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9일 오전 9시 전후 전남 무안군 망운면 일원에 위치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사의 보잉 B737-800기가 착륙하다가 항공사고를 당했다. 아침에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 항공기 사고는 육지가 아닌 공중에서 일어나는 점이 매우 치명적이다. 공중에서 충돌사고 나면 그 자체로 폭파되는 일도 많고, 비상착륙 도중 지면에 충돌하는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 조종사의 착각으로 산자락에 충돌하는 일도 있다.

 

본인은 과거 김해국제공항이 위치한 공군부대에서 3년 반 넘게 복무했다. 지금은 공병대대지만, 당시에 시설대대로 내가 전역 전까지 맡은 임무는 기지 내 시설관리였다. 군부대도 육지 위에 있고, 비행시설이나 지원시설 모두 토지 위에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고, 심지어 활주로나 도로 역시 시설물이기에 거의 모든 곳을 들어갈 수 있었다. 하다못해 비행기를 정비하는 격납고나, 조종사들이 대기하는 비행대대 건물, 특수요원이 머무는 건물, 탄약고 등 거의 모든 곳을 돌았다.

 

따라서 비행기를 직접 만질 수는 없지만, 비행과 관련된 모든 시설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하다못해 관제사들이 항공관제를 하는 관제타워 내부에도 들어갔다. 또한 잊을 수 없는 장소 중에 하나가 소방구조중대이다. 소방구조중대는 기지 내 화재사고를 진화하거나 방재하는 업무를 하지만, 또 중요한 임무가 항공기 사고 시 항공기 내 인원 및 항공기를 구조하는 임무이다. 시설대대 내 소방구조중대는 같은 대대지만, 멀리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병사들은 몰라도 부사관이 되면 소방구조중대 사람들도 고참과 후임이 된다. 그래서 소방구조중대에 가끔 놀러가고, 업무차 자주 방문하였다. 활주로를 보면 상황실에서 체크하고, 소방차는 활주로에 달려가기 위해 언제나 대기 태세를 유지했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각종 항공기의 모식도와 조종사가 어떻게 앉아 있고, 조종사 머리 위에 있는 캐노피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잘 보여준다. 몇 년 전 전역한 고참에게 업무를 배울 때, 그 고참에게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다. 김해공항 인근 신어산 자락(돗대산)2002년 중국 국적의 민항기가 충돌하여 엄청난 인명사고가 난 적이 있다. 당시 그 고참은 소방구조중대 구조반으로 구조 활동을 위해 출동했는데, 산에 피 냄새가 진동하고, 나뭇가지 위로 사람의 시체가 찢어진 채로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내가 군복무하면서 그 비극을 생각하면서 항공안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항공기 사고가 나거나 혹은 공군 조종사의 죽음을 보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이번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비극 역시 그렇다. 활주로에 랜딩기어 없이 동체가 그대로 미끌려서 공항 경계 벽에 쳐 박히는 모습을 보면서 할 말을 잃었다. 나는 이번 항공사고에 대해 생각했는데, 물론 아직 결론도 안 나고, 전문가 패널 역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온다.

 

단초의 원인은 조류충돌에서 공항 주변은 민가들이 많이 없고, 높은 건축물이 위치할 수 없다. 항공안전을 위해 주변에 시설물 내지 공작물을 올릴 수 없고, 나무도 수고가 높은 수종을 심을 수 없다. 문제는 주변이 풀이 많은 논과 밭, 초원지대가 많아 중소형 조류들이 서식하기 좋은 점이다. 오리나 참새 같은 조류들이 많이 서식하고, 사람들의 인위적 출입이 없기에 풀밭에 먹이활동하는 게 유리하다. 이착륙 과정에서 굳이 날지 않고, 풀밭에 은폐하는 편이 안전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조류도 많다.

이번 사고에서 대형 조류가 아닌 오리 같이 중소형 조류와 충돌했다. 결국 조류퇴치 또는 조류의 이동을 간과한 게 큰 문제였다. 기상조건에서 구름이 별로 없고 시야도 좋은 조건이기에 오리떼의 이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조종사의 미스도 있을 것이고, 오리떼가 어느 지점에서 날고 충돌했는지 모르지만, BAT반 조류퇴치하는 인원이 공항 내만 아니라 이착륙 하는 곳에도 활동을 하는 편이 좋았는지 모른다. 공항 내 BAT반은 공항공사와 공군부대에서 각각 운영하나, 기본적으로 활주로 중심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이착륙하는 고도가 착륙 지점에서 떨어져 있고, 해당 지점에서 조류충돌 가능성이 높기에 BAT반의 활동반경이 제한적 요소가 매우 치명적인 요소로 존재했다.

