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랫만에 오프라인 서점엘 들렀다가... 그만 또 책을 사고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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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박연준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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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언어는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

되는대로 내뱉고 사는 것 같은 내 삶을 반성하게 하는 면이 있다.

어린 시절의 소소한 기억이 크게 없는 나는(강렬한 사건은 잘 기억나는데...) 시인의 어린시절을 읽으며 부러웠다.

그가 가진 작은 추억들과 작은 풍경들이...

애기똥풀은 피었다 지기를 반복했다. 일찍 피어난 꽃은 일찍 졌고, 늦게 피어난 꽃은 늦게 졌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오래 생각했다. - 16

장담하건대 태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언제나 불안했다. 실제로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불안하다. 도대체 뭐가 불안한가, 라고 묻는다면 할말이 없다. 나 자체가 `불안`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자신이 왜 사랑인지 모르고, 가난은 자신이 왜 가난인지 모르듯이, 불안은 자신이 왜 불안인 줄 모른다. 다만 뿌리에서부터, 가느다란 떨림이 엉켜 있을 뿐이다. - 92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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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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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맞이한 생일날 거의 이백년의 타임워프를 한 주인공.

게다가 노예제가 서슬퍼런 시절의 남부 농장으로 내동댕이 쳐진 흑인 여성의 이야기.

온 몸에 새겨진 흉터와 끝내 잃어버린 왼팔같은건 어쩌면 아주 작은 상실.

시대라는 지층이 쌓이는 과정에서 인간들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들을 잃어버린다는 당연한 사실의 환기.

스타일이라면 스타일, 옥타비아 버틀러의 이야기는 작가의 정체성과 역사와 뗄수 없는 그 무엇인것 같다.

블러드 차일드도 읽어야 겠다는 자극이 됨.


케빈은 나를 흘긋 보았다. ˝당신이 어떤 기분인지 이해한다고 말하지는 않겠어. 나는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당신 말마따나, 당신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아. 이미 일어난 일이지. 우리는 역사 속에 있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역사가 아니야. 혹시 뭔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우리는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야 할지도 몰라.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어.˝
˝그럴지도.˝ 나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었다. ˝하지만 나는 눈을 감아버릴 수 없어.˝
케빈은 생각에 잠겨 얼굴을 찌푸렸다. ˝볼 것이 이렇게 없다는 사실이 놀라워. 와일린은 노예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은데, 일은 척척 돌아가니 말이지.˝
˝와일린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구나. 아무도 채찍질을 지켜보라고 당신을 부르지는 않으니까 그렇겠지.˝
˝채찍질을 얼마나 많이 하지?˝
˝나는 한 번 봤어. 한 번만으로도 욕 나오게 많아!˝
˝그래, 한 번도 너무 많지. 하지만 내가 상상한 모습은 아니야. 감독관도 없고,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이 시키지도 않고......˝
나는 케빈의 말을 잘랐다. ˝제대로 된 숙소도 없고, 흙바닥에서 자야하고, 음식은 부족해서 쉴 시간에 텃밭을 가꾸고 세라가 눈감아줄 때 부엌채에서 뭐라도 훔치지 않으면 모조리 몸져누울 지경이지. 권리는 하나도 없고 언제든, 아무 이유도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가족에게서 떨어져 팔려나갈 수 있어. 케빈, 사람들을 때려야만 잔인한 건 아니야.˝
˝잠깐만. 이곳엣 일어나는 잘못을 과소평가하는 건 아니야. 난 그저......˝
˝아니, 그러고 있어. 그럴 의도는 없겠지만 그러고 있다고.˝ - 188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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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도 책은 왔네요. :) 안녕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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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샘터에서도 세계문학전집이 나오는군요 ?

hellas 2016-08-17 20:32   좋아요 0 | URL
여러 지인이 추천한 존 스칼지 기대되네요:):):)
 
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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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 동안 애정을 가지고 시청해온 미국 범죄 드라마의 시즌 10 정도를 보고 있는 기분.

대체적으로 사건은 싱겁지만, 문득 문득 되살아나는 애정.

사건이 싱거운건 아무래도 범죄의 심각성 여부를 떠나 나 자신이 범죄물에 너무 노출되어 피로도는 높아지고, 경각심의 한계는 낮아져서일 것이다.

알기로는 타우누스 시리즈의 최근작 이고 신작은 집필 중인데,

아동 성범죄가 사건의 핵심이고 우두머리가 유유히 사라졌으니 아마 그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다.

머릿속 환기를 위해 골랐는데, 절반의 성공.

재미는 있었으나, 범죄 자체는 경멸스러워서.

여튼 이미 이 작가의 이 시리즈는 나와 애착관계가 형성되서 앞으로 몇 편이 더 나오던지 상관없이 쭉 읽게 될 것 같다.

재미도 보장되니 더더욱.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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