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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 1 - Seed Novel
맑은날오후 지음, 토브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1. 마왕과 용사에 대한 서사
마왕(魔王)과 용사(勇士)에 대한 서사적인 요소는 우리 인류의 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마왕이란 거대한 힘을 가진 자와 그리고 거기에 대항하는 용사의 이분법적인 세계관은 용사라는 존재로 통해 마왕을 물리쳐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을 부여한다. 용사라는 존재는 단순히 용기를 지니 자가 아니라 상당한 능력을 가진 존재다. 그의 존재적 가치는 모든 인류가 합하여도 이겨낼 수 없는 마왕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그러나 마왕과 용자의 관계에서 왜 계속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것일까? 우선적으로 내가 생각했지만, 이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적인 요소에서도 마왕과 용사는 어느 한 세계를 패권을 다투는 존재다.
그들 중에서 마왕은 오래된 자고, 용사는 새로 나오는 자다. 마왕을 쓰러지면 그 세계의 패권은 용자에게 주어지게 된다. 용사가 주어지는 특권 중에는 왕이 되거나, 혹은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종교적인 경외감을 받거나 또는 미인을 얻게 된다. 용사의 과업에 대한 성취는 하나의 서사로서 과업을 이루는 것에 대해서는 명백한 숙제가 부여되었고, 단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위기와 극복이란 플롯이 배치함으로써 재미를 준다. 따라서 용사가 이미 마왕을 퇴치해야 하는 조건일 때 이미 극은 마왕은 죽거나 패배해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마왕의 존재란 과연 용사에게 무조건 쓰러져야 하는 조연인가? 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마왕과 용사에게 등장하는가? 기본적으로 마왕은 40~50대의 남성이고, 용사는 10~20대의 남성이다. 즉 나이를 비교해보면 아버지와 아들의 나이가 적당하다. 아버지가 가진 권력이 결국 아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되면 아들은 2가지 선택을 한다. 하나는 아버지의 권위 아래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이 왕이 되는가? 인류학의 명저 중에 하나인 제임스 프레이저 경의 <황금가지>이나 혹은 마빈 해리스의 <식인과 제왕>이란 서적을 읽다보면 조금 다른 관점이 생긴다.
특히 <황금가지>에서 어느 남자가 나무 아래 칼을 잡고 살기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미치광이처럼 소리를 지른다. 그는 결코 미치지 않았다. 그가 미친 듯이 발악하는 이유는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부족이나 무리의 우두머리고, 그에게 달려드는 자는 젊고 혈기가 왕성한 젊은 사람이다. 만약 그 자리에서 결투가 일어나서 우두머리가 승리하면 그는 오늘 목숨을 부지하여 권력을 유지하였음을 증명하고, 대신 패배를 하면 죽음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를 죽인 젊은 사람은 그 무리의 새로운 우두머리가 되어 언젠가 새로운 도전자에 의해 죽임을 당해야 한다.
마왕과 용사는 결국 새로운 권력자가 기존의 권력자에게 대항하여 생기는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피하거나 혹은 새로운 승리자의 관점을 맞춘 것이라 볼 수 있다. 역사는 사실성과 객관성이 필요로 하겠지만, 적어도 역사가 기록되는 순간은 사실성과 객관성보다는 승리자의 초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각해보면 대한민국 최후의 왕국이던 조선에서 태조 이성계는 조선의 건국자이나, 이에 반해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은 고려의 무신이며 위화도 회군의 주역이던 이성계에 의해 망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왕의 존립과 기존의 왕이 사라지는 순간, <황금가지>에서 보인 기존 우두머리의 몰락과 새로운 우두머리의 탄생은 마왕과 용사라는 구조를 대입하면 잘 어울린다.
