산권이 명확하다. 변화에 개방적이고 모험을 선호하며 계층 간 이동이 자유롭다. 반대로 살기 안 좋은 나라는 파충류 뇌의 욕구를 억제하는 문화를 지닌다. 인권을 보장하지 않고 성을 금기시하며 부패와 차별이 만연하다.


문화의 목적은 불안과 죄책감을 덜어내는 것이다. 문화는 구성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의 준거 체계를 제시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조직의 규칙을 따르고, 소속감을 느끼고, 올바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것이 생존이다. 소속감이 없다면 생존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pp.96-7)


어떤 나라가 파충류 뇌의 욕구를 어떻게 대하는지는 여성의 성적 본능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여자도 남자 못지않은 성적 본능을 가지고 있지만, 수많은 나라와 문화권에서는 여전히 일부다처제, 여성 할례 등으로 여성의 성적 본능을 금기시하고 억제한다. 애인을 여럿 둔 남자는 찬사를 받지만 애인을 여럿 둔 여자는 그렇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최악이다. 이 나라에서 여자들은 투표를 할 수 없고 성폭행을 당하면 법정에서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여성은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없고 여행을 하거나 병원에 갈 때에도 남자 보호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이런 여성차별은 인적 자본의 큰 손실을 초래한다. 인구의 절반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집에서 죽어가니 나라가 퇴보하는 건 당연하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문화가 대뇌피질의 도움을 받아 파충류 뇌의 욕구를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이다. 전문 기술과 수준 높은 문화를 관장하는 대뇌피질은 먹고 자고 섹스하고 화장실에 가는 등의 기본적인 쾌락을 높은 차원의 문화와 예술로 바꾼다. 미국에서 술은 취하기 위한 수단이고 범죄의 온상으로 여겨지지만, 프랑스에서 술은 식사 전 입맛을 돋우어 주며 맛의 감각을 키워주는 중요한 음식 문화다. 많은 나라에서 집안에서 하는 취미 활동을 사소하게 여기지만, 1년의 절반가량이 어둡고 혹독한 겨울인 북유럽 국가들은 집안에서 하는 취미 활동을 음악, 문학, 미술, 디자인 등 수준 높은 예술로 끌어올렸다. 

파충류 뇌의 욕구를 즐거움으로 바꿔서 성공한 기업도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늘 어떻게든 가능한 한 즉시 만족을 얻고자 하며 공동체로부터 받아들여지고 인정받길 원하는 파충류 뇌의 욕구를 충족시켜 성공했다. 스타벅스는 8만 7천 가지 메뉴를 제공하며 일회용 컵에 고객의 이름을 쓰고 일정 이용 금액을 달성하면 이름이 새겨진 금색 카드를 준다.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고 대접받고 싶어 하는 파충류 뇌의 욕구를 제대로 간파한 서비스다. 나라든 기업이든 본능에 충실한 문화가 승리한다. 억제하고 감춰야 하는 줄만 알았던 본능이 성공의 키포인트라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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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愚民)ngs01 2016-05-11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의 상술에 놀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