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입구를 지키는 벚나무 단풍은 참 아름답다.
백련암의 붉은 단풍 나무는 10월에 절정이더니, 11월엔 잎이 말라 바스라져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옆의 도반이 말한다.
"꼭 우리 부모님 모습같아. 일생을 우리에게 다 줘버리고 잎이 마르고 얇아져서 금방 사그라들 것 같은 모습이."
동생이 10월에 뇌종양 수술을 다시 받았다.
수술이 있던 날, 새벽 4시에 일어나 기도했다. 동생에게 아무런 잡생각 하지 말고 관세음보살만 염하라는 문자를 넣고......
부모가 있고 형제가 있고 아내와 자식이 있지만, 옆에서 나누는 위로도 결코 동생의 짐을 덜어주진 못한다.
인간은 철저히 혼자임을 동생을 보면서 느낀다.
슬픔과 고통을 나누어 진다고 해도, 나누어 진 자의 마음과 동생의 마음이 같을 수는 없다.
이 세상엔 삼천 대천 세계가 있고
나는 삼천대천세계의 일부일 뿐.
내 잣대는 단지 나만의 잣대이므로 주변을 향해 하고 싶은 말도, 생각도 점점 없어져간다.
바깥을 보던 눈이
내 몸의 고통에 집중하게 되고
몸을 바라보던 시선이 마음으로 온전히 모아지는 것.
근기 낮은 내게 절이 베풀어 준 공덕이다.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가시 같은 말과 생각이 온전히 비워지면
고통에도, 고통 아닌 것에도 집착하지 않게 될까?
苦에도 樂에도 집착하지 않는
그런 때가 오기는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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