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순례 : 바닷마을 다이어리 8 바닷마을 다이어리 8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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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텀을 두고 나온 8권 이라서 앞내용이 1도 기억나지 않았는데.

막상 읽으니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졌고, 사실 이 만화는 구체적 줄거리를 보는 만화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9권도 기다려지지만, 결국 잊고 지낼 때쯤 신간 소식이 들려오고, 결국 다 잊었을 때 출간하겠지....라고 태평하게 생각하면서 읽는 시리즈. :)

2017.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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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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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디 가서 네 팬이라고 하면 있잖아.
나까지 마이너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 222

이 문장 왜이리 웃기고 공감되냐.ㅋㅋㅋ

재밌게 말하는 사람, 연기도 잘하는 사람.

입말이 글이 된 책.

2017.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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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7-07-24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분들 쓰신 책들이 요즘 눈에 자꾸 띄네요. 윤진서님 책도 재밌어보이던데. 그래도 막상 사서 보려면 망설여지는..

hellas 2017-07-24 07:48   좋아요 0 | URL
그 배우가 오롯이 느껴지긴 한데 딱히 추천할 정돈 아닙니다. 무슨 바람이 불었던 것인지 사게 된 책이랄까요. ㅋㅋ
 
지독한 하루 - <만약은 없다> 두번째 이야기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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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맛이 참 좋은 작가다.

적당한 선 안의 응급실 묘사지만, 매우 선명하게 다가와서 과연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임이 느껴진다.

삶의 경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가지는 무거움을 외면하려고 하지 않는 마음이 전해졌다.

만약은 없다와 이어 보면 좋을 듯 하다.


고작 설사로 하루 만에, 단 하루 만에 돌아가신다고요?
네, 고령 환자의 경우엔 생각보다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건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지금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니 보호자는 항의할 수도, 어쩔 도리도 없었다. 그는 더이상 할 말이 없는지 입을 다물었지만, 전혀 납득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나는 응급투석을 준비하러 진료실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 찰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것은 과연 납득 가능하거나 위안이 될 수 있는 말인지 생각해보았다. 이 공간에서 필경 사용할 수밖에 없는 그말, 그것을 과연 나는 보호자에게 위안이 되라고 지껄인 것일까. 전쟁을 겪고 평생 피부병으로 뜨악한 시선을 견디며 보냈을 사람이, 이제 며칠 뒤 다른 병으로 갑자기 죽을 운명이라는 선고를 하면서, 응당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해준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안하려는 것일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이는 사실을 그대로 기술하는 일일 뿐, 다른 설명 방식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매번 그렇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지껄일 수밖에 없었다. - 26

문득 간밤에는 아무도 죽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되레 신기한 일이었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곧 죽을 거라고 선언했고,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다. 나는 내 목숨이 간신히 살아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간신히, 하지만 온몸에 기운이 없어, 곧 죽을 운명인 것만 같았다. 아, 차라리 그 일이 미리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어둠만 보고 있는 동전의 뒷면처럼, 영원히 사라져버리고 싶었다. - 34

2017.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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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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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죽겠네..:)

걷지 않아도 될 걸음을
재촉하던 때가 있었다는 뜻이다. - 그늘 중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 남는다. - 19

나는 시간 속에 정착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은 살 수 없는 곳이었다. 영원을 향해 몸을 돌려보았다. 발을 딛고 설 수조차 없는 곳이었다. 라는 에밀 시오랑의 문장을 종종 떠올려보기도 한다. - 50

스스로를 마음에 들이지 않은 채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낸다. 나는 왜 나밖에 되지 못할까 하는 자조 섞인 물음도 자주 갖게 된다.
물론 아주 가끔, 내가 좋아지는 시간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시간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어떤 방법으로 이 시간을 불러들여야 할지 내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나 자신을 좋아하려야 좋아할 수 없는 순간만은 잘 알고 있다. 가까운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때,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않을 때 좋음은 오지 않는다. 내가 남을 속였을 때도 좋음은 오지 않지만 내가 나를 기만했을 때 이것은 더욱 멀어진다.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자책과 후회로 스스로의 마음을 더 괴롭게 할 때, 속은 내가 속인 나를 용서할 때, 가난이나 모자람 같은 것을 꾸미지 않고 드러내되 부끄러워하지 않을 때, 그제야 나는 나를 마음에 들어 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 믿는다. - 내가 좋아지는 시간

