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침묵하지 않는다 - 오리아나 팔라치, 나 자신과의 인터뷰
오리아나 팔라치 지음, 김희정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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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기자이자 작가인 오리아나 팔라치가 생전에 쓴 자신에 관한 글들을 엮은 책이다. 제목과 저자만 보고 자서전일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팔라치가 남긴 글과 메모를 선별해 만든 책이다(어쩐지 자서전이라기에는 얇더라). 그래도 팔라치의 생애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대체로 빠짐없이 담고 있어 팔라치에 대해 알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팔라치가 기자 또는 작가로서 쌓은 업적보다는, 평생의 연인이었던 그리스의 혁명가 알렉산드로스 파나굴리스(알레코스)와의 일화에 더 큰 비중이 할애된 점은 아쉽다. 


팔라치는 1929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부모 둘 다 무솔리니가 이끄는 독재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아버지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투신하기도 했다. 생계가 불안했으므로, 팔라치는 뛰어난 성적으로 의대에 입학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지 않아 학교를 그만두고 신문사에 기자로 입사했다. 특파원 자격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와 미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중, 언론인이었던 삼촌의 권유로 종군기자에 지원해 이후 베트남 전쟁, 멕시코 반정부 시위, 중동 전쟁, 아프가니스탄 내전, 걸프전 등에서 활약했다. 


팔라치는 헨리 키신저, 아야톨라 호메이니, 덩샤오핑, 달라이 라마, 야세르 아라파트 등 20세기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인물들을 취재한 것으로 유명하다. 책에는 키신저와 호메이니를 인터뷰하고 쓴 후기가 나온다. 키신저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부터 팔라치를 무시했고, 인터뷰를 마친 후에는 공개적으로 팔라치를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 호메이니를 인터뷰할 때는 지켜야 할 이슬람 율법이 너무 많아서 정작 호메이니를 직접 대면했을 때는 나이보다 훨씬 더 늙어 보이는 노인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덩샤오핑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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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2-10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치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시고,
항상 행복과 행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