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정원 - 산, 들, 나무, 꽃 위인들이 찾은 지혜의 공간
성종상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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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아무리 문명을 발달 시켰다 해도 자연을 벗어날 수가 없다. 동식물 구분 없이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 속에서 살고 그 안에서 생을 마감한다. 평소 산책을 좋아해서 집 근처 또는 공원을 걷는 데 그곳을 갈 때마다 느낀 건 고용함과 자연 속에 있는 그 자체가 너무 좋다는 사실이다. 식물을 가꾼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인간에게 안정을 주기도 하며 특히, 흙을 만져가면서 꾸민다면 더더욱 큰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오늘 만난 <인생 정원>을 위인들이 찾은 자연 안에서 무엇을 얻고 깨닫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물론, 이들이 직접 꾸민 정원 사진도 있어 시각적인 즐거움도 있다. 또한 이들의 공통점은 힘든 시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정원을 찾곤 했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정원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였기에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헤르만 헤세를 시작으로 저자가 소개한 문인들은 직접 정원을 꾸미고 가꿨다. 전쟁과 황폐해진 나라로 인해 헤세는 서양 사상 뿐만 아니라 동양 사상에 관심이 많아 자연과 사회의 화합을 추구했으면 이는 독일인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 분야로 오히려 한국과 일본에서 독자층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어, 다산 정약용 역시 일생을 정원이라는 공간을 소중하게 생각한 만큼 여러개가 있다. 가는 곳만 작은 정원을 만들기도 했고, 정원 생활을 통해 다산이 풍부한 식물학적 지식이 많았다는 것과 산지에 맞게 직접 땅을 가꾸며 감수성과 공감 능력의 소유자였다. 다산은 "먹을 수 있어야만 실용이 아니라 정신을 기쁘게 해서 뜻을 길러 주는 것도 가치가 있다"라고 할 만큼 정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독일 최고의 대문호인 괴테가 식물학자이며 비교해부학자라, 변호사 였다는 것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젊은 나이에 출간한 책 성공으로 작가로 알려졌지만 알고보니 조경가, 정원가였다.

 

이를 비롯해 퇴계 이황, 미국 세 번째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영국 찰스 3세, 원스턴 처칠, 정조 대왕, 모네, 소새옹 양산보, 고산 윤선도, 안평대군 이들은 모두 정원에서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울 때 안식처를 자신의 철학과 이상을 찾아내고 발전 시켰다. 이중 토머스 제퍼슨은 자연에서 기독교, 정치철학, 과학의 출발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했고, 미국 경제적 자립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식물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공간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매개체로 사용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는 많은 노예를 데리고 있었으면 그 중엔 흑인 노예 사이와 자녀 6명이 있었지만 이들 역시 노예로 살아야 했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라고 했지만 정작 그의 삶에선 이뤄지지 않았기에 이건 여전히 그의 흠으로 남아있다. 정원 하면 영국이 떠오르게 되는 데 찰스 3제는 어릴적 할머니의 추억을 담아 기념으로 작은 정원을 만들었고 왕위 계승 후 어릴 적 살았던 클라렌스 하우스에 거주했다. 대표 궁전인 버킹궁엄과 천년 역사를 지닌 윈저궁은 사슴공원, 새빌정원, 롱 워크 등 여러 개의 공원과 정원이 이뤄져 있으면 일반이들이 다닐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 그에게도 정원은 특별한 곳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했고, 현대문명이 가져다 준 자연 훼손과 전통적 가치 소멸 등 인간과 자연 중심 가치를 주장한 인물이다.

 

이어,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터 처칠은 장수하면서 그가 지은 정원은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자녀들과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어릴 적 성정에 대해 아버지는 부정적 시선을 주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가 이룬 업적은 한 인간이 아닌 영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의 판도를 바꿨다는 사실이다. 그 역시 전원생활을 즐겼으며 전쟁으로 집을 소유할 형편이 되지 못했을 때 전원 속의 집을 빌려 아쉬움을 달래곤 했었다. 더 나아가 그림까지 잘 그렸다고 하니 천재가 아니었나? 하지만, 정원은 그에게 삶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매개체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이상적인 가정을 꿈꾸었다. 보통 정원하면 서양을 떠올리게 하는 데 첫 장 다산 정약용 이후 정조대왕을 소개하는 데 이는 역사에 정말 정점을 이룬 왕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할아버지의 후원으로 왕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반대파 세력이 불안한 처지였다. 그렇다보니 후원은 어느 세속에서 벗어나 유일하게 안정을 취하고 앞날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서예와 그림, 시문, 그리고 음악에도 뛰어난 군주로서의 면모를 갖춘 정조대왕은 유능한 인재들과 같이 후원을 산책하며 시를 풀어내기도 했었다.

