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100일 정진, 21일차
<不用求眞/불용구진/참됨을 구하려 하지 말고,
唯須息見/유수식견/오직 망령된 견해만 쉴지니라>
마음을 쉰다는 것은 끊임없이 올라오는 생각들로부터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내 머리 속, 혹은 내 마음 속에 떠오르는 무수한 생각들.
그런 생각의 찌거기들은 항상 내 속에 존재하다가 내가 제어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 나도 모르게 전면으로 부상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잡념은 말 그대로 생각의 찌거기들 이다.
결코 실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생각과 마음 속에서는 곧 실재할 것 같은 불안감을 동반하게 된다.
이때 부터 이 찌거기들은 불안한 마음을 양분 삼아 점차 형상을 갖추어 지기 시작한다.
이제 망념은 망견으로 변했다.
공한 생각에 불과한 것이지만 어느새 내 의식 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나는 이 헛된 망상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바로 *전도몽상(顚倒夢想), 즉 뒤바뀐 꿈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전도몽상에서 바르게 깨어 날 수 있을까?
전공전변(前空轉變) 앞의 공함이 전변함은
개유망견(皆由妄見) 모두 망견 때문이니
불용구진(不用求眞) 참됨을 구하려 하지 말고
유수식견(唯須息見) 오직 망령된 견해만 쉴지니라
승찬스님은 참됨도 구하지 말라고 했다.
진리를 추구 한다면서 공함을 쫓고, 진리가 아님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오직 내가 일으키는 모든 생각들을 쉬어야 한다.
유위법이 작위적인 생각이라면, 그 작위적이며 인위적인 모든 생각과 행동을 쉬어야 한다.
그 쉼이 바로 유위법에서 무위법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해당된다.
쉼이란 놓는 것이다.
선가(禪家) 에서는 이를 가르켜 *방하착(放下着) 이라고 했다.
엄양이란 스님이 *조주(趙州:778~897)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방하착!
이미 한 물건도 없는데 무엇을 내려 놓습니까?
그럼 그냥 짊어지고 가거라.
이에 엄양은 깨달았다.
깨달음이란 것도 어쩌면 망견일 수도 있다.
그러니 오직 내려 놓을 뿐이다. 방하착!
주: 不用: 아닐 불, 쓸 용: ~ 쓰지 마라
求眞: 구할 구. 참 진 : 참됨을 구하다.
唯須: 오직 유, 모름지기 수 : 모름지기 오직
息見: 쉴 식, 볼 견: 보는 것을 쉰다. 즉 헛되게 보는 (망견) 것을 쉰다.
*전도몽상(顚倒夢想) : <반야 심경> 의 구절 중에서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구절에서 나온 것으로, 뒤바뀐 헛된 꿈에서 멀리 떠나야 구경열반에 이른다는 뜻임.
*방하착(放下着): 마음 속의 집착,원망,갈등 같은 번뇌를 내려 놓으라는 뜻. 나를 괴롭게 하는 그 마음을 내려 놓고 쉬라는 말이다.
*조주(趙州:778~897): 육조 혜능이후 남종선을 이은 당나라 중기 대표 선사. ‘뜰 앞의 잣나무’, ‘차나 마시게’ 같은 선문답 일화로 유명함.

By Dharma & Mah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