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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쇠퇴했습니다 5 - J Novel
다나카 로미오 지음, 야마사키 토오루 그림, 곽형준 옮김 / 서울문화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5권은 매우 개인적인 주인공의 일화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마을에서 국제연합기구 요원이며, 만물박사로 통하는 할아버지 아래서 자란다. 주인공이 기억하던 할아버지의 모습은 그다지 지금의 할아버지와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이야 주인공이 특별한 일을 벌이지 않을 정도면 그렇게 간섭하거나 또는 혼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머나 먼 과거 시절의 할아버지는 무척이나 엄한 분이었다. 조금만 실수를 저지르면 머리에 주먹을 날리며, 아침식사시간에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굶어야 했다. 통행시간도 6시 이전이란 절대적 규칙으로 주인공은 어린 시절부터 자유라는 단어 대신 통제와 억압이란 세상아래 자란 것이다.
덕분에 말이 없고, 감수성이 무척이나 예민하며,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 상당히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성격이 되었다. 사람이란 존재는 태어나면서 천성을 지니고 나오나, 막상 성장하면서 주변 성장요건들이 계속 따르기 마련이다. 주인공의 경우 부모님의 부재, 할아버지와 삶, 할머니도 없기에 무척이나 건조하고 딱딱한 어린 시절인 것이다. 작품에서도 주인공의 용모나 혹은 별명을 보면 ‘빗자루 머리’라고 한다. 빗자루 머리로 된 원인은 그녀의 머리를 누가 다듬어 줄 사람이 없었다.
어머니가 없기에 마음 편한 존재가 없었고, 그 성격이 계속 유지되자 마을 안에 친구조차 없었다. 주인공은 학사에 입학 전까지 외톨이였다. 10살 정도까지 그런 인생을 살다보니 학사에 온 주인공은 다른 누구와도 사이를 좋게 할 생각을 없었다. 아니 하고 싶었으나 굳게 닫은 그녀의 마음에 그 누구를 허락한다는 자체가 무리였다. 인간에게 어린 시절의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결국 성장하면서 성인이 된 시점에도 큰 부담을 일으킨다. 이번 편에서는 그런 부분이 많이 돋보인다.
학교에 오자말자 같은 반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게다가 키도 보통 아이들보다 훨씬 컸기에 어서 빨리 여기서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반에서 톱을 누렸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았으며, 심지어 단체 활동까지 기피했다. 그런 그녀에게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들은 끊임없이 장난질을 걸었다. 왕따는 기본이고 교과서에 오물을 페이지마다 발랐다. 여기에 우연히 다가온 꽈배기머리소녀, 그녀는 독일인이라고 되어있다. 특별히 이름을 소개하지 않은 라이트노벨의 특수성에서 그저 꽈배기머리소녀는 이상하게도 주인공에게 달라붙는다.
주인공은 그녀의 행동에 너무 부담스럽고, 반에서 위치가 있어서 1년 만에 3학년으로 월반한다. 학사 내에는 같은 반이라고 해도 쉽게 과정을 마치지 못해 한 과정에 몇 년 동안 있는 자도 있고, 나이는 6~7세부터 20대도 존재하니, 3학년이 된 주인공은 안정된 생활을 했다. 문제는 여기부터이다. 그녀 역시 외로움을 느끼고, 괴롭고, 쓸쓸하고, 죽을 것만 같았다. 달리던 교정 아래 동물의 뼈가 가득한 곳에 달려가면서 주인공은 울면서 친구가 필요하다며 외치고, 이때 요정이 그 소원을 들어준다.
그 요정은 우연히 학교 뒤에 있는 산에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들로부터 주인공이 구출해준 요정이다. 그 요정은 마법 같은 것을 부리고 사라지며, 대신 책 한권이 그녀에게 들려져 있었다. 3학년으로 오면서 주인공에게 새로운 트러블이 생겼다. 그것은 꽈배기머리소녀가 어린 나이에 월반했다. 월반하면서 1학년 시절에 주인공이 나이 많은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이제는 꽈배기머리소녀가 어린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다. 인간이란 어느 한 특수한 조직이나 단체에서 누군가 특정외부적인 조건을 가질 경우 그 대상을 괴롭히는 본성이 있다. 그것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보는 나이, 성별, 지역, 학력, 취미까지도 말이다.