 

누군가는 많은 정원을 지어 생을 살기도 했지만 소쇄옹 양산보는 '소쇄원' 한 곳만 있다. 후손이 잘 보존해서 현재까지도 볼 수 있는 데 중간에 새로 짓기도 하고 원래 소쇄원은 그림이 사라져 200년 후에나 그려졌지만 그래도 귀중한 자료다. 벼슬길 버리고 초야에 묻혀 삶을 선택했지만 그가 남긴 이곳은 당시만 해도 많은 문인들이 드나들던 곳이었다. 훗날 지어진 이름이 '소쇄원'이지만 그의 뜻을 알고나면 세상 욕망을 버리고 이곳에서 맑고 깨끗한 기상을 기르고 싶었던 것을 알게 된다. 정원은 앞서 적었듯이 한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모든 사람들이 아는 것도 아니다. 뜻하는 바가 달랐지만 <인생정원>에서 만난 인물들은 자연이 인간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이것을 알고 있었다. 자식이 죽고 유배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음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고산 윤선도는 그 아픔을 정원 속에서 위로와 치유를 받았다. 단순히 아름답다고 즐기는 공간이 아닌 본연의 모습을 보고 일어서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정원을 가꾸기도 그렇다고 쉽게 소유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자연과 가까이(산책) 하면 이들과 같은 위안과 치유를 받을 수가 있다. 자연은 늘 그자리에 있으니 말이다.

 