그렇다면 라이트노벨에서 신화와 <황금가지>에 대한 요소를 대입하는 것으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일단 라이트노벨은 기본적으로 경소설이라고 하고, 만화책과 소설의 중간이라고 한다. 소설이 문학에서 나온 것이므로, 최초의 문학은 인간이 아닌 인간의 욕망의 대리인으로 내세운 신화(神話)라고 한다. 신화에 나온 신은 인간이 현실에서 드러내지 못한 욕망과 억압 그리고 숨어있는 무의식적인 요소를 내민다. 그런 점에서 용사와 마왕의 관계에서 마왕의 존재가 결코 좋지 않은 점은 여실하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그리스신화를 들여다보면, 신과 인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제우스의 가계에서, 제우스의 할아버지격인 우라노스는 자신의 아들인 크로노스에게 당하고, 크로노스는 자신의 아들인 제우스에게 당한다.
그리고 크로노스와 제우스는 아들이 중에서 맏형이 아니라 막내였다. 막내가 아버지를 물리친 이유는 아버지가 자신의 패권을 자식에게 양보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자신의 아들들을 모두 죽도록 만들었다. 우라노스의 경우 자신의 아내인 가이아와 막내아들 크로노스에게, 크로노스는 자신의 어머니인 가이아와 막내아들 제우스에게 권좌를 빼앗긴다. 가이아의 경우 지구의 대지를 가리키는 여신으로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벨 때, 가이아가 준 것이다. 즉 가이아는 자연의 흐름이고 인간은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남성의 존립성에서 권력을 다투는 것은 문명의 세계가 자연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나, 결국 문명도 자연의 흐름에 따라야 하는 점이다.
마왕과 용사의 이야기는 결국 새로운 세계를 제패하려는 젊은 사람의 영웅담이다. 그리고 그 영웅담은 신화적인 욕망이 반영되어 있다. 아버지를 대신 아버지를 차지하려는 아들, 하지만 차지하더라도 기존의 남은 사람들은 계속 남아있어야 하므로, 용사에게 항상 마왕이란 아버지를 응징할 수 있는 명제가 필요했다. 라이트노벨에도 마왕과 용사의 대립은 최근까지 계속 나오는 주제이다. 그렇다면 마왕과 용사의 관계가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마왕과 용사는 반드시 둘 다 남자이어야 하는가?
기본적으로 마왕과 용사는 모두 남자인 것이 20세기 전까지의 흐름이었다. 마왕이 여자로 변하고, 용사도 심지어 여자로 되어 나온 점은 그래 오래 되지 않은 이야기였다. 만약 여자와 여자라면 가능할 수 있다. 그것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드러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있다면,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드러낸 엘렉트라 콤플렉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마왕과 용사가 나오는 작품들을 보면 이런 요소가 해체되어버렸다. 라이트노벨 내지 만화 등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마왕용자 마오유우>, <알바 뛰는 마왕>, <용사가 되지 못한 나는 마지못해 취직을 결의했습니다.>를 살펴보면 기존의 마왕과 용사관계가 전혀 다르다.
이들의 용사와 마왕에서 2사람 모두 젊다는 것과 2사람 다 같은 성별이 아니다. 오히려 <마왕용자 마오유우>와 <용사가 되지 못한 나는 마지못해 취직을 결의했습니다.>는 용사와 마왕이 적이라는 관계를 뛰어넘어 서로 연모하고 사랑하는 사이로 나온다. 기존의 관념에서 절대로 이루어질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는 관점이 바로 마왕과 용사가 서로 동맹하거나 화합을 하는 것을 지나 연애까지 한다는 점이다. 이런 발상은 다양한 관점이 있으나, 용사와 마왕의 관계가 어느 한쪽은 일방적으로 승리를 하고 다른 한쪽은 무조건 패배해야 한다는 설정에서 비롯된다. 그런 설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류의 역사가 존재하던 시절부터 있었으며, 특히 중세유럽의 경우 십자군과 같이 기독교(가톨릭)문화와 이슬람문화의 충돌이 있었기에 신의 가호를 받은 용사, 그리고 그것에 반대되는 자들은 응징되어야 할 대상이다.