 

랜딩기어가 보통 조작에 따라 자동으로 열리는데, 이번 조류충돌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날개로 끼여 있다고 하는데, 보통 항공기 내부 기계가 움직일 때 유압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안다. 유압(油壓)의 힘이 매우 강력하여 큰 물체를 이동 또는 움직일 수 있는데, 유압의 힘으로 랜딩기어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 믿기지 않았다. 설사 유압의 힘이 아니더라도 랜딩기어를 수동 작동이 되지 않은 점, 그렇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느 정도 급박 했는가 대해 의문이다. 항공기의 연료는 제트유로, 일반 기름과 다르다. 그 기름을 외부로 유출되는 드레인 공정도 의문이고, 항공기 엔진 1쪽에서 불이 날 때 선회했을 때도 의문이다.

 

랜딩기어에 달려 있는 타이어 없이 착륙하여 착륙 시 충돌을 저감할 수 있는 중간과정이 생략되고, 항공기 엔진 2개가 타이어 대신 활주로에 마찰하며 충돌했다. 엔진이 불이 붙은 상태에서 마찰하면 더욱 더 화재 위험이 높을 수 있을 것이다. 뉴스에서 처음에 나오다가 취소된 게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였는데,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는 2800m, 일반적으로 한국 내 공항은 공군부대에서 운영하는 게 많은데, 보통 2784m, 9000feet가 규격이다. 과거 김해공항에서 시 신활주로 10500feet 외에도 구활주로 9000feet에도 보잉 B747 같은 대형 항공기가 내렸다. 결코 2800m의 활주로는 짧은 거리가 아니다. 12000feet 이상의 길이(3750m)를 가진 인천국제공항에 내려도 참사의 정도를 줄일 수 있지만, 항공사고를 막을 방도가 없어 보였다.

 

소형공항의 문제로 보면, 공항 내 소방대가 운영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서 운영되는 큰 공항은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이다. 3군데는 인천공항공사에서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공항이다. 여기서 김해공항은 공군부대 주둔으로 소방구조활동이 원활하고, 과거 2002년 중국 항공사의 돗대산 추락사건으로 어느 정도 체계가 잘 잡힌 소방구조 시스템이 존재한다. 하지만 무안공항 내부는 잘 모르나, 공항규모도 적고, 한국공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많은 공항 중 무안, 울산, 여수 등의 공항의 조직을 보면 매우 적다. 따라서 무한공항 내 소방구조에 필요한 장비 및 인원이 부족할 수 있고, 게다가 활주로 내 항공기 비상착륙할 경우 속도를 감쇠해주는 액체를 가진 장비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또한 공항소방대 이외에도 무안공항 주변에 소방구조 현황이 작은 119의용대만 있고, 무안소방서는 10분 거리, 로드뷰로 소방차는 7(구급차 제외) 정도이다. 상황 발령 후 10분이면 이미 치명적인 상태로 구조활동을 했어야 할 것이다. 화재진압에 필요한 무안공항 내 소방장비여건 그리고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서의 입지 등이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이번 사고의 최고의 책임은 무엇일까? 나는 이번 항공기가 사고 나기 전 2일 전에 시동이 꺼지거나 혹은 정비가 불량하다는 기사를 보았다. 48시간동안 13차례 운항했다고 하는데, 보통 국내선에서 여행객이 탑승 후 활주로 대기 후 착륙 그리고 승객의 이동까지 1시간이 걸린다. 공항 내 대기 및 준비시간을 고려하면 1번 이륙하는데 전후시간이 3시간 이내로 충분하다. 48시간에서 13회이라면 계속 쉬지 않고 운항을 했다는 증거이다. 운항 전에 정비를 한다면 조종석에 보이는 게이지 수치, 정비사 간단히 체크하는 보는 정비 수준일 것이다. 공군에서 항공기 이륙 전 2시간 전에 정비사들이 출근하여 정비하고, 착륙하면 2시간 전후로 점검을 한다. 비행기 이륙보단 착륙할 때 점검이 어렵다. 당일 이륙은 전날의 착륙 후 점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런 점이다. 48시간 내 13회 운항이면 정비사 몇 명이 달라붙어서 얼마나 정비를 했을까?

 

이번 참사의 원인은 정비불량이 나올 것이다. 오리 날개가 끼어 랜딩기어가 작동이 못했다는 것은 너무 이해가지 않은 이야기이다. 오리의 날개가 아닌 오리의 몸 전체가 끼어 있다면 이해가 갈 수 있지만, 오리 날개가 철근보다 단단할 수 없지 않은가? 정비불량의 원인으로 나는 과도한 운항 스케쥴이라고 본다. 항공기는 구매가 아니라 대부분 대여를 한다. 최대한 굴려서 이윤을 보는 것이 기업인들이고, 최소 비용 최고 효율이 자본주의 시스템이다. 그러다보니 항공운항 스케쥴이 엉망이고, 정비사들이 점검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며, 격납고에 1번 들어가서 제대로 창정비를 했어야 했다.

