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잡으면 눈이 녹아 문학동네 시인선 152
장수양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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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 원서 전면개정판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2
레이먼드 웍스 지음, 박석훈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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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레이먼드웍스
교유서가

법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막연히 지켜야할 당위라는 성격만이 떠오른다. 법이라는 개념의 범위는 넓지만 그 안에서 법에 대해 생각한 적은 없다. 교과서적 단편적 지식들로 자연법과 법실증주의 그리고 권리와 정의 등을 연상할 수 있더라도 법을 중심으로 학문적, 철학적 의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법의 세부 조항이 아닌 법 그 자체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떠한 역사적 논의를 통해 법철학이 구축되어 왔는지에 대해 가장 정확한 답이 이 책 법철학 에 있다. 교과서와 전문지식 사이의 거리감을 좁혀주고 성인들의 지적 갈증을 쉽게 해소해주는 교유서가의 첫단추 시리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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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는 자연법사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키케로는 참된 법이란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변하지 않으며, 영원한 효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자연법에 대한 상세한 개념이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해 설명된다. 그는 영원법, 자연법, 신법, 인정법으로 구별하며 자연법을 신의 섭리의 일부로 본다. 근대사상가인 홉스, 로크, 루소는 사회계약의 개념으로 자연법을 말한다. 자연법은 이후 실정법에 자리를 내어주지만 내적 도덕성을 중시한 존풀러나 좋은 삶의 개념을 연관시킼 피니스 등에 의해 현재 존립한다. 이후 많은 법적 딜레마에서도 실증주의적 견해를 넘어서는 자연법의 개념이 있기에 인간의 존엄성이 구체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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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법실증주의에 대해 다루는데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정착된 법개념의 중심이며 이어 드워킨의 반론을 이해하기 위해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법은 명령이라는 벤담과 오스틴, 사회적규칙이라는 허버트 하트, 근본규범이라는 한스 켈젠, 마지막으로 사회적 사실이라는 조셉라즈의 견해는 법실증주의는 역사적으로 다각도로 다룸과 동시에 법실증주의라는 기념을 공고히한다. 그러나 드워킨은 법과 도덕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는 입장으로 이들을 반박한다.

법실증주의자라고 해서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할 필요는 없다(법실증주의자들이 이러한 입장을 지지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오스틴과 벤담은 더 나은 변화를 위해서라면 악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인정한 바 있다.(56쪽)

켈젠은 ‘순수한(pure)’ 법학을 통해 법의 도덕적·사회적·정치적 기능과 같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을 배제한다. 켈젠이 보기에, 법의 목적이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폭력의 독점화(monopolization of force)이다.(79쪽)


드워킨의 이론에서 가장 관심있게 읽은 내용은 '문학으로서의 법'이라는 부분이다. 법의 해석적, 구성적 차원을 들여다보는 시도에서 문학이라는 개념을 접목시켜 이해를 도운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으로 법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권리와 정의에 대해 심도있게 다룬다. 특히 정의에 대해 시각적으로 구체화된 정의의 여신이 사진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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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저울은 정의를 구현하는 중립과 공평을 상징한다. 16세기에 이르면, 예술가들은 테미스에게 눈가리개를 씌움으로써 정의가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켰다(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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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에 대해서라면 존 롤즈를 지나칠 수 없다. 정의론이라는 명저로 정의를 사회체계의 1덕목으로 삼는 그는 윤리학과 법철학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롤즈 이론의 정의의 원리를 법철학에 기반에 다시금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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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법과 사회를 통해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고 비판적 법이론을 통히 균형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법에 대해 의견과 태도의 개입없이 단순히 지켜야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온 법에 대한 개념을 지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다. 주로 법철학의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였지만 법 추구하는 바가 좋은 삶에 초점이 맞춰졌기에 삶의 긍정적 방향을 생각해보는 지점도 있었다.