이분법적인 논리에 의한 용사에 대한 이야기는 20세기 까지 이어져 왔으며, 개인적으로 마왕과 용사의 이분법적인 관계가 해체된 것은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이후다. 용사가 가는 마왕의 영지는 위험이 천만하고, 정보가 전혀 없는 미지의 세계다. 미지의 세계를 정복하는 용사가 바로 세계를 구한다는 점이다. 용사가 검이란 것은 하나의 상징이며, 검은 다르게 해석하면 남근이라고 볼 수 있고, 그것을 단순히 신체적 조직보다는 사회적 권력으로 볼 수 있다. 남근이 검이라고 보는 점에서 검은 결국 무기이고, 무력을 가진 존재로 볼 수 있다. 강력한 무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용사, 그렇다면 용사나 마왕이 하나가 여자라면 어떻게 되는가? 서로 충돌하게 되면서 이성으로 보게 된다는 조건이 성립된다.
3.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에서 등장인물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에서는 마왕은 장수족인 인간형 마왕인 루리는 이제 막 마왕의 직함을 받은 존재이고, 용사로 새로 직함을 받은 린은 여자인데도 용사가 된 사람이다. 이때까지 48회까지의 용사들은 모두 남자로 뽑혔다. 이제 새로 등장한 용사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엘렉트라 콤플렉스처럼 어머니와 딸의 적대관계는 형성되어야 하는 것인가? 문제는 이제 마왕이 된 루리나 용사가 된 린은 서로 자신의 권위를 위해 싸우기가 애매모호한 조건이었다.
마왕의 외모는 겉보기에 8~9살 정도의 어린아이, 물론 기본적으로 마족이란 점에서 보통 인간보다 강한 육체적 조건이나, 용사나 용사의 동료, 심지어 대회에 나간 후보자에 비해 열등하게 약하다. 루리가 처음 마왕성을 나와 인간계로 온 이유는 자신의 세력들이 너무 약하고, 마족 중에서도 자신의 위치가 약한 편이란 점이다. 마왕의 선택은 강력한 힘에 의해서 결정되나, 오히려 제일 약한 사람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용사는 린이란 개인적 조건으로 본다면 전혀 두려워할 수 없고, 단지 린보다는 마왕이란 정치적인 권좌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의 주인공이면서도 독특한 길을 선택한 론을 살펴보자. 론의 할아버지는 자신이 도전한 용사대회 48회 우승자이며, 40년 전의 마왕을 죽인 최강의 용사다. 게다가 당시 용사와 동료들은 너무 강한 힘을 지녔기 때문에 마왕군은 도저히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소멸했다. 론이 나올 쯤에는 마왕군은 세력이 이미 쇠퇴한 상태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론이 살고 있는 대륙에 인간세력이 30%, 마족세력 10%, 둘 다 속하지 않은 몬스터들이 60%이다. 이미 마족의 세력은 쇠약하여 더 이상 인간에게 대항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다.
론이 린과 같이 마왕성을 찾아갈 때 마왕성처럼 보인 돔을 찾아 주변에 이종족이 있는지 확일 할 때 반경 7㎢ 내외로 이종적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마족의 세력은 쇠퇴한 것이고, 마왕이라고 여기던 문지기마저 용사일행에게 처치된다. 그러면 48회 용사의 손자인 론은 자신이 목표로 하던 용사와 마왕처단이 처음부터 엇갈린 길이었고, 심지어 자진하여 마왕의 간부로 등록되기를 선택했다. 앞선 용사의 후손에 강한 힘을 가진 론이 인간이 아닌 루리를 선택한 이유에서 이미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는 공식처럼 여긴 용사와 마왕이야기가 아닌 점을 명백하게 해준다.
론이 억지로 마왕이 된 루리를 도와준 이유는 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내지 상식 또는 도덕에 대한 절대적인 관념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마족은 무조건 나쁜 종족이고 토벌되어야 한다는 것에서 오히려 마족이 나쁜 존재로 알았지만, 실제로 알고 보니 아니라는 점이다. 루리는 남에게 겁을 주거나 위협하기는커녕 눈물이 많은 어린아이였고, 자신이 좋아하는 루나라는 언니를 감싸기 위해 대신 마왕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너무 어린 육체에 힘까지 약했기 때문에 인간세계의 왕에게 평화동맹을 맺으려고 했다.