자연법칙으로 이뤄진 미학적 장으로서 자연은 퇴계에서 심미의식을 체험하고 즐기는 장이기도 했다. 퇴계는 어렵고 유쾌하지 못한 공부만을 하기보다 한가하게 쉬면서 정서를 함양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퇴계 이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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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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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은 말 대신 전달하는 것으로 청각이 아닌 시각으로 감각을 깨운다. 같은 표현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의 관심을 끌기도 하는 데 오늘 만난 <문장의 맛>은 수사법과 수사학 공식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여기엔 셰익스피어의 문장를 단락마다 거의 예시로 들면서 그가 완벽한 문장을 쓴 것이 아닌 다른 이의 문장을 가져왔지만 여기서 수사학으로 표현했기에 더 빛을 발하게 된 것임을 말한다. 즉, sns에 요리 과정이 나왔고 이를 보고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원리다. 글을 쓴다는 게 어떤 것인가? 최근 관련 주제로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작년 부터 거의 매일 에세이처럼 글을 쓰고 있는 데 거의 일기 형식이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니 편안하게 쓰는 데 쓰다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솔직한 감정보단 조금 꾸며서 쓰려고 노력한다. 즉, 수사학을 적용해 보려고 하는 데 이게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수사학을 배웠냐? 아니다 본능적으로 한 문장이라도 집중이 되는(?),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 마크 포사이스는 <문장의 맛>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언어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가진 인물로 그가 쓴 책은 제목만 봐도 이 분야의 전문가임을 알 수 있다. 책은 총 39개의 수사학을 알려주고 본문엔 예시로 소설과 영화의 장면들을 적어 해당 수사학에 대한 설명을 한다. '두운(인간은 똑같은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선호)법'을 시작으로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가져와 알려준다. 그런데,문장을 읽고 있다보면 이런 문장이 수사학의 한 부분이었어 라고 의아할 때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쓰는 모든 문장을 이 기법으로 바꿀 수가 있다는 의미다. 단조로운 문장을 강하게 남기기 위해서 끝을 마무리 짓지 않는 '돈철법' 본문 예시에 "방 청소해, 그렇지 않으면 ㆍㆍㆍ" 이런 방식이다. 그리스에서는 수사학이 기본으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았는 데 왜 그들이 노력을 했는지 이 문장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또한, 책은 번역본으로 사용 언어는 '전치법'이다. 전치법이란 단어의 순서를 엉뚱하게 바꾸는 것인 데 영어는 단어들이 들어가야 할 자리가 마련 되어 있어 블록처럼 끼워 맞추는 것인데 명사를 수식하기 위해 등장하는 문법은 한정사->형용사 ->명사 다. 톨킨은 어릴 적 친모에게 녹색의 거대한 용이라고 말했다가 거대한 녹색의 용이라고 지적을 받았다. 우리 역시 어순이 어긋나도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전치법을 자주 쓰지는 않지만 간혹 영화 대사로 등장하면서 한 번 쯤 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마침표 역시 영문법에 중요한 구두점이다. 보통, 문장이 끝나는 것을 난타낼 때 쓰지만 미국인은 본인의 말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이 구두점이 고대 수사학에서 가장 복잡하고 난해한 개념 중 하나라고 하는 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지는도 모르지만 중요하게 믿었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의 예문은 구두점 즉, 도미문이 없이 이어지는 데 이 뿐만 아니라 존 밀턴의 [실낙원] 의 일부 문장을 발췌한 것을 보면 마침표가 보이지 않으니 왠지 계속 연장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사일의' 수사법이 있는 데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이건, 형용사와 명사로 이뤄진 문장에서 앞 형용사를 다른 명사로 교체해 표현하는 것이다. 본문 예시로 "나는 시끄러운 도시에 간다" -> "나는 소음과 도시에 간다" 라고 바꾸니 앞 문장이 현실적인 도시 모습이라면 뒷 문장은 도시가 아닌 등장 인물의 감정을 먼저 느끼게 되었다. 소설을 읽다보면 이런 표현들이 종종 있었는 데 이것 역시 수사학이었다니 놀랍다. 그런데 이것을 셰익스피어를 제외하곤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하니 왜그랬을까? 저자의 말로는 셰익스피어 초기 작품에 이사일의이 거의 등장하지 않다가 갑자기 우수수 쏟아졌다고 하고 그 때 발표한 작품이 대부분 정점에 오른 것이다. 이를 보면 정말 셰익스피어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의문점이 많기도 하지만 그가 남긴 흔적은 연구를 해도 끝이 없다. 또한, 영어에서는 동사가 중요하다. 한국어는 동사가 맨 뒤지만 영어는 주어 다음으로 나와 과거인지, 미래인지, 현재인지를 알려준다.

 

때론, 동사가 없는 문장이 등장하기도 하는 데 앞서 적었듯이 동사는 그 문장의 상태를 보여주는 데 동사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독자에게 단순히 배경을 보여주는 것인지, 과거인지 현재인지 아무거나 생각을 할 수가 있다. 저자는 디킨스의 소설 [황폐한 집] 첫 문장인 '런던'를 예시로 들면서 훌륭한 문장이고 작가 자신만이 무슨 말을 할지 아는 것으로 런던의 모든 것을 말하고 서서히 좁혀가는 것임을 설명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그동안 소설을 읽으면서 홀로 던져진 단어들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와~정말 놀랍다. 왜 그리스에서 수사학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간결한 표현이라도 이것이 어떤 수사학이면 심리적으로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문장에서도 만났다. 초반 읽을 때는 번역본으로 어색했는 데 읽을 수록 수사학 기법이 무엇이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게 되니 흥미로웠고 앞으로 글을 쓸 때 의식해서라도 사용을 해봐야겠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을 신성한 존재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대게 다른 사람들이 쓴 내용을 도용했다. 단, 이 극작가는 도용한 것을 더 훌륭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기 위해 그는 수사법 공식과 수사적 표현이라는 꽃을 활용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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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사이판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사이판 여행 가이드북, 2024-2025 개정판 에이든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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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은 휴양지로 전부터 들은 곳인데 정작 가 본 적이 없다. 아마, 다른 휴양지보다 더 많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그리고 오늘 사이판을 제대로 여행 할 수 있게 타블라라사에서 출간된 <에이든 사이판 여행지도>를 만나게 되었다. 앞서 두 권의 타블라라사의 여행가이드북을 살펴봤는 데 이번에도 큰 지도와 알찬 내용으로 꽉 차 있다. 특히, 사이판은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차지하기 위해 3주간 전쟁끝에 미국이 승리하고, 일본은 패배하면서 많은 군인들이 자살을 선택하기도 했었다. '사이판 ' 그 자체가 참 아픈 역사도 많은 곳임을 다시 한번 각인 하게 된 순간이었다. 사이판은 중심섬을 두고 두 섬이 더 존재하는 데 이곳 역시 여행이 가능하다. 이곳에 관해선 명칭만 들어봤기 때문에 무엇을 할 수 있고 볼 수 있을지 궁금했었다. 휴양지 자체는 바닷가와 이와 같이 액티비티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이곳 역시 그렇다. 거리 비교를 보면 서울 광화문에서 분당까지 직선거리가 약 23km이며, 렌터카도 가능한 데 시내 주행 속도가 56km/h를 넘어서도 안되고 특히나 스쿨버스를 추월해서 안된다.