 

운항스케쥴은 조종사나 정비사가 짜는 게 아니라 제주항공 본사에서 짜고, 그것은 경영진의 이윤추구에서 시작된다. 애경그룹 경영진들은 정말 최악의 인간이란 점을 보여주고, 그것을 그대로 이어간 제주에어 경영진 역시 최악의 인간이다. 항공기 운항과 관련하여 안전을 위해 운항 횟수 및 시간 등을 고려하여 정비는 반드시 격납고에서 종합점검을 받는 게 마땅할 것 같다. 그러면 항공기 대여 기수가 늘어나고, 조종사나 정비사 소요가 늘어나며, 그에 따라 항공권의 가격이 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번 비극을 보면서 항공권 티켓비용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면 다르게 볼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나의 궁금점으로 이번 항공기의 기장이 6500시간 이상의 베테랑 조종사이고, 부기장은 1800시간 전후로 보았다. 다소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부기장은 공군사관학교 출신 조종사가 아닌 것 같고, 기장도 공군사관학교 출신인지 아닌지 궁금했다. 그 이유는 무안공항은 활주로는 보통이나,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다. 하지만 무안국제공항에서 약 40정도 떨어진 광주공항은 조금 다르다. 거긴 공군제1전투비행단으로 공군기지가 위치하고 2835m의 활주로에 기본적으로 공군은 활주로 9000feet에서 좌우로 1000feet의 과주로가 위치한다. 즉 활주로에서 이탈한 비행기를 저지하기 위해 안전장치가 있다.

 

공군 소방구조중대 내 항공기초과저지를 담당하는 복무자도 있다. 하늘에서 선회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몇 분이 되는데, 그 시간이면 광주공항 내 공군부대 및 공항공사 직원이 비상사태를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사고의 비극은 활주로의 길이가 아니라 그 항공기를 빨리 멈추고, 화재를 빠르게 진압하는 게 중요했다. 전쟁나면 군용기들은 기체결함보다 적의 공격에 의해 비상착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인원 및 장비운영, 시스템이 구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설사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라도 그 짧은 시간에 판단하기 어려울지도 모르나, 여러 가능성을 열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무안공항은 바다와 인접한 해안공항이다. 해수면의 장력도 무시하지 못하지만, 액체보다 고체의 충돌력이 더 무섭다. 게다가 바다는 하천종점부와 인접하므로, 하천에 내릴 방도가 있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도 있다. 서울김포공항의 경우 눈이 올 수 있을 정도로 춥지만, 무안공항은 남측에 위치하여 하천이 쉽게 얼지 않을 정도로 겨울이 따듯하다. 이 모든 의문과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저 안타깝고 슬픈 비극이다. 2분의 승무원이 극적으로 구출되었지만, 1분은 전신마비의 위기에 놓여있고, 다른 1분이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정신적 외상은 평생 안고 가야한다. 2024년 마지막 한 해가 넘어가는 시기에 179명의 항공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그분들의 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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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와이키키 뱀파이어>를 처음 제목을 봤을 때 문득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물론 영화와 웹툰은 서로 다른 내용이고,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다. 하지만 와이키키에 대해 전혀 모르던 나에게 와이키키가 무엇인지 정확한 의미를 알게 해 준 것이 <와이키키 뱀파이어>이다. 와이키키는 미국 화와이를 가리키는 말이고, 하와이는 아름다운 섬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양지다. 미국 땅에 내가 가 본 곳은 군부대 내 미군이 주둔하던 곳을 지나간 것 밖에 없던 나에게 하와이는 머나먼 영토일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를 위안은 있었다. 형님과 형수님이 결혼하고 허니문 여행지가 바로 하와이였다. 영화 <친구>에서 하와이로 가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막상 하와이 가는 길은 쉽지 않으니 말이다. 웹툰에서 왜 와이키키를 두고 그 뒤에 명사를 붙인 것일까? 주인공은 김샛별과 최행복이다. 하지만 웹툰을 보면 진정한 주인공은 최행복이고, 김샛별은 최행복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서 큰 동기부여를 전달해준 인물이다.

 

그러나 <와이키키 뱀파이어>란 제목처럼, 하와이에 있는 흡혈귀이니, 제목적 의미로는 김샛별이 주인공처럼 보인다. 작품의 시놉시스는 간단하다. 흡혈귀 소년 김샛별은 어디에도 제대로 머물지 못한 사회적 외지인이고, 최행복은 주어진 환경에 좌절하고 자신을 책망하던 우울증 걸린 여성이다. 특히 공황장애라는 무서운 정신병에 시달렸고, 손목에 칼로 긋은 흔적이 보일 정도로 삶에 의미를 잃었다.

 

이 작품에서 인간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질문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많은 것들이 있다. 작품에서 김샛별과 최행복의 형편을 보듯이 돈이 필요하다. 따듯한 집에서 굶지 않고, 머물 수 있는 생활 여건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이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목표의식이 필요하다. 단순히 먹고 자는 것만으로 인간은 즐겁다고 생각할 수 없다. 물론 당장 생명의 위기가 닥친다면 오늘 하루밤도 먹고 자는 것조차 다행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오늘 밤이 금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그 며칠이고 몇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사육장에 갇힌 가축처럼 늘 비참한 삶이 될 것이다. <와이키키 뱀파이어>는 바로 그런 고통의 순간에 내몰린 김샛별과 최행복이 서로를 믿고, 주변에 있는 이웃의 도움으로 세상 앞에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모든 내러티브에서 갈등은 존재하고 그 갈등의 해결은 곧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이는 역경은 큰 고통이다.