결국 상대방이 어느 것에 묶여 있는 것보다 상대방 그 자체로서 대하였기에 론과 루리는 친구가 된 것이다. 용사를 꿈꾸던 론이 살던 세계는 왕과 귀족이 존재하는 봉건주의 국가이고, 그 세계에서 왕은 48회 용사인 론의 할아버지와 동료였으며, 그 업적으로 통해 왕이라는 직함과 권력을 손에 넣었다. 용사의 동료라는 점에서 왕은 상당히 국민들에게 칭송을 받고 있었으며, 왕의 명령 아래 마족토벌과 마왕처단은 모든 국민들을 하나로 모우는 명제였다. 그리고 용사를 뽑는 대회는 그 나라의 매우 성대한 축제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마왕은 인간세계에서 최고의 적이고, 마왕을 잡는 행사가 왕과 귀족들의 지배계급으로서 위치하는 것이 하나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의례와 같다.
결국 왕과 귀족의 지배이데올로기는 용사대회로서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런 이데올로기가 존재하는 세계에서 용사의 후손이 마왕을 돕는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용사후보자인 론은 요사가 아니게 되나, 다른 관점으로 용사가 되어야 했다. 이데올로기로 통해 적용되는 사회의 도덕관념은 어느 대상이나 행위에 대해 윤리적인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도덕관념에 따라 움직인다. 그런 도덕관념은 실제 그것이 잘 되었는지 혹은 못 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하는 것으로 잘 되었었거나 못 되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론이 그 도덕관념에 의해 충실하게 반응했다면 마왕소녀인 루리는 이미 론의 칼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 칼은 루리의 목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루리의 목을 향하여 오는 것에 대해 반격하는 것이다. 칼이란 것은 강력한 무력을 의미한다. 세상의 적인 마왕대신 세상을 적으로 돌린 론의 모습에서 언젠가 론의 최후의 적은 할아버지의 동료이던 왕이란 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론의 가계와 그리고 론이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정치사회적인 요소로 통해 론과 할아버지의 관계를 보면 분명 용사는 40년에 1번을 뽑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왜 40년마다 1번인가? 물론 40년에 1번 나온 용사는 그 마왕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용사가 40년에 1번이란 점은 론의 입장에서 분명한 의미를 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용사이던 론의 할아버지가 론에게만 용사교육을 시켰지만, 론의 아버지에게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주변에 이런 말을 듣는다. “손자와 할아버지는 친구가 되어도,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친구가 될 수 없다.”라고 말이다. 물론 모두 맞는 말은 아니나,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권좌를 놓고 다투어야 한다. 론의 아버지가 용사교육을 받지 못하고, 평범한 포도밭의 농부로 살던 이유는 할아버지에게 아버지는 아들이었기에 48회 용사이던 할아버지는 자신의 권위를 위해 아버지를 평범한 인물로 길러야 했다.
만약 아버지가 용사교육을 받는다면 론의 할아버지는 론의 아버지에게 자신의 자리에 대해 압박을 받을 것이고, 또한 론이 론의 아버지가 용사로 되었다면, 자신이 굳이 먼 길을 떠나 용사대회에 참가할 이유는 없다. 보통 용사들의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아버지가 없거나, 있어도 살해당하거나 은퇴하거나 또는 행방이 묘연한 경우가 많다. 아버지가 지나치게 명성이 높으면 아들인 용사는 활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40년의 용사대회의 개최란 바로 할아버지-아버지-아들이란 3대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용사탄생의 딜레마가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4. 왜 인간들은 마왕을 제거하고 마족을 토벌하려는 것일까?
이미 48회의 용사와 동료들은 마족들이 다시 재결성하는 것을 매우 힘들게 할 정도로 큰 타격을 주었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수명은 마족에 비해 매우 짧다. 주인공인 루리는 80~90세를 살았지만, 외관은 아직 어린 소녀에다가 힘이 약한 것은 이미 밝힌 바이고, 루리와 가깝게 지내는 다른 마족도 나이가 매우 어려 보인다는 점이다. 심지어 루리의 언니인 루나조차도 200세 가까이 되는 나이지만, 루리와 매우 비슷한 외모를 지닌 점에서 아직 어린 소녀로 나오고, 론에게 선물을 주는 마족 역시 매우 어린 아이들이었다.