#법 #법학 #철학 #첫단추시리즈 #학문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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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경혜 지음 / 바람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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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내가죽었습니다.
이경혜
바람의아이들
바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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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죽은 친구의 일기를 펼쳐본다. 슬픈 예감처럼, 불길한 느낌의 문장을 읽는 유미. 친구를 애도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에 생생하게 접근한다. 이 책은 청소년 추천도서, 권장도서로 매우 유명한 책이고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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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독자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문장은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이다.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소중해보이고 달라 보일거라는 생각에서 일기를 적어나간 것이다. 재준이는 자신이 죽었다고 가정하며
일상의 기록을 남긴다. 죽은 사람의 시선은 평범한 일상을 관통한다. 재준은 일기장에 기록을 남기며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처 삶의 의미를 단정하기 전, 질문만을 남긴채 더이상 일기를 쓰지 못한다. 일기의 첫문장처럼 "어느날"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일기의 페이지를 넘기는 일은 절친 유미의 일이다. 유미는 재준이 어머니의 부탁으로 재준이의 일기장을 힘겹게 읽어 나간다. 짝사랑, 공부, 관계 등 중학생이 할 수 있는 고민과 유미에 대한 믿음을 읽어나간다.  재준의 삶을 이해하려는 유미의 시도는 자신의 삶을 포용하는 시도로 이어진다. 마침내 재준의 일기장 속 문장을 따라가며 죽음마저도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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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건 그런 걸까. 애인 앞에서는 죽어도 밝히기 싫은 일을 편하게 말하고, 바로 그 일로 놀림을 받아도 화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이 후련해지는 관계.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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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눈물과 미소를 동시에 자아내는 것은 재준과 유미의 각별하고 특별한 친구 사이다. 두터운 우정이 아니면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부터 서로에 대한 진심까지 생생하게 드러난다. 재준의 일기를 유미가 읽어야하는 이유는 단순히 우정 때문만은 아니다. 진실된 애도의 시간으로 진정한 이별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를 물어본 재준의 질문에 막연한 대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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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분명히 죽을 것이다. 언젠가는 말이다. 늙어 꼬부라져 죽을 수도 있지만, 불의의 사고로 젊은 나이에 죽을 수도 있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다. 죽음이란 건 왜 생겨났을까......열여섯 살, 내 나이는 죽음과는 상관 없는 나이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런 장난도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열여섯 살, 아니 그보다 더 어린 나이에도 죽음은 얼마든지 찾아온다.(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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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는 이르거나 늦은 것은 없다. 죽음을 삶에서 떠올리는 순간에는 단순히 두려움만이 아닌 끝 혹은 마지막에 대한 각성으로 삶에 대한 시선을 다르게 이끌기 때문이다.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낯설고 두려운 제목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삶의 의미를  시도의 진심을 짐작하게 됐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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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집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6
백유연 지음 / 봄봄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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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밤식빵, 이 책은 밤식빵으로부터  달콤하고 폭신한 상상을 시작한다. 밤식빵의 밤들의 모습으로 껍질을 벗고 꿀을 바르고 식빵이라는 큰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호기심 많고 상냥한 똘똘밤, 힘이 세지만 겁이 많은 왕밤, 해맑은 개구쟁이 아기밤, 수줍고 허약한 눌린밤, 불평불만 많은 심술쟁이 뾰족밤이 주인공이다. 밤송이에 모여있던 밤들이 식빵으로 점프하여 들어가는 여정은 재치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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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이 밤들의 집이 된다는 발상은 그림책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잡아낸다. 밤들에게는 각자 개성이 넘치는데 단순한 여정에서도 각자 특별해 보이기 때문이다. 옷을 벗거나 꿀을 바를 때도 제각각의 반응에 웃음짓게 한다. 또한 식빵이 밤들의 집이 된다는 설정 그치고 집에서 편안히 잠든 밤들의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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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식빵에서 빵 사이에 박혀있는 밤을 작은 손가락으로 골라먹던 아이와의 추억도 떠오른다. 동네 일대의 모든 빵집에서 혹은 밤식빵이 유명한 제과점을 원정하며 밤식빵을 사기도 했다. 참고로 #리치몬드제과점 밤식빵이 제일 맛있었다. 이 책을 읽고 이제 밤식빵을 먹을 때 밤의 생김새를 유심히 보게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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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식빵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 갓 구운 식빵을 먹을 때 그 따뜻하고 폭신한 질감은 설명이 안된다. 비주얼로 담아지지도 않는다. 재료도 마음대로 낭비하며 치즈식빵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나에게도 마음에 식빵집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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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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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 골목 노포 산책 - 낭만이 깃든 작고 오래된 가게 노포 탐방기
천구이팡 지음, 심혜경 외 옮김 / 페이퍼스토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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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골목노포산책
천구이팡 글그림
심혜경 설시혜 옮김
페이퍼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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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깃든 작고 오래된 가게 노포 탐방기" 라는 부제와 노포의 단면을 담아낸 그림의 표지가 시선을 끌었다.  개발과 신축에 열광하는 지금, 작고 오래된 가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특별하다. 깊은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는 낡고 오래된 것만 남은 것은 아니다. 시간의 거센 흐름에도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노포들에는 시대와 역행하는 고집이 아니라 전 세대와 함께하는 진심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 안에는 사람이 있고 숨결과 정이 있으며 그러한 조화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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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골목을 여행하는 작가는 1초만에 사진이 완성되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대신 노포의 어딘가에서 정답게 공간을 그려낸다. 사진이 거의없는 여행책은 낯설겠지만, 저자의 그림에 행복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삽화, 삽입된 그림이 아니라 글과 동등한 지분으로 이 책을 구성한다. 그림을 그리고 진심을 전하며노포를 탐방하는 저자의 태도에 감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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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 과자, 만두, 차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먹거리,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공예품, 그림간판이 달린 영화관, 청나라부터 있었다는 점집, 추억의 생활용품 등을 노포 골목에서 만난다. 다양한 가게들은 풍속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동시에 일상의 미시사를 가장 생생하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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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행책을 보면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은 가고싶다는 마음과 동시에 노포를 지키는 사장님과 그를 지켜보며 그리고 글을 쓰는 저자의 진심에 감동을 받았다. 또한 오래된 것을 낡은 것으로 생각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오래된 이유와 오래 함께하고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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