겨울 지나면 너 한번 내려와라.
내가 줄 것은 없고
만나면 한번 안아줄게. - 해남에서 온 편지 중

우리는 모두 고아가 되고 있거나 이미 고아입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러겠습니다. - 157



2017.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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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 전혜린, 그리고 읽고 쓰는 여자들을 위한 변호
김용언 지음 / 반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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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을 감정 과잉, 자의식 과잉이라고 놀린다면, 그보다 비대한 자의식과 감정 폭발을 하고 있는 남성작가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뭐든 남성에게만 관대함의 잣대를 대는 사회 전반의 무게가 무겁다.

언제쯤 참을만 해질까.

얼마전 알게된 김명순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특히나 놀라웠는데, 이 책에서는 자세하게 언급되진 않았다. 김동인이 동료 작가 김명순을 악의적으로 조롱한 작품 ‘김연실전‘의 일부를 인용했다.

요즘의 시선으로 보면 성폭력 이차 가해, 악의적 불링. 그야말로 여혐의 교과서적 행태.
김동인.... 싫음을 넘어서는 이 우울함.
전혜린을 가장 적극적으로 우습게 만드는 인물로 언급된 고종석.

특히 이 두 인물은 진짜 싫다고 언급하고 넘어가고 싶다. ㅡ.,ㅡ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문학소녀‘의 뜻은 ˝문학을 좋아하고 문학 작품의 창작에 뜻이 있는 소녀. 또는 문학적 분위기를 좋아하는 낭만적인 소녀˝다. 그러나 여기서의 ‘소녀‘가 반드시 어린 나이대의 여자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여성의 ‘미성숙함‘을 뜻하는 용어로도 널리 쓰이기 때문이다. 정미지는 장덕조의 단편 <해바라기>(1937년) 중 한 대목을 인용한다. ˝남편의 손을 더듬어 잡는 아내에게 ‘또 우리 문학소녀가‘라며 손을 뿌리치고 결혼이 사랑을 고백할 때와는 다른 현실임을 깨닫고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며 울기까지 하는 아내에게 ‘저 만년 문학소녀를 어째 연극이나 소설에 나오는 소리를 그대로 실행하려드니‘라며 무시˝하는 남편이 등장한다. 그리하여 ˝‘문학소녀‘는 미성숙한 여성의 기표로서 여성으로 하여금 미완의 상태를 주지시키는 표상˝이 된다. 정미지, <1960년대 ‘문학소녀‘ 표상과 독서양상 연구>, 성균관 대학교 국어국문학 석사논문, 2011, 28p. - 10

문학소녀 카테고리를 전혜린이라는 단 한명으로 싸잡아 일컫기는 쉽다. 그러나 정작 문학소녀에 대해, 그 문학소녀 카테고리를 창조하다시피 했던 전혜린에 대해 알고 있긴 한가? 전혜린이라는 드문 개인이 어떻게 출현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또는, 과거의 인물 전혜린의 지적 허영이 지금에 와서는 유치해 보인다는게 비난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남들과 달라지겠다는 그 허영심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성장해온 출발점이 아닌가? - 18

애초에 <여자계>나 <신여자> 발간을 주도했던 재일 조선 여성 유학생들이 <세이토> 동인들로부터 강하게 영향 받아 ‘여성해방운동을 추구하는 의미‘로서 ‘신여자‘라는 명칭을 즐겨 썼다면, <신여성>의 (남성)필진들은 ‘신여성‘을 ‘조선 사회를 문명화시킬 개조의 주체‘라 호명하며 자리매김했다. 적어도 창간 초기엔 신여성을 두고 ‘자각이 잇고 의뢰성이 업는 노예적 근성을 버린 사람‘으로서 ˝‘낡은 습관‘, ‘낡은 제도‘, ‘낡은 도덕‘과 싸우는 존재이며, 그래서 ‘금일의 현실생활‘을 ‘부정 혹은 항거‘하려는 ‘청년남녀‘의 일원˝이라는 ˝선구자이자, 메시아, 순교자˝로 찬사를 바쳤다. 그러나 1920년대 중반에 이르러 ‘모던걸‘이라는 호칭이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 139