 

TV에서 나온다. 연예인 누군가가 공황장애로 연예활동도 접고, 정신적 고통으로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말이다.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도 있고, 가족과 친구조차 대하는 게 어려운 일도 많다. 그것을 극복하는 계기는 무엇인가? <와이키키 뱀파이어>에서 그 치료방법은 스스로에게 그 고통의 근원에 다가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한다. 상당히 정신분석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했는데, 자기를 억눌린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통을 제공하는 시작점과 마주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행복에게 2가지를 정해 놓았다. 1가지는 가족이고, 다른 1가지는 선생이란 직원이다. 가족은 인간이 태어난 순간부터 가지게 되는 존재이고, 자신의 선택과 무관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존재이다. 선생이란 직업은 자신의 선택이 필요하고, 그 선택에 따라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선천적 고통과 후천적 고통이 이렇게 최행복에게 닥친 것이다. 선생이 되고 싶은 최행복은 자신이 존경하던 분이 선생이었고, 그분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현실이란 자신의 의지와 상황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운도 따르고, 심리적 상황도 따른다. 전반적으로 최행복에게 가족이란 큰 마음의 짐이 있었고, 시험 때마다 꼭 안 좋은 일들이 터졌다. 그런 최행복에게 불행을 안겨준 것은 가족이란 굴레이다. 가족은 혈연적으로 DNA를 후손에게 남겼지만, 가족의 기능과 역할에서 최근에 들어 생물학적으로 유지하기 보다는 사회적, 경제적 유지를 위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즉 가족관계에서 자녀에 대한 사랑은 부모와 자식 간의 순수한 마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이해득실로 가족관계를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성공은 무엇일까? 출세는 분명히 인간에게 성공하게 만드는 큰 발판 중에 하나이다. 자신이 출세해서 자식들도 출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자식이 성공하는데 있어 출세하는 일은 분명 좋은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같을 수 없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최행복의 아버지는 대기업의 임원(부사장)이고, 어머니는 변호사였다. 사회적으로 큰 명성과 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만으로 최행복에게 상처를 주었다. 동생 최슬기는 똑똑하고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한다.

 

모든 게 기계처럼 완벽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누군가로부터 해야 하는 것만 잘 하여도, 자신이 어떻게 해야 갈 것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즐거운 일이 모르고, 단지 누군가의 기대감을 맞추어 살아가는 몸집만 큰 어린아이였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가 가장 요구하고 원하는 인물은 최슬기이다. 자신의 개성이나 의견은 필요 없고, 사회적으로 원한 도구로써 완벽한 인간이다. 남매는 그렇게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다.

 

최행복의 삶은 여기서부터 불행의 시작이다. 이름은 행복인데 삶은 불행이다. 이름과 삶의 대비되는 지점에서 작품은 최행복이 불행하여 자신의 이름처럼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김샛별은 밤하늘의 처음을 말한다. 밤이 오는 것은 외로움이지만, 샛별이 왔다가 밤이 온 것이 아니다. 샛별은 낮과 밤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양지를 꿈꾸는 인간이나 흡혈귀라는 속성 때문에 낮에 움직이지 못한 채 밤에만 살아간다.

 

그것도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아 배신당했다고 여긴다. 그래서 늘 그는 누군가에게 버림받고 배신당할 수 있다며, 절망한다. 절망에 빠진 김샛별과 최행복이 만나 서로 누군가에게 필요하고, 자신도 희망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간다. 물론 그 길을 쉽지는 않다. 주변의 반대와 음모가 늘 살아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살아가는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기 힘들다. 자신이 원해도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이 그렇게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사람들이 가진 편견은 더욱 그렇다. 가진 것이 없기에 몸부림치는 김샛별이나, 모르는 사람에게 보자면 학교도 안나오고 불량한 애처럼 보일 뿐이다. 막상 그를 대하면 착하고 순수한 영혼이나, 그곳까지 도달하기가 너무 힘든 점이다. <와이키키 뱀파이어>는 그런 사람들이 서로 모여 다독여주는 작품이다. 김샛별과 최행복만이 아니다. 국밥집하는 할머니는 자식들이 자신을 부모로 보기보단 돈줄로 보는 점, 윤성(김샛별을 도와주는 동네형)은 학창시절 부모님이 여의고 자퇴할 때 아무도 자신을 제대로 봐주지 않은 점, 치킨집 여사장님은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일 등 많은 상처들이 이 작품에서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장면은 김샛별이 윤성과 대화에서 사람을 대할 때 아무 것도 모른 것까지 그렇지만 마치 낙관론을 말하면서 현실에서 도피하지 말라는 부분이다. 아주 흔하고 많이 보는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 최악의 상황에서 어려울 때 그 고충을 말하면 도와주지 못할망정, 상대방의 자존심을 뭉개거나, 아니면 꼰대처럼 말도 안 되는 충고를 해준다. 오히려 많이 힘들었겠구나하는 작은 위로를 해 주었다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힘들 때 받고 싶은 도움도 있지만, 더욱 절실한 것은 자신의 마음이 꺾이지 않도록 하는 작은 용기와 위로이다. 그 후로 작고 작은 도움이 모이고 모여 어려운 상황에서 비로소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 과정은 우리는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어도 마음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자만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무의식적으로 무시하여 상처를 주게 된다. <와이키키 뱀파이어>에서 김샛별은 최행복에게 공부를 받으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최행복은 김샛별에게 공부를 가르치면서 자신의 원하던 존재에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선생이란 이름은 단순히 학교 안에서 학생만 가르치는 일만이 아니었다. 선생은 다른 누군가를 그 어떤 곳에서도 가르치고 다독거리는 것 역시 가능한 일이었다. 최행복이 원한 선생은 학교 안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가능했고, 자신이 선생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선생이란 직업이 아니라 선생이란 역할을 통해 누군가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고자 한 것이다.