 

지도 속에 있는 사이판의 액티비티를 보니 정말 다양한 활동을 소개해 준다. 스노클링은 기본으로 선셋크루즈, 고카트, 씨워커 등 바다에서 할 수 있는 게 다양하다. 특히, 고카트는 시속 최대 60km로 트랙을 도는 데 운전 면허 없이도 탑승이 가능하다. 몇 년 전에 보라카이 갔을 때 고카트를 탔었는 데 운전을 하지 않았어도 무리 없이 시내를 돌 수가 있었다. 또, '별빛투어'도 있는 데 환경이 좋은 곳일 수록 어두운 시간엔 밤 하늘에 별이 선명하고 보이니 사이판 이곳에서의 별빛투어는 잊지 못할 거 같다. 대부분 여행을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 가면 같은 곳이라도 달리 보인다. 사이판엔 '한국인 위령탑'이 있는 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의해 강제로 끌려와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탑이다. 그렇다보니 막상 관광지로 가기엔 한편으론 마음이 숙연해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숙박시설. 사이판 대표 리조트 9곳을 소개하는 데 그 중엔 한화 그룹에서 운영하는 곳이 있다. 여기에 가족단위 숙박을 위한 대형 풀빌라도 있다고니 가족여행으로 꼭 가보고 싶어진다. 골프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홀이 있는 숙소도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소개하고 있다. 15개의 섬으로 된 북마리아나 제도. 최근 섬을 주제로한 <킨포크 아일랜드>를 읽었는 데 이곳은 휴양지와 다른 분위기를 준 도서다. 타블라라사에 나온 가이드북을 읽으면서 섬이라는 공간이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섬으로의 여행은 낯선 곳이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 여러 섬이 있지만 괌에 이어 사이판도 여행 리스트에 올려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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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괌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괌 여행 가이드북, 2024-2025 개정판 에이든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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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 하면 대부분 동남아시아가 떠오르고 그 중엔 괌이 포함 되어 있다. 패키지로 엄마와 같이 여행을 다녀봤지만 휴양지가 아닌 그 나라 지역의 유명 관광단지, 음식 등 위주로 다녔다. 물론, 휴양지에도 볼거리와 그 나라의 문화 등을 만나기도 하는 데 왠지 '괌'하면 그냥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이라는 게 먼저 떠오른다(물론 액티비티한 것도 있다). 언제부터 인가 가자는 생각만 하다가 내년을 목표로 두고 있고 패키지 보단 자유여행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타블라사사에서 출간된 <에이든 괌 여행지도>를 알게 되었다. 현재 타블라라사 에서 시리즈로 국내 뿐만 아니라 파리, 런던, 일본 , 대만과 관련된 여행지도책을 출간했다. 최근 제주도 여행지도를 읽으면서 세세한 정보와 각 지역별로 볼 수 있는 것을 구분해서 지도 한장만으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그리고 '괌' 역시 동일하다. 낯선 도시이다보니 생소한 곳이 많은 데 우선 어디를 목적지로 정할지 해서 숙박을 정해도 좋다.

