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의 사고#도서협찬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데카르트의 한마디로 인간은 세상의 다른 존재들로부터 확실한 경계를 짓고 이성적 사유가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임을 확언했다. 하지만 그의 문장에 두가지 의문을 제기하자면,나는 생각하고 있는가?무언가 대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의 위탁이 가능한 시대다. 바로 인공지능 때문이다. 일종의 도구를 제공받고 자신만의 상상력과 생명력을 간과하게 된다. 인간의 고유 영역은 이제 인간만 점유한 것이 아니다. 사람의 속성을 방치하면 회복할 수 없고 그것이 가속화된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 중 하나다. 그래서 인간 고유의 기능인 '사고'가 멸종 위기라는 것이다. 이 책은 강하게 경고한다. 인간 스스로 상실을 허용하는 이 상황에 대해서, 편리와 효율을 환영하는 인간이 결국 기술에 종속되어 스스로를 상실할 위기에 대해서 말한다.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이성과 말을 죽이는 신이라며 '타나콜로고스'로 명명하는 내용을 보면서 언어와 소통 이어서 교육에 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경고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잃는다. 인공지능이라는 엄청난 혁신을 얻었고 우리는 그 변화에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하나'만 잃었다고 할 수 있을까. (새로운) 문화위기를 보면 잃는 것은 그 이상으로 보인다. 창의성까지도 잃어버리고 또한 그 생명력까지도 저당잡혀버린 것으로 보인다. 한때 '지브리 스타일'이 유행이었는데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는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작품에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예술 뿐만 아니라 노동에 있어서도 자동화의 유혹은 이미 전반에 침투했다. 오히려 노동이야말로 편리와 효율이라는 이유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삶의 의미가 상실되고 자존감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자아실현을 위한 노동은 ai시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기술만이 아니라 법률이나 언론의 영역도 위협받고 있다. 관계마저도 마찬가지다. 피상적인 관계들 속에서 인간의 존재는 위태로워진다. 짐멜의 말대로 상호작용이 있는 곳에 사회가 존재한다면 그 상호작용이 미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는 얼마나 이러한 현상과 미래의 위협에 해결책이 될 것인가. 다양한 분야와 철학자들의 사상이 나오기 때문에 길지 않은 분량에도 부담이 되는 부분은 있으나 이를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사고가 멸종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의 존재를 보장할 수 있는 고유성을 유지해야할 것이다.
테오앨런 레비오팬하우스..'초상화를 나눠주는 어떤 노인'으로주인공 테오는 불린다. 지방도시 골든에 등장한 노신사 테오, 그는 초상화의 주인공들을 찾아 전하는 일들을 기쁘게 하고 동시에 그들의 사연이 남는다. 예상치 못한 만남과 이어지는 환대 그리고 '축복'이 전해지는 장면들은 뭉클함을 선사한다. 어떤 익명의 선행으로부터 자신의 시선과 일상이 달라지는 것은 특별한 행운인 것이다...만약 누군가 나의 과거를 소중히 간직해 전달한다면 어떤 마음일까. 소설의 등장인물들도 낯선 호의에 일단 의심을 갖기도 한다. 의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연필 초상화를 건네준다는 목적 외에는 없는 단순하면서 소박한 호의는 마치 나비효과처럼 골든이라는 소도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내 얼굴이 담겨있는 초상화, 단순히 얼굴을 똑같이 그린 것 이상으로, 시절의 기쁨과 슬픔이 응축되어 있다. 어른들의 얼굴에서 지나온 세월을 읽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에게 과거를 환기시키는 축복을 전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예상치못한 행운이 될 것이다. ..'어쩌면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인지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주님' p482오늘이 가장 행복하다면 내일은 불행한 날이 되나? 나의 시선은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만 있었다. 그러나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는 오늘의 행복을 소중히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그 행복은 전파되고 그 기운은 멈추지 않는다. 행복을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라 행복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찾아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의도치 않은 행운이 찾아왔다면 예상치 못한 사건들도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행복을 전해받은 이들의 일상은 다정하고 또한 단단해졌음을 에필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술의 힘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구원하는 이야기들로부터 감동을 받았다. ..#테오 #앨런레비 #예술의힘
오늘도가정법원에서인생을배웁니다 이명숙, 이서원 마이디어북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의 유명한 첫문장이 기억한다."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제각각의 불행한 사연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가정법원이 아닐까.가정법원. 인생을 살면서 안가고 싶지만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가정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가족간에 갈등하고 또 관계의 균열로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하며결국 질문은 나에게로 향한다.과연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을까...요즘 유행 중인 방송들은 가족의 위기나 부부의 이혼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시청하면서 마치 중재자의 마음으로 안타까워하면서 보게 된다. 이 책에는 부부관계, 경제적 문제, 육아, 애정 등 챕터를 통해서 이혼에 관련된 사연들을 전한다. 무너짐의 과정에 대해서 고민하고 회피하거나 결단하는 과정은 마치 소설처럼 느껴질만큼 마음 아픈 일들도 많다. 하지만 그 위기를 통해 치유로 이어지는 단계에서 법이 의지가 된다는 것을 저자는 진정성있게 말하고 있다. ..법으로 마침표는 찍게 되지만 삶이라는 새로운 문장이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뭉클함으로 이어졌다.
그들이있었던곳정찬말하는나무..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다시 제목을 떠올려본다. 그들이 있었던 곳. '그들'로 불리는 사람들이 '해방광주'를 지키는 치열하고도 숭고한 모습. 역사책의 사진으로, 국가폭력의 참혹한 장면으로 기억되었는데 80년 5월의 광주를 깊고 넓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날짜와 시간별로 일지처럼기록되면서 사건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그 안에 인물들과 사건들이 매우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뿐만아니라 마치 르포와 같이 객관적으로 역사를 다루면서 정치적 맥락까지도 상세하게 전달하여 5.18민주항쟁에 대한 심층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소설이었다. 역사적 비극에 대해 분노하고 희생자를 기리며 함께하는 마음은 중요하지만 그 구심점이 되는 것은 명백한 사실에 대한 기억과 이해에 있기 때문이다. 시민군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과 명령에 따라 그들에게 총을 겨누워야했던 군인들, 시민군의 편에서 진심으로 함께한 많은 이들과 정치적 이해에 따라 광주를 바라보는 이들. 광주항쟁의 가장 치열한 공간에서 생생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이 인상적이었다...광주항쟁위 지도부로 중심을 지키는 박태민, 희생을 기꺼이 여기며 시민군으로서 역할을 하는 김선욱, 폭력적인 계엄군이지만 끊임없이 내면갈등으로 다시 생각하는 강선우, 광주를 지키며 하느님의 마음을 전하는 신부 도예섭, 광주항쟁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외신기자 머턴. 이 책의 '그들' 중 하나가 이들이다. 이들의 시선과 목소리로 다시금 해방광주를 돌이켜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