결국 48회 용사대회 이후로 마족들 중에서 전투력이 제법 높은 마족들은 모두 사망할 가능성이 높으며, 마족이 더 이상 인간에게 대결할 이유도 없으며, 특히 인간과 마족의 경계 사이 분포된 몬스터들도 마족의 밑이 아니기에 마족이 억지로 인간세계를 침범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도 론과 린의 일행들이 마왕성을 찾아 떠날 때 어느 작은 마을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 붉은 여우 일족이 사는 마을이 모두 폐허로 변한 것이다. 살아있는 생존자는 전혀 없고, 모두 해골이란 비참한 모습만 나타났다. 게다가 어느 해골은 어린아이 것으로 보일 정도로 왕이 보낸 군대는 매우 잔인한 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멸망한 이유는 과거 마왕에 협조한 것과 보통 인간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진 것이었다. 환영을 만들며, 다른 종족의 기억을 읽어내는 능력을 말이다. 그런다고 하여도 모두 죽일 이유는 없다. 그러면 왜 이들은 죽어야 하는가? 왕은 이미 48회 용사대회 이후 마족들의 전력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49회 용사대회를 열어 용사가 등장해도 그 용사가 마족을 쉽게 쓰러드릴 정도는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용사대회는 인류의 멸망을 결정하는 대회가 아니라 오히려 갖은 정치적 이권과 경제적 이윤이 오고가는 곳으로 변질되었다. 용사가 여자이고, 상당한 미인에 화려한 의상을 입은 점으로 상인들은 어떤 전략으로 장사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으며, 용사의 인벤토리 안에 담긴 물품들은 각종 스폰서가 제공한 것들이 있었다.
그 제품들은 겉으로 듣는 것과 달리 효용이 뛰어나지 않은 점으로 보면 용사대회는 결국 진짜 인류를 구하기 위한 인류의 대표를 뽑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서 존재하는 하나의 구경거리로 되었을 뿐이다. 또한 용사대회는 하나의 의례이고, 국민들을 하나로 모우는 행사다. 모두의 머릿속에는 마족의 토벌과 마왕의 처단만을 생각하지 그 이상에 대해 생각하지를 않았다. 그것을 알게 해주는 인물이 바로 건 서머너인 티나를 보면 알 수 있다.
티나는 본래 전쟁고아로 갖은 고생과 위기를 겪은 여자다. 그녀가 솔직히 건 서머너로 활동하면 자기 자신의 생계를 충분히 즐기고도 남을 수익이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도둑질을 멈추지 않는다. 그녀가 도둑질을 하고, 보물사냥꾼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자신처럼 어렵게 살고있는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서다. 고아들의 형편은 말도 안 되게 처우가 열악했고, 자신이 어린 시절 힘들게 살아온 것처럼 고안들의 미래에는 좀 더 좋은 세상을 살기 바란 것이다. 그녀가 훔친 보석들은 모두 고아원에 보내져 운영비로 사용되었다.
결국 인간세계는 마왕이 없더라도 혹은 마족이 날뛰지 않더라도 계속 인간세계에는 분쟁으로 인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으며, 그 덕분에 아무 힘도 없이 고통 받는 고아들이 계속 늘어나는 점이었다. 전쟁에 의한 살해도 문제지만, 살아남는 것도 문제인 것은 역시 생계수단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 많은 전쟁고아가 발생하여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자체가 왕과 정부를 두고 생각해보면 내정이 바르지 못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티나를 가르친 스승 역시 이상한 계약서를 쓰게 하여 티나에게 나쁜 짓을 하려고 했다.