인간에게 순수하게 타인에 대한 관용성이란 존재하지 않은 것인가? 꽈배기머리소녀는 3학년이 되자 호된 꼴을 당한다. 특히 치마가 빼앗겨서 엉망으로 된 것은 도가 지나친 일이었다. 인간에게 죄가 있는 자란 정말 자신에게 죄를 짓는 것보단 약하거나 자신들의 무리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극단적 배타주의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주인공의 괴로운 나날과 꽈배기머리소녀의 고통이다. 그런데 이 꽈배기머리소녀에게 조금 친절을 베푼 주인공에게 꽈배기머리소녀는 언니라고 부르게 해달라고 한다. 아니 심지어 엄마라는 말도 한다. 그것은 뒤에 있던 일화로 보면 알겠지만, 이 소녀는 어린 시절에 트라우마가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5권에서 내가 잊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인간의 이중성이다. 꽈배기머리소녀와 친해진 후 주인공은 들장미회란 동경의 대상 서클에 가입되고, 꽈배기머리소녀는 주인공의 공작으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된다. 문제는 그 서클에 있는 선배들은 모두 친절한 것 같은데, 주인공에게 상당히 부담이 오는 것이다. 남과 친하지 못하기에 그저 적당히 맞추어가는 생활 속에 이때 악우 Y의 친분이 쌓인다. Y는 들판의 은색여우처럼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오로라를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이 Y도 들장미에 있던 사람이고, 그녀는 요정의 다과회를 찾기 위해 분발했다는 점이다.
원래 들장미회도 요정들의 다과회를 찾기 위한 자리였으나, 결국 원래의 취지는 사라지고 소녀들의 수다회로 변했다. 거기에 홍차와 간식은 일품이었다. 지명이나 습관성 내지 문화성 혹은 주인공이 홍차를 주로 찾는 점에서 이 작품의 배경은 아마 유럽 쪽이고 영국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홍차는 영국인들이 주로 애용하기 때문이다. 꽈배기머리소녀가 독일인이란 점에서 유럽권이란 설정은 높다. 대신 그런 연유는 요정에 대한 점이다. 요정이란 존재는 서양에 존재하던 정령이기 때문이다.
그 요정을 찾기 위해 존재했으나 실제적으로 이루지 못한 채 그저 그런 세월을 보내던 주인공에게 Y의 등장은 새로운 기획이었다. 왜냐하면 Y는 인간이 가진 어두움을 보여주었다. 들장미회에서 장미선배는 지독한 강박증 환자였다. 그녀는 겉으로는 미소를 보내지만 알고 보면 자신이 마음에 들지 행동을 한 대상에 대해 매일같이 노트에 기록했다. 그 중에 주인공의 행동들이 많으니 평소 남에게 조심성 있고, 꺼리는 소녀마저 top list로 올릴 정도면 엄청난 예민한 사람이었다. 마녀선배는 소녀들의 머리카락을 모아 그것을 정리하여 간직하던 사람이다. 아무리 봐도 페티시즘이 지나쳐 도착증세가 극으로 간 사람이었다. 그 밑에 4학년인 AB선배는 옷을 대충 입고 술을 마시고, 온갖 지저분한 이야기로 나누었다.
그리고 문제의 주인공의 방, 주인공의 방에는 꽈배기머리소녀가 혼자 있는데, 그녀는 주인공과 비슷한 인형을 의자에 앉히고 엄마 아이 놀이를 하고 있었다. 자신은 언니가 좋은데 왜 오지 않으냐고 혼자 우울하게 있다가 그 인형에게 뜨거운 스프를 쏟고 거기에 혀를 핧는 것도 모자라 칼로 여기저기 쑤신다. 아주 잔인한 목소리로 슬피 외치며 말이다. 그 소녀는 상대방에 애정이 지나쳐서 지나친 사랑은 곧 그 만큼의 마음만큼 분노와 증오로 바뀌는 애증의 대상이 된 것이다. 아마 그녀는 어머니가 어린 시절에 없기에 누군가에게 어리광을 피우고 싶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주인공은 그 누구와 마음을 나누기가 싫었다. 인격이란 주변 환경조건이 중요하다. 특히나 외부와 단절된 학교라는 밀폐성은 그 사람에게 극단적 행위를 발생하게 하는 좋은 조건이다.
