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추리반 - 청소년을 위한 그림 속 세계 역사
송병건 지음 / 아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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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추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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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미술관에 갔을 때, 작품에 대한 시각적 화려함이 담보되지 않으면 지루해하는 나를 발견했다.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빈곤한 지식으로 해석을 해야하니 애정이 없어서 무심하게 미술관 안을 걷고 있었다. 하나의 작품에서 작가의 의도와 아울러 역사적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해석의 눈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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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기심 가득하고 분석력 뛰어난 ‘탐정’이 되는 것입니다. 마치 셜록 홈스처럼 말이에요. 사건 현장에서 여러 가지 단서를 찾아내고 이들을 기초로 해서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가는 것이지요.” _「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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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추리반, 제목에 미술이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당대의 미술작품을 통해 세계사의 장면을 이해하고 그림 속 단서를 통해 추리라는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의식이 미술작품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20개의 역사적 주제에 이해를 돕는 미술작품이 들어가고 마치 단서를 찾아 추리하듯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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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면 세상이 보인다"라는 책의 소개문구는 정확하다. 아울러 미술관에서 작품을 단순한 정서적 감상에만 머물렀던 것을 넘어서 작품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역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요즘의 시국을 생각하며 흑사병에 대한 주제를 관심있게 읽었다. 사진촬영이 불가능 했던 시기에 그림이란 기록으로서의 가치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역병에 대한 두려움와 시대의 충격이 드러난 그림들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팬데믹에 대한 인류의 공포를 환기하게 했다. 그런데 이 책은 현대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다루며 시의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는 현재의 시국에 대해 어떤 역사적 해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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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미술작품을 통해 추리로 풀어나가는 이 책의 방식은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 청소년들에게도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단순 암기로 생각하고 지루한 연표암기에 매달릴 것이 아니다. 하나의 그림에서 그린 화가의 문제의식과 그려진 대상의 역사적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배우는 것은 굉장한 흥미와 재미를 주고 또한 유익한 지식을 남길 수 있었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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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03 - 자기 앞의 생, 2021.4.5.6
차경희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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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소설가 작품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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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심이 당신을 구원할지도
임정희 지음 / 남해의봄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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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동심이당신을구원할지도
#임정희
#남해의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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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심의 구원을 경험한 삼남매 엄마의 소소한 기록이다. 아이들과 함께한 일상을 잔잔히 그려냈으며 아이의 성장을 지긋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애정어린 눈빛이 감동을 준다.
"어른의 옷을 벗으면 우리 모두 아이가 된다."
이 책은 독자에게 동심으로 돌아가자는 선언이라기보다는 동심과 함께한 기록을 진실하게 보여주며 공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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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연년생 두 아들과 막내딸과의 일상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담담하게 담아낸다. 큰 아들은 밝고 엉뚱하고, 작은 아들은 생각이 깊고 재치있으며, 막내딸은 똑똑하고 당차다. 마치 명랑동화의 한장면처럼 일상은 쾌활하다. 아이다운 천진한 호기심과 작은 감동을 주는 마음들이 반짝인다. 하지만 그런 빛나는 지점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엄마인 저자의 눈이다. 바쁜 워킹맘이어도 삼남매를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해가는 모습 역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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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이는 창밖을 자주 봅니다.”
2학년 큰아들의 담임선생님은 이 한 문장으로 운을 뗐다.