그렇다면 마족만이 악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악을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 것일까? 티나의 스승은 상당히 실력이 높은 건 서머너라고 한다. 그 자에게 재물을 훔쳐도 금방 재물을 쌓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분명 도둑질은 범죄이나,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는 티나의 개인사정과 사회구조에서 왕이 다스리는 세계란 과연 용사의 동료가 정의라는 이름 아래 활약한 용사의 동료로서 정의로운 지도자인가에서 대답은 NO로 갈 확률이 높다. 이미 붉은 여우 일족의 죽음에서 상당히 높은 영력을 갖춘 자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면 악령이 된다고 한다.
악령이 되어 마족, 인간, 몬스터에게 해를 가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악령이란 악적인 존재가 된 것은 정말 악한 짓을 한 것이 아니라 부당한 고통에 의한 증오였다. 용사란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구원의 대상은 자신이 속한 인간일까? 아니면 그 이상인 것인가? 용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더 이상 용사라는 존재가 존재하지 않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용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결국 용사가 존재하는 세계는 매우 어려운 일들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용사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그 세계가 어려운 일들이 있기보다는 어려운 일들을 계속 유지하거나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다시 정리하자면, 용사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상징성을 내세우기 위한 도구이고, 그 뒤로는 갖은 이권과 이익을 나누는 부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는 마족을 토벌하고 마왕을 처단해야 했다. 그것은 바로 정의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하나의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수단으로 최고의 책략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들은 자신들이 기존에 살고 있는 영역을 넘어 계속 넓히려고 한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 거주지와 농경지가 필요하고, 기존의 인간세계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5. 용사와 마왕 세계에서의 자연과 문명
기본적으로 마왕이 살고 있는 곳은 미지의 세계이며, 그곳에는 누가 있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 도저히 판단할 수 없다. 그리고 거기는 인간이 아닌 마족과 몬스터가 항상 인간을 위협한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인간이 미지의 세계에 침범하지 않으면 이유 없이 마족과 몬스터들이 인간세계 올 이유는 없다. 결국 인간의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면서 다른 세계와 충돌하게 되며, 그것은 결국 전쟁 내지 재해로 이어진다.
마족과 몬스터 중에서 특히 몬스터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고, 매우 사납고, 덩치도 큰 맹수와 같은 존재다. 그들이 있는 곳은 인간세계와 마족세계가 아닌 곳에 많이 살며, 때로 마족에 의해 조종되기도 하나, 대부분 자연의 상태에 존재한다. 그리고 마왕을 찾으러 가던 린, 스팅은 자신들의 가문이 매우 부유하고 드높은 귀족집안인 점을 이용하여 마족과 몬스터들이 거주하던 곳을 자신들의 새로운 식민지로 개척하려고 한다. 결국 마족과 몬스터들의 제압은 단순히 인간세계의 평화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과 같이 연결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용사와 동료들이 임무에 성공하여 그들이 사용하는 물품들에 대해 일반 사람들은 많이 구매할 것이고, 그리고 그것을 스폰서해준 상인들은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린과 스팅이 그런 식민지 건설에 관련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티나는 보물을 탐내는 사냥꾼이다. 인간세계에 보물은 존재하기 어렵다. 이미 보물은 누가 소유하여 자신의 재산이 되었기에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직접 돈으로 구매하거나 아니라면 법을 어겨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다. 만약 낯선 곳에 가서 보물을 구한다면 그것은 그 누구의 것이 아니라 단지 발견한 사람의 것이다. 옛날 유럽에서 황금의 섬을 찾아 모험가들이 떠난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 보물은 본래 발견해서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마왕성에 찾은 보물은 본래 마왕 내지 마족의 것이다. 그들은 인간에게 뺏은 보물을 가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가진 것을 그렇게 장식한 것이란 점이다. 마족에게 마족만의 문명이 있지만, 인간의 관점에서는 그것은 새로운 자연인 것이다. 자연에 대한 인간 문명의 도래는 결국 정복이란 이름 아래 실행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작품에서는 론이 이미 마왕의 정체가 아무런 악의도 없는 연약한 소녀라는 점이고, 그들은 더 이상 인간과 전쟁할 여유나 의지도 없는 평화로운 자였다. 그런데도 강자의 입장인 인간들에게 마족은 역시 두려움과 제거의 대상이다.
