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우주 반올림 51
오시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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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나의우주
#오시은
#바람의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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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는 인사에는 만날 때와 헤어질 때의 경계의 감정 이 느껴진다.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의 아쉬움과 그리움의 단어인 안녕은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반갑게 맞이할 때를 위한 인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인 '안녕 나의 우주'에서 안녕은 두가지 의미이다. 떠나보낼 때와 만날 때. 그리고 우주 역시 갑자기 떠나버린 아빠를 상징함과 동시에 낯선 만남으로 삶의 기운을 회복하게 하는 '그'를 상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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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으로 주인공 주인은 혼란스러워 한다. 별을 관측하러 간 아빠의 죽음은 원망, 불안,
애도의 감정을 복잡하게 만든다. 아빠와 함께했던 섬을 떠나야하지만 아직은 정리되지 않은 마음 때문에 주인은 친구 기철과 기철 어머니의 도움으로 섬에 남는다. 우연히 해변에서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소개하는 낯선 남자를 만나고 주인은 그를 구하고 또한 의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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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항성연구가 목적이라고 했지만 그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우주에 신과 같은 존재가 있어서 그와 나를 만나게 한 건지도 모른다. 만약 진짜 신이 있다면 아빠는 벌써 그 신을 만났을 거다. 그리고 내가 그와 만날 수 있도록 신에게 부탁했을 수도 있다. 그가 여러 별을 떠돌다 여기에 온 것처럼 어쩌면 아빠도 다른 별을 떠돌고 있는지도 모른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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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빠가 죽고 우연히 외계인을 만나는 주인의 이야기는 신비하고 낯설다. 급작스러운 사건이 이어지는 느낌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기이한 상황을 전하는 것보다 애도의 과정과 주인공의 마음이 얼마나 성장해나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잘가요, 라는 말을 하기까지의 성장 서사는 기이한 상황의 특수성보다 이별과 애도의 경험이라는 보편성에 맞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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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주인의 곁에서 진심으로 가족처럼 대해주는 기철이 가족의 모습도 주인이의 마음을 성장시켜주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섬마을이라는 설정은 자연묘사와 사투리 등으로 생생한 현실성을 전달한다. 이를 배경으로 마음에서 소중한 존재들에게 진심어린 애도를 다하는 주인의 서사는 감동을 준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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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탈리아, 미술과 걷다 - 어슬렁어슬렁 누비고 다닌 미술 여행기
류동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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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이탈리아미술과걷다
#류동현
#교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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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보다 예술적 깊이가 있고, 미술책보다 생생한 재미가 있는 책이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서로 다른 풍경 속에서도 하나의 이야기가 나오고
하나의 풍경 속에서도 수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여행, 하나의 장소에서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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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분야의 전문가인 저자의 여행기를 읽는 것은 풍부한 자료와 친절한 설명으로 마치 그곳을 함께하는 듯한 기분을 준다. 특히 이 책은 이탈리아라는 공간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저자의 설렘과 행복감을 충만히 느끼며 함께한 기분이다. 지식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저자의 강렬한 사랑의 기운이 느껴지며 그런 순수한 마음이 전달됨을 느꼈다. 영화 인디아나존스를 보고 고고미술사학과에 진학했다는 열정적인 저자의 청소년기를 짐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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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기회가 되면 계절을 막론하고 이탈리아를 찾았다. 이탈리아는 찾으면 찾을수록, 보면 볼수록 더 궁금해지고 더 매력적인 곳이었다.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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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매력을 전달하는 저자의 풍부한 지식과 생생한 즐거움은 이 책을 특별하게 한다. 이탈리아, 미술에 방점이 찍힌채로 그 풍경을 생동하게 하는 것은 저자의 진심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의 서른다섯곳의 도시를 돌며 역사와 예술의 풍경을 눈으로 담고 글로 남기는 시도는 독자들에게 예술적인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로마, 나폴리를 중심으로 친숙하거나 낯선 도시들을 예술적, 인문학적 시선으로 거닐며 기록한다. 그리고 도시마다 한편의 명화를 감상하는 페이지도 다른 여행기와는 차별화된다. 그외에도 여행기답게 풍부한 사진은 이 책의 시각적 풍요로움을 더한다. 도시를 소개하는 부제들을 쓰는게 굉장히 공들인 느낌도 받았다