 

<와이키키 뱀파이어>를 보면서 이제 아버지란 이름을 가진 게 2년도 안 되는 나에게 늘 내가 생각하는 내 아이다. 자식이 크면 어떤 어른이 되면 좋을지, 그럴 때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말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최행복에게 지옥이 되었다는 점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기대감을 가져야 할 부분은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최행복의 부모는 딸보고 행복하게 살아라고 하면서 이름을 지어 줬지만, 가족관계는 불행으로 이어진다.

 

행복의 기준을 자녀가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맞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작품 후반부에 가면 최행복은 아버지에게 가족관계를 단절하는 증명서를 3번이나 보낸다. 그 덕분에 자신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고, 무사히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는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상처가 가족이었고, 그 가족을 마주 보고 끊어낼 때 비로소 우울의 바다로 침수되지 않고, 바다 위의 파도에 몸을 맡기게 된다. 어린 시절 최행복은 하와이에서 길을 잃을 때 일몰의 바다를 본다. 하지만 바다를 보는 게 아니라 이제 큰 바다 위를 누비게 된 것이다.

 

작품을 보다시피 우리의 삶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매우 쉽지만 어렵다. 우리는 무엇이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지를 알지만, 그것을 넘는 것을 두려워한다. 혼자서 그 상처를 끌어안고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 옆에서 그것을 알아주고 조금씩 같이 밀어준다면 극복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희망을 버릴 수가 없는 것은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야 하고, 같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려울 뿐이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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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의 가장 큰 실수이면서 억울한 점은 아마 코로나일 것이다. 세계 각국을 보아도 코로나로 인한 영향은 심각하고, 전체인구 대비 확진 및 사망률을 보면 한국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수치가 그렇다고 하도 막상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를 것이다. 한국에서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은 모두 힘들고 괴롭다고 한다. 솔직히 목숨을 걸어야 하는 특전사, CCT, UDT 등(부사관 이상만 해당)은 훈련하다 실제로 사망하는 일이 많다. 그래도 병사로 간 사람들도 무척이나 자신이 힘들었다고 한다.


남의 척도는 객관적일지라도 본인이 느낀 감정과 경험 역시 자신에게 최악인 것이다. 나 역시 군생활이 힘이 들었다. 육체적인 요소보다 정신적인 요소이다. 몇 천억짜리 국가사업을 두고 관공서에 협의다니면서 받은 압박이나, 일개 하사 주제에 공군본부에 가서 원스타에게 보고해야 할 상황도 있었다. 자대에서는 공군 감찰실장(대령)에게 독대로 보고한 적도 있다.


대위정도 되는 장교도 힘든 자리에 일개 하사가 보고해야할 일이 있던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주관과 객관이 입장과 처지에 따라 바뀐다. 이번 대선도 그런 것이다. 자영업중들에게 이번 대산은 보급로가 막힌 상황에서 정권 교체를 외쳤다. 민심은 천심이고, 천심은 민중의 소리이다. 문제는 민심이란 존재감은 바람이 오기 전에 부는 것처럼 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떤 결과로 초래할지 알 수 없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최저임금제 제도를 손을 본다는 공약이 있지만,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뭔가 최저임금이 바뀌면 문제가 생긴다.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영업에 문제가 생겨 폐업이 늘어난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영업을 연장하더라도 손님이 처음부터 가지 않으면 그 외침은 모순이다. 즉 사회적 현상에 따른 손해를 타인에게 전가하고, 그 모든 게 정부의 처사라고 보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지만, 정부만으로 보는 것도 한계점인 이유가 그래도 영업이 잘 되는 식당과 가게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경제구조에서 60~70년대를 찾는 것은 바보라고 생각든다. 그때는 1차와 2차 산업시스템이 전환되던 시기이고, 여전히 수공업에 머물다가 80년대 이르러 중공업이 발달한다.

