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도 다 알아버릴만큼 너무 많이 커버린 저에게는 크리스마스라고 해야 별다른 날은 아닙니다. 거리의 쇼윈도우나, 티브이에서 나오는 특선 영화를 보겠지요. 그리고 저는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날입니다. 건강하게 살아서, 맥주 한 잔이라도 마음 편히 마실 수 있게끔 해 주신 하느님께 드리는 인간의 자식으로서의 경건한 기도입니다. 몇 년전 크리스마스날 저는 병원에 있었습니다. 아픈 몸을 병상에 누이며 몸이 아픈만큼 마음도 많이 아펐었지요.
여러분들이 행복해 하는 그 시간에 병원 침대에서 투병중인 분들이 계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전방에서 추운 겨울을 나는 군장병들이 있고, 거리의 노숙자분들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잊지 말아 주세요. 그 분들은 모두 우리의 이웃입니다. 혼자 사시는 외로운 노인분들이 많은 이 곳 시골은 유난히 쓸쓸한 크리스마스입니다. 멀리 떨어진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 한 번 해 보세요. 부모님과 이별아닌 이별을 하고 고사리같은 손으로 거치른 세상속에서 생계를 짊어진 소년소녀가장도 있답니다. 또, 누군가는 우리의 비굴함을 대신하며 차가운 감옥에서 정의의 깃발을 내리지 않는 이도 있지요....폭탄이 떨어지는 전쟁터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을 앗아 갔습니다.우리가 행복해하며 깔깔 웃는 저 밝은 창밖에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성냥팔이 소녀가 있음을 잊지 않으신다면 여러분은 참 가슴이 따듯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가진 온기가 비록 적으나 세상의 빛은 그 온기로 불 밝혀짐을 기억하는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에게도, 여러분에게도 감사하고 겸허한 성탄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미리 인사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