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
박연준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시인의 언어는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

되는대로 내뱉고 사는 것 같은 내 삶을 반성하게 하는 면이 있다.

어린 시절의 소소한 기억이 크게 없는 나는(강렬한 사건은 잘 기억나는데...) 시인의 어린시절을 읽으며 부러웠다.

그가 가진 작은 추억들과 작은 풍경들이...

애기똥풀은 피었다 지기를 반복했다. 일찍 피어난 꽃은 일찍 졌고, 늦게 피어난 꽃은 늦게 졌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오래 생각했다. - 16

장담하건대 태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언제나 불안했다. 실제로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불안하다. 도대체 뭐가 불안한가, 라고 묻는다면 할말이 없다. 나 자체가 `불안`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자신이 왜 사랑인지 모르고, 가난은 자신이 왜 가난인지 모르듯이, 불안은 자신이 왜 불안인 줄 모른다. 다만 뿌리에서부터, 가느다란 떨림이 엉켜 있을 뿐이다. - 92

201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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