90년대 말과 2000년에 이르러는 3차 산업이 우세한다. 4차 산업이 정보사회라고 해도 정보쪽 경제활동보다 여전히 서비스업종인 3차에 많은 사람들이 생활을 영위한다. 코로라로 식당과 관광업종이 타격이 큰 이유는 대부분 3차 서비스쪽에 많은 국민들이 생업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제로 인한 노동자에 대한 월급에서 급여가 오를수록 자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이익이 적게 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게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이고, 그들 스스로 자충수 되게 하는 원인이다. 보급로와 퇴각로에서 보급이란 개념은 영업점을 찾아오는 손님이고, 퇴각로는 영업점이 폐업 후 생각해야 하는 지점이다.


만일 작은 식당과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가 장사를 접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도 다시 누군가의 밑으로 가야 하고, 수많은 가게를 접었고, 그들은 누군가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주말에 집근처에 있는 대학가 근처에 이삭토스트 가게로 갔다. 다행히도 토스트는 식당보다 테이크아웃 폼이 많으니 잘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양옆으로 가게들을 보니 반 정도가 다 문을 닫았다.

이들이 문을 닫으면 어디로 가는가? 과거 대기업과 정년이 끝이 나면 치킨가게 사장이 된다는 말이 있었다. 할 일이 없으면 치킨집이나 하자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말도 옛날 말이 되었다. 아니라면 배달을 위주로 판매하는 가게로 노선을 정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배달위주 식당과 배달원, 그리고 택배운송원이 크게 늘었다.


일부 또는 처음 일을 접한 사람은 거기로 갈 확률이 높다. 하지만 식당을 다시 새로 연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모험이다. 그 모험자들이 보급로가 끊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뒤로 퇴각해야 하는데, 퇴각로는 다시 취직이다. 하지만 퇴각로마저 끊기면 어떻게 되는가? 직업이 없는 백수가 될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이렇게 아우성 치는 것은 어찌 되면 퇴각로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한국의 사회는 이미 1차와 2차 산업이 컴백할 수 없다. 식량안보라는 명제 아래 시골로 가서 농사짓는 일이 녹녹치 않다. 참 어려운 일이다. 정권을 바뀐다고 해도 코로나로 인한 문제는 여전히 난제다. 단지 그들에게 원망의 화살을 날리고 싶었고, 그 화살들로 의해 다른 바람이 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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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 정말 오랜만에 글을 남긴다. 육아의 세계에서 취미생활을 고사하고, 허리디스크 증세로 계속 치료를 받고, 입원도 하고 했으니 그럴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적어보는 이유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다산 선생이 만일 21세기로 회귀하여 대통령이 되면 어떨까라는 책이 있었고, 그것이 영화드라마처럼 된다는 사실이다.



필자를 보니 윤종록 작가, 분명 나하고 같은 성씨는 분명하나, 반듯이 잡아 고친다면 그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외가라기보단 외가의 일족의 후예이다. 다산 선생의 어머니는 공재 윤두서의 손녀이고, 공재 선생은 고산 선생의 증손자이다. 고산 선생의 증조부는 귤정공 윤구이고, 윤구 선생의 동생인  행당공 윤복이란 분이 계시는데, 이분이 바로 윤종록 작가님의 직계조상일 것이다. 


윤복 선생은 안동도호부사로 있으면서 안동항교를 재건하고, 퇴게 이황 선생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게다가 아들과 사위를 문하생으로 들여 퇴계학을 전남에 뿌리게 된다. 해남윤씨 일족이 남인이 된 사유, 그리고 기축옥사에서 희생당한 뿌리는 여기다. 윤복 선생의 자제분은 임진왜란 당시 의용군으로 나서, 많은 문중 사람들이 의병으로 활동하다 사망했다. 


군부를 보면 주로 이순신 장군이나 이억기 장군 수하에 많았다. 남인의 특성이 반영된 점이다. 아무튼 윤복선생이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귤동마을 일원에 터를 잡고, 귤동마을의 윗산인 만덕산으로 다산초당이 있다. 다산초당의 주인은 윤복의 후손인 윤규로의 것이고, 윤규로의 아들들은 다산의 제자로 활동한다. 이책 소개에서 청년미래포럼 18인에 대한 거론인데, 이것은 다신계18제자를 따온 것이다. 다신계에 대해 논하자면 한국 최초의 차모임이고, 200년 넘게 활동한다. 


매년 다산선생 제삿날에 헌다례를 올리는데, 다산선생의 후손과 다산선생의 제자의 후손이 남양주 묘에 와서 제사를 올린다. 따님은 해남윤씨로 갔는데, 윤복선생의 사촌의 후손에게 갔다. 그리고 나도 그 사촌분의 후손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다산 선생의 외손자인 방산 선생님과 상당히 먼 가계이다. 


그래서 윤종록 작가님의 다산의 외가라고 하기엔 그렇다고 한 것이다. 나도 다산 선생의 외손자 일족이니 친척이라 엮을 수는 없다. 하지만 다산 선생이 해배되기 전 직계할아버지가 배를 타고 강진만을 건너 다산초당에 가서 학문을 같이 논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다산계 찻집 주인인 전 강진군수도 우리 할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안다. 


