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아 2006-06-14
댓글 보고, 반가운 마음에 왔습니다. 참선은 잘 못하고 있습니다. 선방 대신 매일 조금씩 산에 갑니다(둘다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직 고려중입니다. 체력과 시간..). 거기 가서 선방에서만큼의 시간은 아니지만 가만히 앉아 있다 옵니다. 건강상의 문제로 행선과 좌선을 함께 하려고 시작했는데 화두가 순일하지는 않습니다만 초록이 눈에 하루종일 어른거리고, 마음이 순해집니다. 안거를 시작하고 선방에 다니다가 한 일주일 전부터 이러고 있는데, 이러다 선방에서 퇴출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님 생각을 합니다. 제가 게으르고 나태해질 때, 정말 절실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삼천배를 하시는 님을 생각합니다. 올해는 생활에 불편하지 않을 만큼 건강해지고, 결심이나 당위가 아니고, 기껍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에 다가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 이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일정이 늦춰졌어요.
이제 장마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부산은 벌써 비가 오려나요? 눅눅한 장마가 아니라 부질없는 생각과 염려들, 뜨거운 번뇌를 씻는 청량한 빗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조금 무기력하시다구요? 간혹 힘내시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조금 마음이 처질 때 나무 아래에 앉아서, 비내리는 운동장을 보면서 가.만.히 계셔도 되지 않나요? 저는 숲 속 나무 아래 앉아서 제가 배짱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답니다. 평일에 이런 곳에 앉아 있을 수 있다니 싶어서요. 저를 너무 부끄럽게 하지 마세요.^^
제게는 님의 격려가 힘이 됩니다.
님과 님 가족들의 건강과 기쁨을 기원합니다.
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