“수학 수업을 할 때 한창 설명하다가 재원이를 보면 턱을 괴고 창밖을 보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생각하죠. 재원아, 너는 또 꿈을 꾸고 있구나???.”(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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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쩌면 어른들이 잃어버린 직관과 마음의 세계를 감지하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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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을방학을 누리는 아이처럼 천진하게 가을 풍경 속을 산책하고 있었다. 막내딸의 엉뚱한 한마디에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니 상상도 날개를 달고 가을 속으로 가을속으로 날아올랐다.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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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기록을 모으고 매만지는 일은 동심의 숲속을 노니는 일이었다. 햇볕도 있고 동물도 나타나고 새들도 지저귀고 더러 비도 내리고 폭풍우도 치지만 샘물도 흐르고 아름다운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아름다운 노을도 지더니 캄캄한 밤 한가운데 별빛이 빛나는 생명과 사랑이 가득한 유년의 숲이었다. 가만히 어른의 눈을 감으면 동심의 숲속에 서 있었다.(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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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수영의 시에서 "너로 인해 사랑을 배웠다"라는 말이 아이의 얼굴을 보며 맥락없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로부터 사랑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 마음의 깊이를 알기에 이 책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너무나 반갑고도 감동적이었다. 삼남매 가족의 생생한 일상기록을 넘어서 아이들의 밝고 투명한 마음이 느껴졌고 동시에 이를 바라보며 기억하고 적어내려가는 엄마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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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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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식탁
#천운영
#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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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이라는 연남동의 스페인 요리 레스토랑을 기억한다. 그곳의 주인은 천운영 소설가. (신춘문예 당선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신춘문예 사상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을 받아온 <바늘>의 작가가 레스토랑을 열었다고 했다. '돈키호테의 식탁.' 누구나 돈키호테를 알지만 그의 식탁은 모른다.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을 기억한다. 하지만 이 에세이를 읽으면 그 이름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놀라울 수밖에 없다. 그 에세이의 부제는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이다. 정말 과장없이 미쳤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돈키호테에 완벽하게 빠져들었고 풍부한 상상과 추억의 스픽트럼은 감탄스럽다. 또한 감미로움에 있어서도 작가는 스페인 음식부터 한국 음식 그리고 추억의 음식들까지 모조리 소환한다. 미각을 자극하는 문장의 매력은 음식에세이로서 절정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부제의 어떤 부분에도 배반없이 이 책이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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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미친 짓이었다. 돈키호테와 같았다. 스페인어 전공자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내가 돈키호테의 음식을 찾아 나선다는 것. 그건 어떤 외국인이 전주에서 콩나물국밥 한 그릇 먹고서는 그게 『홍길동전』에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전국팔도를 누비며 홍길동의 자취를 쫓아 조선 시대 음식을 찾아다니는 일과 비슷했다. 반벙어리 까막눈 주제에. 무려 400년 전 음식을 먹어 보겠다니. 그런데 그만둘 수가 없었다. 『돈키호테』에 빠져들수록, 그 길을 따라다닐수록, 더 깊게 빠져들었다.
_「들어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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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요리와 레시피를 소개하는 정도를 넘어서야 음식 에세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음식에 대한 자신의 추억과 진심이 녹아들수록 맛깔나는 에세이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내가 기대하는 음식에세이의 수준을 완전히 넘어선다. 스페인과 한국이라는 공간을,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을, 소설 의 허구와 현실의 실제까지 경계를 넘나드는 힘이 탁월한 소설가인 천운영에게는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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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이 있다면 돈키호테 혹은 산초에게는 □□가 있다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동네 잔치, 추억의 음식 등으로 우리의 미각과 기억을 곤두세운 필력은 돈키호테 속으로 깊게 들어간다. 이 책은 음식을 통해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모험을 이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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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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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음식에세이 #산문집 #신간 #스페인 #스페인음식 #스페인여행 #돈키호테 #세르반테스 #라만차 #바늘 #생강 #명랑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여성작가 #소설가 #책추천 #책탑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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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마음이 강해지는 철학자의 말 처음 어린이 교양 1
이와무라 타로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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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마음이 강해지는
철학자의말
이와무라타로
고향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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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말은 과연 평범한 우리의 삶에 어떤 자극과 인상으로 힘이 될 수 있을까. 심오한 그들의 말과 나의 일상 사이에 마치 평행선이 되어 만날 수 없으리라 생각한 때도 있었다. 독서와 일상의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그 거리를 좁혀주는 책을 만나고 싶었고 또 좀더 일찍 이들의 지혜를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어린이에게 철학의 힘, 바르게 생각하고 강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무척 중요할 것이다. 철학과 일상의 괴리로 고민할 때, 어린이들이게 징검다리처럼 안내하는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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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린이의 일상에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질문에 철학자의 말을 연결시켜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조언을 전한다.
‘공부를 못해요’, ‘나의 장점을 모르겠어요’, ‘규칙을 왜 지켜야 해요?’, ‘모두 내 꿈을 반대해요’, ‘왜 살아야 하는 거예요?’ 같은 어린이들의 질문에 철학자들의 진리가 연상되는 대답으로 설명하며 인생의 지혜에 싹을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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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모르면서도 알고 있다고 스스로 굳게 믿고 있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더 지혜로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던 거지요."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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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지혜는 무 엇을 위해 필요할까. 철학자들의 진리를 배우고도 삶과 학문의 괴리는 "철학의 무용"을 원망하게 만든 듯 하다. 철학을 전공한다는 것은 어딘가 세상의 효율과 거리를 두고 사색에 잠기는 사람을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잘 살기 위한 지혜는 철학으로부터 출발한다.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수천년의 고뇌와 사유는 철학이라는 학문을 정립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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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간혹 후회의 정점에서 다시 힘을 주는 것은 철학자의 말이다. 마음을 단단하게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철학자의 말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어린이 교양서를 만나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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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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