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있는 식탁 - 한겨레신문 맛 기자 박미향의 사람 그리고 음식 이야기
박미향 글.사진 / 인디고(글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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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에 대한 관심만큼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텔레비전만 봐도 몇 년 전까지는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정도가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음식에 대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케이블 음식 전문 채널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얼마 전 방영되었던 '마스터 셰프 코리아', 일명 '마셰코'의 인기는 주목 할 만하다. 요리 잘 하는 연예인은 물론 연예인 뺨 치게 인기가 높은 '스타 셰프'들의 등장도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한몫 했다.

 

출판계도 맛에 주목하고 있다. 예전에는 맛에 대한 책, 음식에 대한 책 하면 요리책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맛과 음식에 관한 책이 나온다. 가령 오가와 이토의 <달팽이 식당>,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 등 음식에 관한 소설은 참으로 많고, 얼마 전에 읽은 황경신의 <위로의 레시피>, 일본 작가의 <도시락의 시간>,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 등을 음식에 관한 에세이로 들 수 있다.

 

<인생이 있는 식탁> 역시 음식에 관한 에세이다. 음식에 관한 책이 요즘 하도 많이 나와서 '또야?'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 책은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 강점이 있다. 바로 '직접 가서 먹을 수 있다'는 점. 어떤 책은 소개된 음식이 너무 비싸거나, 파는 곳이 외국에 있거나, 이제는 아예 사라져서 먹어볼 수도 없는데, 이 책에 소개된 음식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먹을 수 있고, 추천한 음식점도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있어서 가까운 곳은 바로 달려갈 수도 있다. (나도 가까운 곳 몇 군데를 골라 놓았다. 주말에 가봐야지ㅎㅎ)

 

저자 박미향은 사진기자로 기자생활을 시작하여 현재 한겨레신문사 문화부에서 '음식 기자'로 일하고 있는 분이다. 사진기자 출신이라고 해서 사진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지 않고 글 위주로 되어 있는 점이 신선했다. 특히 글 한편 한편이 읽기가 쉽고 재미있어서 글의 맛, 이른바 글맛이 쏠쏠했다. 알고보니 이미 세 권의 책을 내셨고, MBC 라디오 '여성시대'에 출연한 경력도 있을만큼 유명한 분이시라고. 글의 내공, 맛의 내공이 장난 아니다 싶었는데 역시나 싶었다.

 

이 책의 특징 또 하나는 소개된 음식의 버라이어티가 넓다는 것이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을 총망라하는 데다가, 한식만 해도 비빔밥, 대구탕, 곱창, 닭튀김 같은 일반적인 음식부터 삼치회, 생멸치조림, 고기국수 같은 지역색이 묻어나는 음식까지 다양하다. 양식 또한 건대입구에서 맛볼 수 있는 파스타, 서울 도심에서 유럽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벨기에 와플, 코코뱅 같은 낯선 프랑스 요리에 심지어 와인까지 소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에 곁들여져(!) 등장하는 인물들의 범주도 버라이어티 하다. 지인의 가족, 가까운 친구는 물론 (내가 요즘 푹 빠져 있는 ㅎㅎ) 소설가 김중혁, 거기에 안철수 후보와의 웃지 않을 수 없는 일화까지...!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음식으로 풀어내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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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10-16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내공, 글맛이 쏠쏠한 책이라니 구미가 당깁니다.
그나저나 키치님 글맛과 내공도 만만찮네요. 발견하는 기쁨이랄까요.

키치 2012-10-22 18:27   좋아요 0 | URL
이 책 저자는 음식기자님이라서 그런지 글을 맛나게 잘 쓰시더라구요.
아직은 이렇게 글 잘 쓰시는 분들 보며 배우는 수준이지요... ^^
그래도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힘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