당대의 ‘아프레걸‘ 여대생들이 ˝대중잡지만 읽고 시사지, 학술지를 읽지 않으며 전후파적인 내용의 소설이나 일본에서 판매 금지되었던 <차타레 부인의 연인>과 같은 소설을 유입시켜 읽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나 소녀 및 주부들의 독서 모임에 양서 목록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했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펄 벅의 <숨은 꽃> 등이 여성 대상 독서 목록 앙케트에 계속 이름을 올렸던 것은, 그녀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이 책들을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들에게 지속적으로 제시된 책들이 이 목록이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하지만 여학생들은 일껏 이 권장 도서를 읽더라도 남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언제나 지성이 부족한 것으로 폄하되었다. 안 읽으면 더욱더 경멸받고 훈계를 들었지만, 막상 읽더라도 의심을 받았다. 독서에 대한 사랑의 강도가 또 지나치거나 혹은 교양-문학에 지나치게 함몰되는 것 역시 금지되어 마땅한 감정이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불안정한‘ 여학생들에게는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할 열정이었다. 당시 여학생 교육 관련 도서로 각광 받았던 김용호의 <여학생의 심리>의 한 구절을 보자.
[여학생들은 자기의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하여서도 자기의 감정에 맡겨 관념상의 세계를 그려보며 미래의 세계에 대하여서도 감정에 움직이어 꿈과 같은 세계를 그려본다. (.......) 무엇이든지 자기의 기분을 알아줄만한 것에 자기를 맡기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거기서 고금의 시가를 찾게 되고 현대문학에 취미를 갖게 되며 그 중에 자기의 기분과 같은 것을 노래하고 혹은 쓴 것을 ㅏㄹ견하면 대단히 기뻐하며 몰두해 읽는다. 그러는 가운데 점점 여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소위 문학소녀가 되어버린다.]
독서에의 몰두, 탐닉, 열렬한 환상은 오랜 세월 동안 여성의 전유물처럼, ‘사랑과 낭만‘에만 매달리며 현실이 아닌 꿈만을 좇는 물정 모르는 ‘미성숙한‘여성의 태도인 것처럼 배제되어 왔다. 문학 고전을 읽으며 교양을 쌓는 소녀의 이상적인 모습이 점점 열광적인 도취 상태에 빠지는 철없는 ‘문학소녀‘로 바뀌는 순간이다. -151

<리라기>와 <태양의 계속>등을 쓴 소설가 손소희(1917~1987)는 소녀 시절 친척 오빠로부터 ˝너는 그 떼까단적인 인생관을 버려라.˝하는 편지를 받았고, 등단하고 나서도 어떤 문단 선배로부터 ˝당신은 그 떼까단적인 니힐한 면을 버리시오.˝하는 주의를 받았다면서, ˝실로 무거운 우수가 거미줄같이 나를 열거매여놓고 종시 놓아주지 않는 때면 나는 꾸밈도 거짓도 아니고 진정 산다는 것이 싫다.˝고 푸념한다. - 166

김명순, 김원주, 나혜석 등 1세대 여류 문사들이 남성들의 구경거리이자 조롱의 대상이 되어 비극으로 치달았던 것과 달리, 수적으로 많아진 2세대 여류들은 (남성)문단내에 위치하는 새로운 조류로 비춰졌고, 일종의 ˝문단 유행어˝로서 ‘여류‘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175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여류‘의 뜻풀이는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여자를 이르는 말˝이다. 즉 여류 문인/여류 작가라는 말은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글 쓰는 일에 능숙한 여자라는 뜻이며, 일반적인 여성에게는 적용될 수 없지만 특수한 재능을 갖고 있는 여성에게는 허용된다는 배제와 차별의 원리가 작동하는 단어다. - 177

2017.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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