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텅구리 멍텅구리

우리 인생이 멍텅구리

온 곳을 모르는 그 인간이

갈 곳을 어떻게 안단말가

온 곳도 갈 곳도 모르구나

그것도 또한 멍텅구리

 

올 때는 빈 손에 왔으면서

갈 때에 무엇을 가져가랴

공연한 탐욕을 부리누나

그것도 또한 멍텅구리

 

세상에 학자라 하는 이들

동서에 모든 걸 안다해도

자기가 자기를 모르누나

이것도 또한 멍텅구리

 

백년도 못사는 그 인생이

천만년 죽지를 않을처럼

끝없는 걱정을 하는구나

그것도 또한 멍텅구리

멍텅구리야 멍텅구리

우리네 인생이 멍텅구리

 

 

종범스님 법문에서 들은 노래가락입니다.

들으면서 눈물과 웃음이 함께 났던.....

삼천배 일기를 이 노래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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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5-14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수래 공수거인가요?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만큼은 풍요롭게 그리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것이 욕망이 아닐까 합니다. 모든 것을 다 버린 듯이 살고자 하는 것 또한 욕망일테니까요.

프레이야 2007-05-1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텅구리, 여기 한 명 추가요^^

혜덕화 2007-05-14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배혜경님, 멍텅구리 2호네요. 제가 1호고.
백련암 철쭉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비 온 후의 숲이 얼마나 맑고 풍요로운지 님의 옆지기가 계셨다면 아름다움 그대로 사진에 담아내었을텐데....

전호인님, 행복을 추구하고 풍요롭게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것은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살자가 아니라, 인생 백년을 천년 근심을 끌어와서 어리석게 살지 말라는 말씀으로 저는 들었습니다. 글로 써 놓으니 그 노래 소리의 구수함이 사라져 버렸지만, 할아버지처럼 천천히 부르는 노래 가락이 어찌나 정겹던지, 그 정겨움마저 옮겨놓지 못함이 안타깝네요.^^

이누아 2007-05-14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인사 원당암 혜암 스님 법문 테잎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단어입니다. 멍텅구리..스님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알지 못하는 행태를 보시고는 멍텅구리 같다고 하시더군요. 이를테면 10원 짜리 가치도 없는 것에 매달린다면서 이런 멍텅구리가 있나, 하시고..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멍텅구리라는 그 단어만 또렷합니다. 멍텅구리라 그 말이 선명하게 들렸던 걸까요?^^ 멍텅구리 안 할래요!

혜덕화 2007-05-15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력 뉴스로 얼룩진 5월입니다. 불법 체류로 어렵게 번 돈을 빼앗아 가버리고, 아들을 대신해 보복 폭행을 하고 자식이 부모를, 친구가 친구를 때리는 뉴스가 연일 계속됩니다. 인간 몸 받아 온 것 다행이라 하지만, 인간 몸 받아 온 것이 부끄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제도를 아무리 바꾸어도 그 속에 사는 사람의 마음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도의 변화가 무슨 역할을 할까요. 제잘났다고 떠드는 무리 속에서, 멍텅구리 노래를 부른다면, 그들은 다 웃겠지요. 멍텅구리 안되고 싶은데, 이미 되어 버린 것을 벗어버리기가 쉽지 않네요.^^
 

우리는 보통 친절함에 대해 그것이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것이든 전생에서부터 가지고 온 어떤 것이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티베트 스님들로부터 '친절함'이란 오랜 세월 꾸준히 수행을 한 사람들이 가지는 성품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친절히 대하고 호의를 베푸려고 하지만 쉽게 장애물을 만난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이나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리 쉽게 호의를 베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은 평온한 마음으로 호의를 베풀 수 있는 사람들, 예를 들면 어머니나 친구들을 대상으로 호의를 베푸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 '내'가 누구이든지 오랜 세월동안 스스로 쌓은 경험과 그것을 토대로 이루어진 기질에 익숙한 존재일 뿐이다.

           자비명상 p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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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3-09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도 수행으로 기르는 성품, 역시 생활속의 수행이 필요한 거군요^^

혜덕화 2007-03-0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이 말이 참 뜻밖이면서도 깊이 공감 되었습니다. 내가 가진 것만을 줄 수 있듯이 친절도 그렇겠지요.