도시에 대한 상징과 비유들은 섬세하고 정확하다. 이탈리아의 미술만이 아닌 역사와 문화, 삶과 자연의 모습 또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교유당
#도서협찬
#미술 #예술 #이탈리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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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레벨 업 -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17
윤영주 지음, 안성호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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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레벨업


자신을 지키기도 힘들었던 외톨이 소년이 사랑하는 친구와의 우정을 지키기위한 모험은 단순한 성장의 서사 이상이다.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나에게는) 낯선 소재로 호기심과 몰입감을 주는 설정이 가장 참신했다. 하지만 이러한 특별한 세계를 구체적이고 매력적으로 그림과 동시에 현실의 초등학생들이 공감할만한 친구관계, 학업, 일상의 문제에 접목되어 의미있는 지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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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게임인 판타지아는 선우에게 삶의 유일한 탈출구다. 영재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엄마, 아빠로부터 학업스트레스에 시달리는선우는 판타지아의 지존용사로 활약한다. 가상현실 속에서 만난 원지를 기다리며 판타지아의 세계에만 빠져든다. 하지만 판타지아에서 살고 있다는 원지는 단순히 유저 이상의 권능을 갖고 있다. 판타지아를 제작한 하이드의 대표 한상민은 선우의 우상이지만 또다른 의문점들을 준다. 낯설고 새로운 이야기었기에 처음에는 신선함을 느끼게되고 이어서는 주제에 대한 작가의 진심이 느껴져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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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바로 선명한 메시지, 즉 주제의식이다. 진짜와 가짜, 현실과 허상, 진실과 거짓말 사이에서 우리가 고민하고 있고 또 놓치 못하고 미련을 갖는 것들에 대해 굉장히 대담하게 전하는 동화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선우와 원지, 모두 각자의 세계에서 딜레마를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괴로워하지만 우정과 사랑의 연대로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함께한다. 어쩌면 끝이라고 생각한 암담한 지점에서 우리가 알지 못한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끝을 피하기 위한 거짓된 시도들은 무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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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어른인 내가 용기있게 대면하지 못한 끝과 시작 그리고 진실과 거짓에 대한 문제들을 정면 돌파한다. 강렬한 메시지와 여운이 남는 결말 또한 잊지 못할 작품이다. 작가의 말 또한 감동이다. 이제 나는 무엇을 위해 마지막 레벨업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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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좋은어린이책 수상작은 매년 이변이 없이 좋다.

#마지막레벨업
#어린이책
#한학기한권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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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 작가 지망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윌리엄 케인 지음, 김민수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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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작가는어떻게쓰는가
윌리엄케인
교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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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습작생들의 마음속에 가장 깊이 자리잡은 문장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어떻게 써야하는가를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절실한 고민과 달리 대답에는 막막함이 앞선다. 소설수업을 듣는 기분으로 챕터마다 위대한 작가를 만나고 그들의 핵심적인 작법비결을 전수받는다. 그리고 그 내용을 자신의 작품에 적용하거나 창조적 모방을 함으로써 자신만의 소설을 완성해나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별로 제시된 핵심을 주제별로 정리해 나의 글에 긍정적인 방향을 효율적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읽어나갔다. 이 책의 핵심은 인물, 서사, 문장에 있으며 주제에 따라 작가들의 견해를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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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인물을 창조하는 것은 소설창작의 가장 기본적이며 성공적인 출발라고 볼 수 있다. 인물에 대해 위대한 작가들이 공통되는 의견은 갈등하는 인물들의 충돌을 그려내는 것이다. 찰스 디킨스는 갈등하는 인물의 성격구축을 풍자와 묘사로 그려낼 수 있다고 보았으며 서머싯 몸도 인물 상호간의 충돌을 불러오는 다름을 목표로 인물을 구상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고 어려운 결정을 요구받는데 이를 통해 인물의 면모가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인물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도움을 준 작가는 허먼멜빌이다. 