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와서 처음 접한 소식이 이천의 가스폭발 사고 소식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1월 2일 저녁 제주 법성사 도착
저녁 예불에 참석하고 공양을 했다.
조그만 방에 6명이 들어가 칼잠을 자려니, 덥기도 하고 좁기도 해서 잠을 설쳤다.
1월 3일 새벽 2시 30분
깜깜한 그믐달과 하늘에 쏟아부은 듯 많은 별빛을 보며 간단하게 세수하고 법당으로 향했다.
아직 도량석을 도는 목탁 소리도 울리기 전이라, 불이 환한 법당이 고요해서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법당 문을 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우리방의 6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이 법당을 가득 메우고 절을 하고 있어서.
주지 스님을 비롯해 모든 스님이 새벽부터 천배에서 삼천배까지 수행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1월 4일 새벽 1시 30분 일찍 잠에서 깼다.
다시 잠들 것 같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 깨지 않게 조심조심 법당으로 향했다.
공양주 보살님과 절 살림 하시는 보살님, 몇몇분이 벌써 와 계셨다.
새벽 4시쯤,법당 뒤에 비치되어 있는 초코파이와 음료수로 간단히 허기를 면한다.
초코파이가 이렇게 맛있기는 처음이다.
사시 예불이 끝나고 11시 30분쯤 도반들이 모두 잠시 쉬러 내려갔다.
혼자 좀 더 있다 가겠다고 하며 법당에 남아 있었다.
200배만 더 하면 오늘의 삼천배를 다 하는 것이라 남은 이백배를 하고 조용히 앉아 있는 순간, 갑자기 청하스님의 책제목 <가장 행복한 공부>가 떠올랐다.
내가 지금 가장 행복한 공부를 하고 있구나, 이렇게 백일쯤은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후 2시쯤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
17년전 쯤 나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셨던 선생님께서 출가하셨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 절에서 다시 만났다.
함께 간 도반들과 스님 방에서 차를 마셨다.
예전의 모습을 지금 스님 모습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함께 근무했었던 기억이 마치 전생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살도 조금 빠지시고, 맑고 고요해진 옆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삼켰다.
예쁜 얼굴은 아닌데도 사람을 끄는 매력을 가지신 분이셨고 옷을 참 잘 입는 멋장이셨다.
예전의 모습이 화려한 파르페같은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맑은 유리컵에 담긴 한잔의 물 같은 모습으로 고요하고 맑아져 있었다.
구도의 길이 쉽지 않은데, 이렇게 먹물 옷 입고 계시는 모습을 보니 슬픔이 먼저 밀려왔다.
잘 닦으셔서 많은 중생을 제도해 주시기를 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