니르바나 2007-03-10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도 몸에 익숙해지기까지는 공부가 필요하겠지요.
한 번은 쉬워도 항상 친절하려면요.
어깨를 쉽게 부딪치는 복잡한 도심속에 사는 사람들에겐
그래서 걷는 것도 친절을 익히는 수행입니다.^^

혜덕화 2007-03-1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도하지 않아도 늘 친절할 수 있는 것은 수행 없이 이루긴 힘들겠지요. 가끔씩 뵙는 님이 참 반갑습니다.
 

난폭한 有情은 허공과 같이 많아서

그들  모두를 정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오직 화내는 이 마음 하나 극복하면

모든 적을 극복하는 것과 같다.

 

이 대지를 다 가죽으로 덮으려 한다면

그 많은 가죽을 어디서 찾겠는가!

신발 바닥 정도의 가죽만으로도

모든 대지를 뒤덮을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와 같이 바깥 현상도

내가 전부 조복받기 어려운 것이니

이 내 마음을 조복하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다른 모든 것을 제압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공주 마곡사에 갔을 때 이 글귀를 만났습니다.

오늘 아침엔 난에 꽃이 피어서 난 향도 너무 좋고

 입보리행론에서 다시 만난 이 글귀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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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7-02-05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내 마음을 조복하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이걸 알고 나면 마음이 날아갈 듯 가볍기도 한데
막상 탁 내려놓는 건 될 듯도 하다가 안되고 합니다.
그래도 조건에 끌려다니고 전전긍긍하는 삶보다는 훨씬 가뿐합니다.

혜덕화 2007-02-05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탁> 내려 놓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래도 내려 놓음에 대해 알고 실천하려는 마음, 그것이 시작이 아닌가 합니다. 몸은 괜찮으시죠?
 

기러기가 기나긴 하늘을 날아가니

차가운 물에 그림자가 잠기네.

기러기는 자취를 남길 뜻이 없고,

물은 그림자를 남겨 둘 마음이 없네

     남종선의 선사 천의의회-

 

꽃은 꽃이 아니고

안개는 안개가 아니다.

깊은 밤에 왔다가

날이 밝으면 떠난다.

봄날의 꿈처럼 잠깐 왔다가

아침의 구름처럼 흔적없이 떠난다.

       백거이-

 

종일토록 봄을 찾아 나섰지만

봄은 보이지 않고

짚신이 다 닳도록

고개 마루의 구름 사이를 다녔네.

집으로 돌아와서

스스로 매화를 잡고 냄새를 맡으니

봄이 가지 끝에 있은 지 오래되었네.

 

 

원풍 6년 10월 12일 밤, 옷을 벗고 잠을 자려는데 달빛이 집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흔쾌히 일어나 거닐다가 함께 즐길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마침내 승천사로 가서 장회민을 찾았다.

장회민도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서 함께 정원을 거닐었다.

정원 아래는 마치 물이 차 있는 듯 환하게 밝았고

물 속의 마름풀은 서로 얽힌 듯 했는데, 아마도 대나무와 측백나무 그림자였을 것이다.

어느 밤인들 달이 없겠는가?

어느 곳엔들 대나무와 측백 나무가 없겠는가?

하지만 우리 두 사람처럼 한가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소동파 <승천사의 밤놀이를 기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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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2-0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깨달은 사람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평화롭고 한가하군요...
기러기가 기나긴 하늘을 날아가니

차가운 물에 그림자가 잠기네.

모를 뿐입니다.


혜덕화 2007-02-02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밤인들 달이 없으랴만은 잠 못 들고 함께 만날 친구가 있는 소동파는 행복한 사람이었겠지요. 평생을 유배당하고 살았지만, 시로 마음 실을 수 있고, 그 시를 알아주는 벗들이 있었으니.....