그래서 이 책에선 아주 낯익은 이름이 나온다. 그것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Y가 꽈배기머리소녀가 자기 자신의 이성으로 억제하지 못한 행동에서 어린 시절에 무슨 일이 있을 것이란 말에 주인공은 들장미 사람들의 말을 주화등마처럼 떠올린다. 어린아이는 무조건 착하지 않다는 점과 오히려 그런 어린 아이들이므로 더욱 더 악랄한 짓을 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프로이트적인 학문적 이론을 늘어놓기에 주인공이 본 어린아이들은 대부분 악마와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만큼 등치하여 요정을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있다는 점이다.
학교가 폐교되었을 때 우연히 자기를 괴롭히던 남자아이들을 만난 주인공은 요정에 대해 물어본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모른다고 한다. 요정을 보고 달려들어 요정해부를 원한 악동이 이제는 어엿한 남학생이 되어 예의도 바르고 학교생활에도 충실하게 한다. 흔히 말해 중2병을 꾸준히 행동하다가 이제 그 나이를 벗어났다는 점이다. 인간의 언어는 사회와의 약속이고 한편으로 사회 안에서 아랫사람들이 규율처럼 행동해야하는 통제다. 그들은 사회의 존재가 되었고, 한편으로 보면 어른의 존재에 가고 있다는 점이다.
어른의 존재가 되면 될수록 들장미회에서 가면을 쓴 선배들의 모습인가? 그런 점에서 Y는 주인공을 테스트한 이유가 나온다. 겉으로 좋은 척하는 인간보다 뭔가 남과 구분 지을 수 있는 요소나 속물적 근성이 있는 편이 좋다고 한다. 주인공은 남들하고 사이를 꺼려하며 상당히 냉소적이며, 타인에 대해 차가운 이미지가 오히려 남들에게 거짓이나 뒤에서 음모를 꾸밀 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겉모습에 치중하면 할수록 뒤의 감춰진 속은 더욱 지저분한 것이 인간의 특징일 수 있다.
그렇게 주인공은 인간의 이율배반적, 트라우마에 갇힌 자들의 모습을 보며 졸업한다. 그녀의 졸업은 학교가 폐쇄가 결정되고, 그 이전에 마녀선배와 장미선배는 졸업했다는 점과 AB선배는 사정에 있어 도중에 하차한 점이다. 모두의 졸업식이 되자 학교 안의 울음바다가 되었다. 아무리 냉소적이고 혹은 변태적이고 속과 겉이 같던 혹은 다르던지 그 자리에선 마음은 같았다. 인간은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모두의 마음이 같은 것일까? 혐오하거나 애증의 관계라도 헤어지면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해 그마저도 그리워할 추억이니 말이다. 주인공에게 추억이란 2가지,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혼난 것과 학사 안에서의 갖가지 기억이다. 그런 과거의 꿈을 꾸던 주인공에게 Y가 찾아오고 예전의 이야기와 앨범, 그리고 주인공이 혼자 외로울 때 유일하게 옆에서 아무 말 없이 듣던 RYOBO를 들고 온다.