잡담이기도 하나, 합수 윤한봉 선생의 일대기를 읽으면 그분이 강진에서 위대한 성인인 다산 선생이 계셨고, 그분의 사상에 엄청 흠모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518과 관련하여 합수 선생은 늘 마음의 빚을 졌고, 귀국해서는 결국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청년미래포럼 18인을 다신계에 배치한 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은 게 그런 것이다. 


윤동환 강진군수는 학생시절 민주화운동을 할 때 수배가 걸려 도망칠 때 다산초당 안에 숨었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청년미래포럼 18인 청년을 다산 선생 제자18인의 다신계에 비유하는 것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글을 자유이고, 의지이나,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산선생의 책은 일제시대에도 노론의 후예에게 박해받았다고 한다. 노론의 정신적 후예를 다신계18 제자로 배치하는 건 조금 그렇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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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전집 5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 에코리브르 / 2012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환경과 관련하여 전설의 고전이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나는 이전에 읽어보지 않았으나, 대략적으로 이 책의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대학 학부시절 환경공학 지식을 배우면서 교수님(이라보단 정말 교육자 같은 선생님)이 우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세상에서 가장 생명과 인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누구냐는 말을 학생에게 건넸다. 모두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교수님이 말하시길 바로 환경을 전공하는 사람이라 했다. 환경을 공부하는 사람은 지구의 오염을 줄이기 위해 학문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100%까지는 아니나, 생각해보면 그렇다.

 

환경이란 단어가 왜 이리 참 아이러니한 단어가 되었을까? 수업을 받으며 대기환경, 수환경, 그리고 토양환경에 대해 공부하면서 지구순환시스템은 정말 복잡하고 유기적인 존재란 사실을 잘 알게 되었다. 특히나 생태학을 공부하면서 지구의 생태계에 대한 지식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말하고자 바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생태학에서 공부하면 생물농축이란 개념이 나온다. 물속에 가령 오염물질 중 중금속이 유입되면 동식물 플랑크톤에 오염물질이 함유된 상태에서 저서생물이나 양서류, 기타 어류에게 먹힌 후 이것들은 다시 대형 포식자에게 먹히면 어느 순간 대형포식자의 체내에서 상당한 양의 독성이 검출된다.

 

그 독이란 치명적인 수준이며, 대형 포식자뿐만 아니라 인간의 영역에서도 큰 위협을 가한다. 가끔 TV뉴스나 인터넷매체에서 막말하는 어르신에 대한 기사를 본다. 그중 인상 깊은 단체가 고엽제전우회이다. 월남전쟁 중 베트남군인들은 자신들의 몸을 은폐하기 위해 밀림을 이용했다. 밀림은 나무, 지면 아래에 각종 부비트랩이 숨겨져 있었고, 특히나 독충이나 사나운 야생동물도 큰 위험이었다. 게다가 베트남군인들도 몰래 숨어 미군들을 공격했다. 미군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고엽제를 살포하거나 폭격을 가했다. 폭격을 가해도 열대지역은 비가 오고 나면 다시 식생이 몇 개월 이전 수준으로 금방 자란다.

 

고엽제는 조금 다르다. 고엽제는 식물만 아니라 식물이 자립할 수 있는 토양마저 오염시킨다. 그래서 고엽제 살포 후 밀림은 노출되었고, 미군의 작전은 통할 것이라 여겼지만,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고엽제 살포 시 항공기가 공중살포를 하면 지표면에 있는 밀림지대만 아니라 대기흐름에 따라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특히나 작전 중인 미군과 연합군 세력에도 전파되었다. 고엽제의 독성은 인간에게 내부 장기에 영향을 주고, 신경이나 각종 유전자적 문제를 일으킨다. 1세대 고엽제 중독자가 2세대 또는 3세대 이르러 그 효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육체는 어차피 나이가 있어서 크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후손은 다르다. 만일 자신의 아이가 심각한 장애가 있다면 그 아이의 부모는 평생 후회하며 살아갈 것이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그런 문제는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이다. 과거 우리 한국에서 DDT를 온몸에 뿌리고 다니던 시기가 있었다. 이나 빈대 같은 해충을 잡기 위해 뿌리던 그 악성약품은 결국 어떤 식으로 우리 몸에서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왜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회피하는 것일까?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보며 나는 이전에 읽은 마빈 해리스의 <음식문화와 수수게기>라는 책을 생각했다. 인도의 농업이 전통으로 이루어지는데, 소를 이용한 농업이 효율이 좋지 않을지 모르나, 그게 결국 우리 인간의 삶을 망치지 않는다는 점을 말이다.