 

 

큰 지도에는 괌의 전체적인 지역과 먹어볼만한 음식 사진을 첨부했는 데 여행하면서 가장 힘든 건 역시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다. 보통 휴양지로 떠난 곳은 현지 음식은 아무래도 관광객 입맛에 맞게 해서 인지 부담스럽지 않았다. 섬이라는 곳이기에 '씨푸드'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는 데 괌은 미국령이다보니 햄버거를 빼놓지 않는다. 바나나를 재료로 한 음식은 tv에서 종종 보곤 했는 데 괌을 간다면 꼭 이 음식을 먹고 싶다. 그런데 여기서!! 괌에서도 배달이 된다는 사실!! 순간 놀라기도 했는 데 한 번쯤은 주문하지 않을까? 또한 괌을 중심으로 쇼핑과 관광지를 지도에 소개하니 정말 이 지도만 가지고 다녀도 솔솔하게 여행을 할 수가 있다. 보통 지도라 하면 종이로 접다 폈다 하면 모서리가 찢겨지는 데 타블라사사에서 나온 지도는 방수도 되고 친환경 돌로 만들어져 있어 손상될 우려가 없다.

 

 

여행의 묘미는 시각적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지도를 펼치고 찾아보는 것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여기에 같이 첨부된 노트와 스티커는 기록도 좋고 특히, 스티커는 지도를 한 번 쓰고 버릴 것이 아니기에 별도로 관광한 곳을 체크하고 나중에 다시 한 번 재방문시 다녀왔던 곳을 기억할 수 있는 용도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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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류경희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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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란 단어는 언제부터 인지 자연스럽고도 자주 듣게 되었다. 오늘 만난 <여전히 미쳐 있는>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 이후 40년 만에 두 저자의 책이다. 40년 전이나 지금 여성 운동은 어떻게 변해 있었나? 1950년 대 페미니즘 운동은 미비했지만 그 씨앗이 되기에 충분히 들끓기 시작했다. 여성의 기준은 남성과 다르게 순종적이고 가정적인 모습만을 강조하던 시기에서 이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려는 과정이 시작이 되었지만 그 앞길은 넘어야 할 장애가 많았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힐러리 로댐을 시작으로 페미니즘의 운동이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시인과 소설가 등 여성 문학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페미니즘 운동의 흐름은 단순히 여성 인권만이 아니라 인종차별과 성차별까지 넘어선다. 이를 보면 혐오의 시작 그 뿌리는 하나였고 그것이 위로 올라오면서 여성과 인종, 성에 대한 차별로 나누어졌다.

 

책을 읽다 보면 이들의 분노는 오래전부터 시작이 되었지만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시인으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실비아 플라스는 남편보다 능력이 뛰어났음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녀의 시에 대한 해설은 미국 내에서도 살아생전 여러 가지 해석이 나왔고 중요한 것은 시를 통해 억압된 여성의 목소리를 풀어냈다는 점이다. 여성 문학인들은 이렇게 소신껏 작품으로 소리를 내고 있었고, 음악으로 목소리를 낸 예술가들도 있었다. '블랙 페미니즘'이라는 용어가 있는 데 그동안 페미니즘 운동을 생각할 때 전체적은 여성 운동이라 생각을 했지만 이민족으로 이뤄진 미국과 다른 여러 나라를 생각하면 그 안에는 백인과 흑인, 라틴계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흑인 인권에 대해 소리가 높아질 때 그 안에서는 여성 흑인의 입장은 흑인 남성 아래에 있다는 점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은 여성이 학교에 갈 수도 없고, 개인적인 공간이 없음을 써 내려갈 때 흑인 여성은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흑인 남성의 성차별이라는 짐을 어깨에 짊어져야 했다. 그 안에는 흑인과 여성차별 속에서 혼란을 겪어야 했던 수많은 여성들 속엔 음악가인 니나 시몬이 있었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전달하는 텍스트와 다른 도구로서 시몬의 음악은 흑인으로서 여성으로 가지게 된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준 인물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 베트남전 반전운동으로 여성운동이 더 움직이게 되었고 나아가 성 혁명으로까지 이어진다. 인권 운동은 여성뿐만 아니라 젠더 운동도 포함을 하고 있다. 여성 강간 사건에 대한 내용은 사건을 다룬 다른 책에서도 종종 읽기도 하는 데 왜 피해자인 여성은 고개를 숙이고 가해자인 남성은 반대일까? 그 깊은 내면에 자리 잡은 성에 대한 인식을 굳이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것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미국 최초 프로파일러를 창시하는 데 도움을 주었던 앤 울버트 버지스는 피해자인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가가야 하는 인식을 바꾼 여성이다. 사람들은 변화가 큰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작은 것이 큰 변화를 일으킨다. 1970년 대 와서야 페미니즘 운동이 활발해지지만 그전까지는 아직 걸어가는 과정이었다. 여성 참정권 획득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놀라움이란... 선진국이니 당연히 여성 인권 역시 빨랐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리고 베트남전 반대 운동을 시작으로 성 혁명이 일어나고 가정생활에만 살아야 했던 여성의 삶은 차차 그 틀을 벗어나려는 파동을 일으켰다.

