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겨울이 참 좋았다. 방학도 길고, 내 생일도 있고, 크리스마스도 있고, 운동장 가득 눈이 쌓이면 친구들이랑 눈싸움 하고 눈사람 만들면서 노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니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좋아진다. 일단 겨울 내내 달고 다니는 감기 걱정 없어서 좋고(에어컨 바람 조금만 쐬도 냉방병에 걸리는 저질 체력이지만), 무거운 코트 안 입고 다니는 것도 좋고, 냉면, 콩국수, 팥빙수 등 여름에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들까지...! (아 콩국수 먹고 싶다ㅠㅠ)

 

하지만 단 하나 좋아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여름 하면 피해갈 수 없는 노출. 

 

학생 때는 키가 크니 살집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되지도 않는 변명을 하며 버텼지만, 이제는 젖살이라고 하기엔 민망하고, 자기관리를 게을리한 결과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몸이 되고보니 반바지를 입을 때마다 한숨부터 나오고, 아무리 더워도 민소매를 택하기가 부끄럽다. 그래서 올해는 지난달부터 기간을 넉넉히 잡고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식사량은 평소보다 줄이고, 간식도 안 먹고, 물과 우유, 두유를 자주 마시고, 운동도 매일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읽었다.

 

 

 

<뚱뚱하지 않게 보이는 법>은 샤를라 크룹이라는 미국의 스타일 전문가가 쓴 책으로, 스타일링 뿐만 아니라 화장, 다이어트, 성형에 이르기까지 '뚱뚱하지 않게 보이는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실제로 보면 마르다 못해 곧 사라질 것처럼 깡마른 여자 연예인들도 옷에 따라, 스타일링이나 메이크업에 따라 부해 보일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니 보통 체중, 또는 그 이상의 체중인 여성들은 오죽하겠는가.

 

메모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먼저 상의는 포인트를 준다는 생각으로 화려하게 입어도 된다. 다만 부해 보이지 않는 색상을 고르도록 하고, 곡선이 살아나는 라인을 고르고, 되도록 V넥을 입는다. 하의는 전체적인 라인이 세로가 되게 입는다. 가령 짙은색 스키니 진이나 펜슬 스커트를 입고, 신발은 통굽이나 플랫 슈즈보다는 하이힐로. 신발과 하의의 색깔을 맞추면 다리가 더 길고 몸이 길쭉하고 슬림하게 보인다고 한다.

 

  

 

 

 

<당신이 놓치고 있는 외모의 비밀>.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 낚였다 -_-; 다이어트나 미용 정보가 담겨 있을 줄 알고 골랐는데,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었다. 저자는 하버드 의대에서 뇌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마리 파신스키와 미용 칼럼니스트 조디 굴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좋은 인간 관계를 형성하고, 많이 웃고, 즐거운 생각을 하는 등 뇌에 좋은 자극을 줌으로써 외모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해도 되고, 공감도 가지만, 당장 내가 원하는 내용은 아니어서 아쉬웠다. 

 

 

 

 

 

 

 

몸에 대해 더 알아볼 생각으로 최재천 교수님의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몸문화연구소에서 나온 <내 몸을 찾습니다>도 읽었는데, 이 책들은 따로 리뷰를 써야겠다.

 

 

 

 

이제까지 체조나 스트레칭, 운동법에 대한 책을 사본 적이 없었는데, 얼마 전 모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구입하면 줄넘기를 같이 준다길래 처음으로 사봤다. (ㅎㅎ) '허리베개 다이어트'가 뭔가 했더니 골반을 교정하여 체형을 바로잡고 다이어트 효과도 보는, 일본 방송에서 자주 본 정체 요법 비슷한 것이었다. 책에는 한 번만 해도 허리가 몇 인치씩 줄고, 한 달이면 10kg가 빠진다고 나와 있는데, 뭘 잘못한 건지 나는 그만큼 극적인 효과는 못봤다. 그래도 바쁜 일상 속에서 이 책을 보며 동작을 따라하는 시간만큼은 스트레칭도 하고 명상도 하면서 몸을 편하게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다. (그래도 시간이 좀 더 걸려도 좋으니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살이 빠졌으면 좋겠다...ㅎㅎ)

 

 

 

 

<허리베개 다이어트>가 꽤 마음에 들어서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한 권 더 구입해봤다. 바로 <다리 다이어트>. <허리베개 다이어트>가 골반 위주로 스트레칭을 하는 책이라면, 이 책은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 등 하체 위주로 스트레칭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4주 동안 하루에 하나씩 따라해볼 수 있는 동작이 소개되어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고, 동작도 크게 어렵지 않아서 괜찮은 것 같다.

 

 

 

 

 

 

 

이렇게 최근 읽을 책들을 쭉 적어놓고 보니 다이어트를 계기로 평소 잘 안 읽는 분야의 책들도 읽고, 이제까지 잘 몰랐던 과학이나 생물, 신체에 대한 지식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올 여름이 살은 빠지고 삶은 더 풍성해지는, 그런 시간이 되어야 할텐데...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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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2-06-06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안녕하세요. 거의 모든이의 고민인 것 같네요. 경험상보면 운동과 먹는거 control인데, 운동은 또 weight lifting하고 cardio계통을 병행해주어야 하네요. 오래 해보고 나니까 운동은 어느 정도 지나면 익는데, 음식 control이 젤 어려운 것 같아요. 건승을 빕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