인물을 창조할 때는 4가지를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한다. 우선 복합성으로 여러가지 성격을 부여하며, 또한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을 통해 정보가 주어지는 불확실성도 요구된다고 한다. 다음으로 선택을 통해 몇가지 특징만을 부여해야하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실을 흘리면서 미스터리를 유발해야한다는 것이다. 헤밍웨이는 실제인물에서 영감을 받아야한다고 말했고 샐린저 역시 사실적묘사와 자료조사를 통해 인물을 창조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인물을 구상하는 것은 언급된 위대한 작가들에게도 가장 중요시되는 부분이었다. 소설의 성패를 넘어서 존재를 가능케하는 것이 인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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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의 소설은 심오한 주제의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강렬한 몰입도로 완벽한 서사를 보여준다. 작가의 능력을 서사를 어떻게 이끄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빠른 장면전환을 중요시했다. 또한 윌리엄포크너는 다른 작가와 달리 이야기의 한복판이 아닌 주변부에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울림이 있는 결말을 이끄는 것이다. 반면 조지오웰은 단순한 구성으로 작가의 정치적 견해나 자세한 설명, 철학적 개념 전달이 용이하다고 보았다. 어떻게 서사를 구성하고 플롯을 짤 것인가는 모든 습작생에게 가장 큰 고민일 것이다. 위대한 작가들에게도 마찬가지였던 듯하다. 그러나 그들이 전하는 서사에 대한 조언을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며 또한 실질적인 습작의 성공을 예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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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연마와 문체의 발명은 모든 습작생에기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니스트헤밍웨이는 간결한 문장을 통해 정확성과 극적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단순한 어휘로 가독성을 높혀 몰입감읗 주는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도 정확성을 중시한다. 정확한 언어 사용과 핵심을 찌르는 간단명료한 문장으로 소설을 쓴다. 대체로 습작생들은 미문에 매력을 느끼지만 습작을 시도할 때는 문장의 정확성을 위해 단문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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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가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이 책은 확실한 대답을 제공한다. 습작생은 이 책을 통해 창조적 모방을 위한 적극적 읽기와 실질적 쓰기가 요구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서재의 고전들을 다시 꺼내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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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이정록 지음, 오리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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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이정록 글 오리 그림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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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알밤같은 아이. 우리집 아이같아 귀엽고도 얄밉다. 아니야! 외치는 부정의 말은 처음에는 맞아!로 받아치고 싶지만, 생각해보면 아니야,라는 말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고 아이와 세계 사이의 긴장이 있을 것이다. 이정록 시인은 그 지점을 아이의 입장에서 유쾌하고 참신한 발상으로 접근한다. 또한 오리 작가의 그림은 그림책의 주제와 분위기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알밤같이 귀엽고 당당한 아이의 모습이나 열두 동물들의 캐릭터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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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부정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니라는 부정에서 새로운 긍정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과 즐거움은 새로운 탐색으로 이끈다. 그래서 그림책 속 아이의 아니야!는 그림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아니야!를 이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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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이 그림책의 미덕은 아이의 마음을 대변하고 또한 아이가 가장 빠르게 좋아하는 책이 된다는 점이다. 아니야, 라고 읽을 때마다 아이는 신나서 따라하고 아니야!의 이유에 귀 기울이며 깔깔 웃는다. '아니야'라는 말을 피하며 순종하게 하는 교훈은 답답한 동시에 아이의 창의성을 저하시킬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아니야!라고 말하지 못하고 눈치를 볼 때 시원하게 아니야!를 외쳐주는 그림책의 아이는 얼마나 당당하고 멋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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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라는 말 뒤에 자신만의 생각을 떠올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문학교육의 리라이팅처럼 아이에게도 텍스트의 자유를 주는 것이다. 아니야!의 이유를 즐겁게 탐색하는 것 그리고 그 이유를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독서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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