서재의꿈 2007-02-03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이 너무나 좋아 지인들에게 선물을 많이 했었어요.
이 책을 옮긴이가 아주 건강이 안 좋으셨는데 그런 와중에서 이 책을 펴내신 것 같다고 , 옮긴이의 절친한 친구분이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많은 지혜가 담긴 좋은 글을 쉽게 만날 수 있게 해 주신 그 분에게, 저는 이 책을 들 때마다, 감사의 마음이 우러나온답니다.
개인적으로 소동파의 시를 좋아하는데요. 禪詩도 좋고, 다 좋지만, 그 중에서도 차를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차인으로서 소동파가 지은 茶詩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혜덕화님이 올리신 글을 대하니 정말이지 욕심 내지않고 담백하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혜덕화 2007-02-04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꿈님, 난이 꽃이 피었습니다. 7송이 중에 5송이가 피었는데, 거실 중간쯤 가면 난향이 얼마나 좋은지, 아주 행복한 아침이었습니다. 좋은 시도 이렇게 좋은 향기가 나겠지요.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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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처음 신영복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 그의 글엔 갇혀사는 사람의 증오가 없는 것 같아서, 오히려 갇혀 있음으로 더 깊어질 수도 있구나 싶어서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강의'는 그와의 두번째 만남이다.

'나의 동양 고전 독법'이라는 작은 제목이 붙어 있다.

별다른 주제없이 손 닿는 대로 책을 읽는 편이라 별 깊이가 없는 내게 <강의>는 동양 고전의 이해폭을 넓혀준 유익한 책이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서 그런지 쉽고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가 고전을 해석하는 방향은 "관계론"을 중심으로 한다. 그는 고전을 통하여 "자본주의 체제가 양산하는 물질의 낭비와 인간의 소외, 그리고 인간 관계의 황폐화를 근본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해야 하는 것이며 "우민화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상품 문화의 실상을 직시하는 것에서 비판 정신을 키워가야 하는 "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단편적인 이미지에 의하여 그 전체가 채색되고 부분을 확대하는 춘화적 발상이 지배하는 오늘의 사회와 문화"에 대해 또 다른 하나의 "탁"을 얻었다. 그리고 한자 때문에 읽기가 망설여지던 고전을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비록 그것이 현실을 본 뜬 탁이라고 할지라도 "이성과 논리"를 중심으로 엮어진 강의에서 "정서와 감정"의 고양을 희망하는 선생의 말은 감동적이다.

정나라에 차치리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의 발을 본뜨고-탁- 놓아 두었다. 시장에 신발을 사러가서는 탁을 가지고 오는 것을 깜박 잊었구나 하고 탁을 가지러 돌아갔다. 그리하여 다시 시장에 왔을 때 장은 파하고 신발은 살 수 없었다. 사람들이 말했다.

"어째서 발로 신어보지 않았소?"

"탁은 믿을 수 있지만 내 발은 믿을 수 없지요."

<중략>

"탁이란 책입니다. 리포터를 작성하기 위해 여러분은 탁을 가지러 갑니다. 현실을 본 뜬 탁을 가지러 도서관으로 가거나 인터넷을 뒤지는 것이지요. 현실을 보기보다는 그 현실을 본 뜬 책을 더 신뢰하는 것이지요. 발을 현실이라고 한다면 여러분도 발로 신어보고 신을 사는 사람이 못되는 것이지요."

 이 책에선 어떠한  철학이나 정책, 경제적인 관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져야 하고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실, 인간의 삶이란 것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관계의 연속이 아닌가.

사회에서 나라에서 세계에서 모든 정책들이 이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면, 억울하게 그가 옥살이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더 억울하게 누명을 입고 사형을 당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읽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티비로 본 신년 연설의 영향이 오래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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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2-02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의 삶과 인격을 존경하는 한 사람으로서
반드시 선생님의 동양고전 후기가 나왔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이 바램입니다.

혜덕화 2007-02-0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추울 때 보다 더울 때 더 사람의 존재 자체를 증오하게 되어서 여름이 더 힘들다던 선생님의 말이 늘 가슴에 남네요. 이런 분들의 메세지가 좀 더 활발하게 살아 움직여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면 싶기도 합니다.

글샘 2007-02-05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양 고전을 이렇게 쉬우면서도 핵심을 콕, 찝어서 설명해 준 책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슨 개론서들은 정말 산만한 소리만 나열해 두곤 했지요. ^^ 정말 후속 작품들을 기대합니다. 이아무개님의 글들도 좋지만, 좀 어수선하더군요.

혜덕화 2007-02-06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책꽂이를 정리하다가 "사람아, 아 사람아"라는 중국 소설도 신영복님의 번역작이더군요. 그 책, 참 감동적으로 읽었었는데..... 이런 분이 같은 하늘 아래서 함께 숨쉬고 산다는 것이 축복이란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