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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했다는 점과 높은 교육열로 인해 문맹률이 낮고 지능이 높다는 점 때문에 대한민국과 이스라엘, 한민족과 유대인은 자주 비교가 된다.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시즌이 되면 유대인은 노벨상을 타는데 왜 한국인은 못 타느냐는 소리도 심심찮게 듣는다. 이렇게 보면 이스라엘이 참 가까운 나라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 말고는 더 알고 있는 게 별로 없다. 기독교의 성지 예루살렘이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분쟁 때문에 중동의 화약고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친미 성향이 강하다, 뿌리 깊은 유대인 박해의 역사를 안고 있다는 정도...?

 

이번 주말 <경제기적의 비밀>을 읽으면서 내가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해 이제까지 얼마나 '몰랐는지를 알게 되었다'. (써놓고보니 소크라테스가 한 말과 비슷하다. 오오...!) 저자 이영선은 1991년 KOTRA에 입사한 후 해외무역관으로 폴란드, 호주를 거쳐 2009년 8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이스라엘 텔아비브 무역관장으로 근무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근무 당시 알게 된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정치, 경제, 군사 등의 이슈까지 꼼꼼하면서도 재미있게 잘 정리되어 있다.

 

먼저 이스라엘이 단시간 내 경제성장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유대인보다 한국인보다 똑똑한 것은 아니다. 학업성취도, 교육열 모두 한국인이 더 높다. 유대인이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개방성이다. 유대인은 세계 전역을 떠돌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족구성이 다양하고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 순수 유대인은 많지 않아도, 유대인 혈통을 지닌 사람은 수없이 많다. 그래서 유대인 중에 유난히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에는 기독교의 성지 예루살렘이 있다. 하지만 성지순례를 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한국의 기독교인 중에는 이스라엘에 기독교인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믿는 종교는 유대교지, 기독교가 아니다. 유대교와 기독교가 어떻게 다른지는 이 책에 잘 설명이 되어 있다. 나도 이 차이를 잘 몰랐는데 책을 읽고 확실히 알게 되었다.

 

팔레스타인과의 분쟁 문제는 잘 알려져 있어서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책에서 보면 이스라엘 사람 중에는 남한이 북한에 대해 너무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은 물론 다른 중동 국가와의 분쟁에 있어서도 철저히 공세적인 입장을 취한다. 이는 이스라엘의 지리적인 약점과 국제정치상의 취약한 입지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 늘 이스라엘을 안 좋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이스라엘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뿌리 깊은 유대인 박해의 역사에 관해서 알게 되었다. 유럽 사람들은 유대인을 매우 싫어한다. 유럽 국가나 미국의 문학 작품과 영화, 드라마 등을 보면 유대인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심과 차별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경우가 아주 많다. 요즘 읽고 있는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프라하의 묘지>에도 주인공이 유대인을 혐오하는 내용의 발언을 한다. 유대인이 예수를 죽였기 때문이라든가, 유대인이 예로부터 고리대금업을 하면서 부를 쌓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는 그 외의 이유들도 소개가 되어있다. 특히 히틀러가 유대인을 혐오하여 그 끔찍한 홀로코스트라는 범죄를 저지른 이유도 나와 있다. 충격적이었다. 

 

다 쓰고 보니 글에 유난히 '알게 되었다', '알 수 있었다'는 말이 많다. 그만큼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 많다. 책 내용 중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겉으로 봐서는 유대인을 구분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옛날에는 게토도 있고, 유대인과 결혼하는 것을 엄격히 금해서 겉모습만 봐도 구분이 되었는데, 이제는 거의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는 기네스 팰트로, 스칼렛 요한슨 같은 배우도 유대인이라고 한다. 시나고그의 엄숙한 분위기와 그녀들은 어쩐지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결국 유대인이 그 끔찍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살아남은 비결 역시 개방성이 아닌가 싶다. 어떤 민족이든, 인종이든, 국적이든, 계층이든 가리지 않고 끌어들이고 받아들이면서 유대인의 세력을 점점 넓힌 것이다. 그 엄청난 포용력과 강력한 전파력(?) 때문에 다른 민족들이 경계하고 두려워했던 것은 아닐런지. 앞으로 이스라엘이나 유대인에 대한 글이나 기사 같은 걸 접하면 전과 다르게 귀를 쫑긋 세우고, 아니 (글이니까) 눈을 번쩍 뜨고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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