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최신 인지심리학이 밝혀낸 성공적인 학습의 과학
헨리 뢰디거 외 지음, 김아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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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학생 한 명이 보는 시험을 대략적으로 세어보니 중간, 기말고사, 수행평가, 쪽지시험, 여기에 각종 입학, 졸업 시험, 학원 시험, 자격증 시험, 외국어 시험, 취업 시험 등등을 더하니 수십 여 개에 이른다. 시험만 보다가 학창 시절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한 시험. 그런데 이게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란다. 125년의 학습 연구, 40년의 인지심리학 연구, 11인의 학자가 공동 수행한 연구를 통해 도출된 하버드 대학교가 인증한 공부법을 담은 신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따르면, 책을 반복해서 읽고 암기하는 전통적인 공부법보다 학습한 지식을 꺼내는 '인출 연습'이 효과적이며 시험은 인출 연습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시험을 보면 이전에 공부한 내용을 다시 기억해내는 작용, 즉 '반추'를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망각되는 지식을 다시 되살리게 되고, 이를 반복하면 뇌 속에 확실한 지식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영어학원에서 매번 영단어 100개씩 쪽지 시험을 보면서 영어 성적이 많이 올랐는데, 이제 보니 단어를 한번에 많이 외워서가 아니라 쪽지 시험을 통해 이전에 외운 단어를 반복해서 인출하는 연습을 한 게 효과가 있었나 보다. 



어렵게 배우면 오래 남는 것도 반추의 원리다. 미국에서는 '학습을 위한 글쓰기'라고 해서 수업에서 배운 주제에 대해 반추하며 짧은 글쓰기를 하는 과제가 있는데, 남이 쓴 글을 베껴 쓴 글과 달리 자신이 직접 손으로 쓴 글은 기억한 양이 월등히 많았다. 직접 노트 필기를 하거나 과제물이나 레포트로 작성한 내용은 기억에 오래 남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것 같다. 일에 착수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 진짜 지식이며 노하우라는 대목도 주의 깊게 볼 만하다. 일에 필요한 지식이라고 해서 경영이나 회계 등 취업에 필요한 지식, 법률이나 의학 등 전문 직업적 지식만은 아니며, 인문, 사회, 자연과학 등 여러 분야의 학문을 두루두루 알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이는 김정운의 <에디톨로지>라는 책에 나온 '편집'이라는 개념과도 맥락이 일치한다. 바야흐로 새로운 지식, 새로운 공부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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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4-12-2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쓸 줄 아는 리터러시 능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암기만 하면 며칠 지나면 잊어버리기 마련인데 반복해서 쓰거나 다시 새롭게 쓰다보면 기억이 오래 가더군요. 저도 이 책에 관심이 있었는데 키치님의 서평을 읽어보니까 공부 잘 할 수 있는 새롭고 특별한 비결은 없는 것 같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