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EBS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3강 연속 재방송하였다. 

너무 재미있어서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교수도 훌륭하지만 논점의 요지를 찾아서 질문하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도 아름다웠다.  

집 안에 앉아 하버드 대학의 명강을 일부나마 들을 수 있어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 강의를 듣고 있으니 어릴 때 주말마다 기다려보던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났는데니, 오늘 낮엔 또 그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어릴 때 보던 감동은 없었지만 새롭고 신선했다. 

액션도 없고 사건도 없는 이런 영화가 요즘 개봉된다면, 과연 며칠이나  상영될까 의문이다. 

KBS 수신료 중에서 70원이 EBS에 주어진다고 하니, 70원의 수신료로도 이렇게 훌륭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는데 수신료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KBS는 그 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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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1-26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두 딸들과 잘 보고 있어요~ 엄마는 간간이 졸다 보다 하지만요.ㅜㅜ
수신료 70원 받은 EBS의 위력은 대단한데, 정말 KBS는 광고까지 하면서 뭐 하는 건지...

무스탕 2011-01-3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린만큼 EBS에 몽창 준다면 수신료 2천원을 올려도 반대 안할거에요!

혜덕화 2011-01-30 20:43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70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기나 할까 싶은데
EBS를 보면 70원의 위력을 알 수 있어요.
참 고마운 방송이지요.
 

봄 눈  -유희윤- 

"금방 가야할 걸 

뭐하러 내려왔니?" 

우리 엄마는 

시골에 홀로 계신 

외할머니의  

봄 눈입니다. 

눈물 글썽한 

봄 눈입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입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귀천 소식을 들으며 

이 시가 생각났습니다. 

아이들은 모르겠지요. 

선생님이 이 시를 읽다가 왜 목소리가 잠기는지 

오래 오래 세월이 흘러야 알게 되겠지요.  

 

우리 모두 봄 눈 처럼 짧은 생을 살다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봄 눈인 것이 아니라 

긴 세월 지나고나면 봄 눈 녹듯 사라져버린 

시간을  

영원이듯 붙잡고 사는 것은 아닌가...... 

 

박완서님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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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1-22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박완서님 글을 보면서 여자가 나이 든다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나이 든 여자만이 쓸 수 있는 그런 일이 있거든요. 봄눈도 그런 종류의 글.

혜덕화 2011-01-22 19:21   좋아요 0 | URL
봄눈을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이 떠오릅니다.
어쩌면 이렇게 사물 속에서 인간 관계를 잘 찾아내었을까, 감탄했거든요.
박완서님의 책을 한 두권 읽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그 분의 글 속에서 사량도라는 이쁜 이름의 섬이 있다는 것, 나이 들어서도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 것 같아요.
오늘 오후에도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추운 세상 등지시는 분들이 많네요.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담쟁이 2011-01-2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이 먹먹할때 혜덕화님과 함께여서 다행이예요.
이제 그분을 그리워할 일만 남았네요..

혜덕화 2011-01-23 08:49   좋아요 0 | URL
죽음만큼 확실하게 우리가 가야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인생에 몇이나 될까요.
매일 매일 선물처럼 사는 일,
그것이 죽은 이들에 대한 우리의 예의가 아닌가 싶습니다.
_()_

sslmo 2011-01-23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눈이랑 어우러져...글이 더 아슴아슴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혜덕화 2011-01-23 08:54   좋아요 0 | URL
봄눈이란 시, 짧지만 참 좋죠?
그래도 어제, 오늘 날이 좀 풀려서 다행입니다.
우리 문단에 박경리, 박완서님을 대신 할 큰 자리에 누가 계실까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오정희님을 참 좋아하는데.....

북극곰 2011-01-2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천'이라 생각하면 어쩐지 좀 덜 서러워집니다.

혜덕화 2011-01-25 20:09   좋아요 0 | URL
그래요.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좀 위로가 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올 때도 아무 것도 몰라서 두려워하며 오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 본답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몸 바꾸시는 분들이 많네요._()_
 

작은 아이에게선 전화 한 통이 없다. 

휴대폰을 두고 가서 학원 사무실 전화만 써야하는 사정이 있다고 해도, 지난 주까진 택배 보내라는 문자가 중심이긴 했지만 간간히 문자도 전화도 하더니 이번 주는 연락없이 그냥 넘어갔다. 

"이젠 택배 문자해도 안 보낼거야" 라고 면회갔을 때 엄포를 놓기는 했지만, 연락이 없으니 서운하다. 

신랑도 집에 오면 먼저 묻는 말이 아이에게 전화나 연락 없었느냐는 물음. 

"아이들이 이렇게 마음이 먼저 멀어지나보다, 그리곤 취직이다 결혼이다 해서 몸도 멀어지겠지 " 이 말을 웃으며 농담처럼 하려고 했는데 눈물이 나려해서 밥과 함께 눈물을 꿀꺽 삼켰다. 

아이들은 모르겠지. 

이렇게 부모들이 자신을 그리워하는 것을. 

또래들과 친구, 사회로 나아가는 뒷 배경엔 언제나 자식을 그리워하는 부모가 있다는 것을..... 