이제 기능조차 하지 않은 이 로봇, 그러나 주인공에게 유일한 친구였다. 그런 와중에 요정들이 다시 돌아와 이 로봇 안에는 예전에 주인공이 만난 요정이 있었고, 그 요정 덕분에 주인공은 친구를 만들었다. 마치 메르헨 속에 등장할 것 같은 엔딩으로 이어지나, 그 메르헨 속에는 강력한 억압과 폭력적인 인간의 신화가 숨어 있었다. 억압에 대한 해방욕망, 그리고 그 수단은 타인에 대한 괴롭힘과 검은 마음, 언제나 인간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주인공은 냉소적이고 속물적이나 그 누구보다 요정과 마주했다. 그녀의 마음은 아주 검은 어둠이 숨 쉬고(조수의 인격과 성격이 다 그런 연유) 있었지만, 요정을 믿는 강력한 마음으로 마을에 돌아와서 그들과 지낸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자신이 본 그 무의식 세계는 무엇인가? 잠이 든 주인공은 꿈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 모습으로 그 요정을 만난다. 친구를 만들었나? 질문에 그렇다고 하고 요정에게 외롭지 않아? 라는 질문에 요정은 웃으면서 천객만래라고 답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깨닫는 것이 있으니 이때까지 들장미회와 Y와 계속 찾아다닌 요정의 다도회는 그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그것은 오로지 자신의 마음에 있었고, 그 마음은 요정에 대한 강한 믿음이다. 대신 요정은 정령으로서 요정이 아닌 인류로서 요정이 특징이다. 주인공은 참고로 종교가 없다는 점이다.
그녀는 학사의 개인지도교수로 교장을 선택했다. 교장은 주인공의 할아버지와 매우 친분이 있었고, 인류학 전공자에 요정이란 인류신학에 속한 분야다. 오늘날의 인류학에서 신학은 직접적으로 대하는 것보다는 신화학이란 분야를 인류학에서 다룬다. 신화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소통하는 대화이고, 그 민족이 가진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주인공이 1권에서 문화인류학자로 나온 것이다. 인류학자에게 프로이트란 존재는 소중하다. 원시적이라고 판단하는 존재일수록 자신들의 행동에 더욱 과학적인 행동이 있다는 점이다. 강력한 이데아보단 그들의 삶에서 만들어놓은 삶의 체계가 그런 점이다.
주인공의 종교여부는 5권 후반부에 나온다. 문화연구센터이면서 주인공과 할아버지의 사무소는 요정들이 이래저래 온 바람에 알 수 없는 도구로 가득하다. 이때 과거 요정들이 만든 도구 중에 게임기가 버그를 일으켜서 마을 전체를 게임 속의 세상으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Dot 이미지로 다음은 2D 이미지로 그 다음은 3D 이미지로 말이다. 픽셀의 여부는 플레이어의 지능 즉 CPU의 성능에 따라 제어가 가능했다. 현실성과 부조리가 오고가는 사이에 게임이 게임으로 되지 못할 판국이니 인간이 게임을 하고 있는지 혹은 게임이 인간을 조종하는지 의문이 든다.
단지 이번 일화에서 주요 포인트는 주인공이 믿었던 조수에 대해서다. 게임에선 위기에 빠진 공주가 오히려 악당이었으나, 그녀의 지능이 낮기에 지능이 높은 마법사인 주인공을 이길 수 없었다. 그리고 게임과 그 게임에 대한 수치화된 컨피그 메뉴를 조수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우습게 되었다. 마을에서 자꾸 연애 붐이 일어나고 심지어 부부가 이혼한다. 할아버지는 주인공에게 손녀에게 증손자를 보고 싶다는 요구까지 한다. 이때 조수가 나타나 주인공에게 어떤 이벤트를 요구하자 갑자기 효과음이 나오고, 다시 또 대화가 나오자 효과음 소리가 나오자, 주인공은 조수에게 보관을 부탁한 컨피그 메뉴를 다시 찾아보자, 게임 설정은 당초의 몬스터헌터 쪽이 아니라 미소녀 게임 흔히 연애시뮬레이션으로 바뀐 것이다.
이 상황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살던 쪽이 오히려 애니메이션 그림체라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연애 붐에 빠진 원인은 아마 상대방에 대한 성적인 매력을 느낀 것과 그들의 결과가 베이비붐을 일으킨 점이다. 인류가 쇠퇴한 실정에서 인구감소는 인류의 멸망을 예상하게 조건이다. 그 조건이 조금씩 해결이 되면 국가연합단체 일원으로 기뻐해야할 일이나 요정들의 장난스러운 도구와 조수의 대담한 행동은 어떻게 볼 지이다. 참고로 조수의 성격은 주인공이 만들어놓은 성격이다. 아마 마음 한편에 대담한 마음을 지닌 자신의 인격이 조수에게 큰 전환점을 줬다는 것은 생각해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