그것은 그들은 정복되어야 할 대상이고, 그 정복에서 마족들은 인간에게 해롭다는 점을 강조하여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정의임을 인간세계에서는 도덕이다.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도 이미 기존에 많이 나온 마왕과 용사이야기와 같이 그런 이분법적인 요소를 해체한 작품이다. 언제나 정복되어야 하는 세계에 있는 마족이 인간의 문명(자연의 파괴, 용사도 인간세계에서 문화의 하나)이란 거대한 파도 앞에 용사가 되어야 하나 용사의 길을 벗어난 용사 론에 의해 좌우되는 점에서 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여 더 이상 착취하지 못하면 인간 스스로를 착취한다. 이미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쟁으로 나온다. 전쟁은 문화의 충돌과 인류문명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6. 작품 내의 캐릭터 및 설정에 대해
작품을 읽다보면 상당히 세계관에 많은 설명을 넣고 있다. 용사대회에서 용사와 동료로 뽑히는 자들의 직업이나, 무기체계와 마법체계까지 말이다. 특히 요정에게 오리진을 제공하고 사용하는 마법의 종류와 레벨에 따라 분류되는 요소는 매우 상세하게 배치했다. 작가의 블로그를 확인한 결과 예전에 게임을 제작한 것으로 보아 던전장르를 바탕으로 하는 게임을 만든 것이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라이트노벨을 게임세계관을 적용하고, 캐릭터들도 그에 맞추어 직업과 속성에 따라 장비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적으로 캐릭터 설정에서 판단하는 것은 여자주인공인 린과 티나에 대해서다. 이들은 히로인적인 요소와 더불어 용사일행에 속하는 인물로서 상당한 미인에 좋은 몸매를 가진 여성으로 나온다. 의상을 보더라도 다소 노출이 높고, 대부분 가슴이 크다는 점이다. 작품 내에서 린이 일어날 때 가슴의 크기에 상의의 단추가 견디지 못해 뜯어져 나가는 장면이 있었다. 그리고 상당한 능력의 소유자로서 전형적인 던전 게임에 나올 만한 인물로 그렸다. 그런데 이 중에서 특히 린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은 작가가 남자라는 점, 그런데 일러스트를 그린 사람은 여자라는 점이 독특한 배치를 만들어내었다.
유명한 게임을 애니메이션과 만화로 만든 <Fate Stay Night>란 작품에서 주인공 세이버는 아름답고 매우 강력한 여성으로 나온다. 그 모습은 마치 그리스신화에 등장한 아테나와 같다. 물론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에서 린도 아테나와 같이 매우 강하고 아름다운 인물로 나온다. 그리스신화에서 아테네는 아버지 그리스의 머리에서 나온 여신이며, 신화학에서 아테네는 아버지인 제우스, 즉 남성의 머릿속에 나온 여신이기에 그녀는 남성의 무의식적인 욕망에서 완벽한 여자로 등장한다. <용사가 마왕을 무찌를 때 우리들도 있었다.>의 린의 모습을 남성의 이상형적인 요건들을 잘 가지고 있다.
물론 작품 내에 등장인물에 대한 모에요소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일러스트가 중요하냐면, 작가의 글에서는 여자의 가슴을 상당히 많이 신경 쓴 것이 보인다. 기록지를 가지던 황녀나 용사나 모두 가슴에 대해 본문에서 강조하는 느낌이 강했다. 일러스트로 확인해 보면 작가의 의도대로 린과 티나의 가슴은 크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가 여자라는 점에서 역시 골반이 넓게 그려져 있었고 등장인물의 모습을 보면 매우 세심한 디자인이 반영된 것을 알 수 있다. 대신 골반의 넓이를 생각하면 마왕인 루리는 줄이는 게 조금 맞는 것 같았다. 9세이면 아직까지 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생식기에서 생식기 즉 제2차 성징이 도래하지 않았기에 비율이 조금 맞지 않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