문득 부모에게 하는 전화 한 통이 왜 소중한지 몸으로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목소리라도 들으면, 한 주일이 행복할텐데 

아이의 종달새 같은 목소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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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8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9 0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1-01-19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도 큰 아이가 이제 고등학교를 다니려고 하는 마당이고 보니 님의 글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네요...부모되는 이유가 어쩌면 그런 걸 통해서 배우라고 그런거 아닐까요??? 상실감, 그리움, 안타까움,,,,등등

혜덕화 2011-01-19 07:41   좋아요 0 | URL
언제 집안이 복닥거렸나 싶게 아이들이 빨리 자란답니다.
지난 주말에도 둘이서 양산 배넷골 놀러갔다가, 8개월(?)쯤 되는 아기가 부모님과 형제들 밥 먹는 뒷자리에서 수저를 가지고 노는 장면을 보았는데 마음이 짠하더군요.
우리 아이들도 저렇게 아가였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에 대한 사랑이 집착이 되지 않도록, 요즘 우리는 둘이서 놀러 다니고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신혼(?)생활을 즐기려고 한답니다.

진주 2011-01-21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내리사랑이라고 하나봐요..
저도 요즘들어 부쩍 애들이 멀게 느껴지네요.
요즘은 꾀가 한 가지 늘어서 그럴 때 엄마한테 전화드려요.

혜덕화 2011-01-21 20:38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친정에 다녀왔어요.
방학하면 무조건 일주일에 한 번은 다녀오자가 목표이거든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엄마라는 말만큼 포근한 말은 없는 것 같아요.
다행히 오늘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어요.
사랑한다구요.
그동안의 서운함이 봄 눈 녹듯 사라졌어요.^^
 
리틀 포레스트 1 세미콜론 코믹스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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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감흥이 와 닿지 않았다. 중고를 사서 다행이라고 느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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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독서본능 - 책 읽기 고수 '파란여우'의 종횡무진 독서기
윤미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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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아주 예전에 읽었는데 오늘 아침 책을 소개한 책들을 찾아보니 꽤 된다. 

내가 읽은 첫 리뷰집이기도 하고 파란 여우님은 알라딘에서 내가 무척 좋아하던 분이기도 하다. 

내가 워낙 행동이 빠르지 못하고 생각도 글도 행동도 느긋함을 넘어서 답답함의 경지에 이르도록 시간에 맞추는 것을 제대로 못해 이년 전에 읽은 글의 리뷰를 이제야 쓰게 된다. 

예전에 여기 계시던 수선님의 책도 읽고는 열심히 사는 모습이 참 좋아서 아들에게 읽으라고 권하기도 했는데, 막상 수선님께는 감사의 인사도 못하고 있었고, 파란 여우님의 책도 이제야 리뷰를 올리게 되니 뒷북도 이런 뒷북이 있을까 싶다. 

파란 여우님의 리뷰집을 읽으며 책을 읽고 이렇게 생각을 풀어내려면, 이 사람이 가진 배경 지식은 얼마나 깊고 넓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나면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 책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도 가물가물해지던 나의 책읽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법을 배우게 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좋은 책을 많이 소개받기도 하고, 어깨너머로 남의 서재를 구경해 본 재미를 붙여 다른 이들이 쓴 리뷰집도 사서 보게 되었다. 

최근에는 100인의 책마을도 참 재미있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고, 최성각님의 책도 아주 좋았던 기억이 있다.  최성각님은 대학 시절 엽편소설에 반해서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이 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 너무 반갑기도 했다.

책을 주문하고 사서 읽는 것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것도 인연이 있는 책만을 읽게 되고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을 읽게 되는 경향이 있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발품을 팔고 돌아다니며 서점에 진을 치고 다 둘러보지 않아도 앉은 자리에서 이렇게 많은 책에 대한 정보를 주는 책이 있어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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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1-15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반대로 해로운 일이기도 해요, 저에겐,,^^;;
앉은 자리에서 책 주문을 얼마나 손 쉽게 하고 있는지...ㅠㅠ

혜덕화 2011-01-15 11:26   좋아요 0 | URL
평점이 높게 올라와 있거나, 서평에 끌려 책을 샀는데 실망한 경우도 참 많습니다. 그래서 배우게 되죠. 세상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는 것을.
그래도 다른 분야의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을 행운인 것 같아요.
주문한 책을 다 못 읽는 비극만 만들지 않는다면...^^

진주 2011-01-18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파란여우님의 글은 깊고도 넓지요. 아마 사람도 깊고도 넓을거예요.

혜덕화 2011-01-18 20:49   좋아요 0 | URL
경향신문에 가면 파란 여우님을 볼 수 있어요.
글도, 사진도 참 좋답니다.

진주 2011-01-19 13:33   좋아요 0 | URL
제가 그닥 열성적인 편은 못되어서요..오죽하면 제가 이 서재동네를 떠났으면서도 다른 동네 집터 물색하는 게 번거로워서 이러구 있을까요...안 하면 안 했지 옮기는 건 아마도 앞으로도 없지 싶어요...따라서 옮겨간 분 찾아다니는 것도 저한텐 상당히 버겁게 느껴져요(목이 아파서 컴 자체를 마주하는 시간도 극히 짧게해야하니 더)게으르고 단순하게 우물 안 개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