 

현재 농기구가 발달되고, 특히나 트랙터나 경운기 같은 농기계 발달은 농업생산력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농사짓다보면 농약을 사용하고, 농약 내 파라티온, 말라티온 등 각종 물질은 해충을 구제하기도 하나, 인간에게 농약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골프장 내 농약사용은 골프장 및 주변지역 하천 및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더 나아가 해양에 유입이 되어 해양오염의 발단도 된다. 그럼에도 인간은 약품사용을 주저하지 않으려 한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으면 인간이 누리려 하는 편리성, 당장 이익을 보려는 성급함이 모든 재앙이 원인이었다. 특히나 자본 세력이 관료와 학계 쪽에 결탁하면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농약 살포 후 곤충은 일시적으로 박멸했지만, 아름다운 들녘과 호수에 새들이 날아오지 않는다. 그 흔한 텃새조차 오지 않고, 모두 어디로 사라졌다. 생명으로 가득한 자연이 어느 순간 죽음의 어둠이 내리깔고 있던 것이다. 그녀가 우려하던 상황은 책을 저술한 뒤 50년 이상 지나도 여전하고, 지금도 계속 자연은 파괴되어 간다. 사람들은 자신이 쾌적한 환경에 머물면서 안락함을 향유하려 한다. 특히 아름다운 산과 호수 그리고 강이 있는 곳에 펜션이 즐비하며, 해안도로 인접한 곳에 카페와 레스토랑을 즐비하다.

 

맑은 공기 속에 자연의 공기를 느끼며, 새소리를 듣고 추억을 남기려 한다. 그러나 누리려 하는 것과 행동을 반대이다. 최근 한국에서 환경오염 중 문제가 해양오염이다. 지표면의 모든 폐기물은 지하로 매립되든지 아니면 소각으로 대기 중으로 날릴 수 있다. 2가지가 안 되면 결국 강우시 우수유출수에 의해 강으로 떠밀려 최종방류는 해역이다. 해양오염의 문제에서 인간이 보충해야할 단백질이 주로 어업에서 생산되는 각종 어패류이다. 만일 어패류도 먹지 못할 정도로 오염된 해양이라면 우리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받는다.

 

해양환경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는 이유는 플라스틱이나 미세입자의 폐기물이 문제이다. 이런 물질은 분해되지도 않으며, 분해되려면 몇 백 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미세입자가 해양생물에게 들어가서 폐와 심장, 근육에 침투하면 해양생물의 생존에 문제가 되고, 다시 그것을 먹는 인간에게 큰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서도 방충을 하기 위해 농약을 뿌리던 작물을 수확하여 그것을 시장에 파면 소비자들도 각종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농장인근에 주거하는 주민들의 안전 역시 위험하다.

 

어린아이나 노인 등 건강상으로 취약계층은 더 심한 폐해를 받는다. 안전사고 역시 문제이다. 농약 중 다이옥신이나 염소원자를 담은 방향성 유기화학물질에 인체에 직접 닿게 되면 갑작스런 통증반응이 오고, 빠르면 몇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른다. 벤젠 같은 방향족 물질들은 인체 신경이나 피부에 큰 자극을 주고, 카드뮴이나 비소는 장기나 골격에 큰 장해를 안겨준다. 이런 것들이 다 농약으로 사용했다는 점, 그것이 극소의 미량이라도 농축으로 이어지면 생물독성으로 이어지는 점이다.

 

21세기에 도래되어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제작되어진 미국, 그밖에 소개된 유럽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도 환경 관련법규가 강화되어 중금속 및 유기화합물질에 대한 통제가 강해졌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을 보면 기준에 없었던 새로운 물질이 추가되고, 가끔 환경기준이 강화되는 경우도 본다. 하수도법이나 폐기물관리법, 대기환경보전법 등을 봐도 엄격한 기준을 정해놓는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사업시행 취소 및 공장운영 중지도 내리나, 조금 더 강한 통제성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경의 공공재이나 환경을 파괴하면서도 얻는 이윤은 개인의 영역이다. 그 개인 당사는 환경을 파괴하여 돈을 버는 것을 원하지만, 식단에는 싱싱한 음식이 나오고, 집에서 조용한 쾌적한 정온생활을 원할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바와 현재 이루어야 하는 것들 그리고 이 사이에 상충관계가 미묘한 모순을 만들어낸다. 생태계가 다양한 종이 서식하고, 울창한 숲이 있다면 우리 삶은 결코 활력요소를 잃는 것이 아니다. 당장 사소한 이익을 위한 급격한 변화보다, 자연적 조건에 따라 우리가 스스로 맞추어가는 것이 옳다. 한국에서 봄이 되면 반가한 봄꽃보단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가 불청객으로 찾아온다. 미세먼지에 단순 먼지입자만 있다면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지만, 중국 공장지대의 매연 같은 게 같이 섞일 가능성이 높다.

 

미세먼지 내 각종 대기오염물질이 함유되고 있으며, 유기화합문질이나 중금속도 함유될 가능성도 높다. 이게 그대로 우리 인체에 들어가면 어떨까? 중국 공장지대에서 하늘을 보면 파란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오염되었다고 한다. 그런 곳이라면 새들도 살 수 없고, 비가 내리면 대기 중 각종 오염물질이 토양과 지하수로 유입되어 오염을 시킨다. 새가 날지 않은 곳은 인간이 살 수 없다고 한다. 인간은 새가 살던 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부족한지 이젠 새가 날아다니는 하늘조차 막아버렸다. 풀과 나무로 가득한 녹색세상보단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가득한 회색빛이 공간에서 인간의 삶은 과연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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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3 1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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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4 2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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