 

 

펠로시(하원 최초의 여성 대변인)가 일어선다.

거짓 텍스트, 자아도취의 텍스트, 나라를 분열시키고 나라의 안전망들을

와해시키려는 불한당의 텍스트를 찢어발기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가 그저 트럼프의 장광설에 등장하는 "미친 낸시"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그저 미친 여자에 불과한 사람이 아니다.

그녀는 타당한 이유로 여전히 미쳐 있는 것이다.

 

가부장제의 특징은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구분 된다는 점인데 케이트 밀릿의 [성 정치학]에서 이런 구분의 뿌리는 '신화적 요소'가 여성을 억압하는 것으로 생존을 위해서 자신을 부양한 남성에게 의존한다는 것, 인간 삶의 해악이 여성 때문에 생겨났으니 반드시 남성의 통제하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더 나아가 영어 문법에서도 성차별이 존재하는 데 모든 인간을 지칭하는 man, 사람들을 의미하는 men, 성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땐 he라고 한다. 애써 뭐 문법까지 차별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앞서 적었듯이 작은 이런 행위가 점점 스며들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차별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여성 문학인들은 sf를 통해 더 여성 운동과 인권에 대해 발설하기 시작한다. 토니 모리슨, 마거릿 애트우드, 수전 손택, 앨리스 워커, N.K 제미신 , 버니지아 울프 등 그들의 문장으로 비극이 되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었다. 그중 앤 카슨은 '소리'로 성차별이 되는 것을 보여주는 데 인류가 발전한 이후 여성의 존재는 영웅이 아닌 다른 존재로도 그려내지는 것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때론 이런 모습이 점점 여성의 삶을 조여들게 한다는 자체가 무섭다. 그러나, 페미니즘 운동이 커 갈수록 문제는 오히려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같은 여성임에도 다른 여성을 비하는 것이 늘어나는 데 이를 보면 안타깝다.

 

그리고 이런 여성 해방 운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2016년 트럼프와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힐러리 로댐)은 패했고, 그 후 트럼프는 오바마에게 패했다. 최초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백인 남성들은 백인, 남성, 기독교의 우월성을 내세우는 단체에 가입했고 트럼프는 난동을 선동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페미니즘 운동을 더 크게 퍼져갔고 앨리슨 벡델로 인해 어미니 세대 역시 어머니들조차 딸들의 가치를 깎아내렸음을 알게 된다. 동시에, 여성의 심리가 아닌 신체적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를 다룬 이브 엔슬러는 V-데이를 창설했다. 이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일어난 끔찍한 고문은 여성의 일생을 짓밟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사는 동안 고통을 준 것을 시작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페미니즘의 운동의 시작은 인권이었고, 엔슬러의 V-데이와 '10억 명 궐기'는 페미니스트들의 노력을 요약한 것임을 저자는 말한다. 이란의 강제적인 베일 착용 반대 운동, 투병 중임에도 인종차별주의와 외국인 혐오주의와 맞서 싸운 오드리 로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누스바우의 활동 등 책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여성들의 행진에 나의 시야가 좁았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세기가 바뀌면서 페미니즘을 이끌었던 여성들이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 뒤를 이은 또 다른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는 인종과 여성 인권이 아닌 환경 보호에 나서는 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그 누구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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