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강도 - 네버랜드 Piture books 038
토미 웅게러 글, 그림 | 양희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옛날 옛날 무시무시한 강도 세 사람이 있었대”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첫 장에서부터 아이들의 눈엔 호기심이 가득하다. 엄마는 굵은 목소리로 "무시무시한 강도"라고 하는데도 아이들은 전혀 무서워하는 것 같지가 않다. 온 몸을 검정색으로 가린 강도들은 하얀 눈만 내어 놓고 있지만 그 눈들도 무섭지 않다고 한다. 강도들의 무기도 이상하다. 총은 총인데 나팔총이고 후춧가루 발사기를 가지고 있고 그나마 조금 무섭다는 것이 빨간 도끼이다. 밤이면 뭐 훔칠것이 없는지 돌아다니는 강도의 모습에도 전혀 무서움이라고는 없다. 아이들은 “애개”하면서 강도를 얕잡아 보면서 뒤가 궁금해서 자꾸 책장을 미리 넘길려고 한다. 책장을 넘기면 그때야 아이들이 알고 있는 무서운 강도의 모습이 나타난다. 사람들을 위협해서 돈을 뺏고 도끼로 마차 바퀴를 찍는 그런 무서운 모습 말이다. 그런 가운데 나쁜 짓을 일삼는 강도에게 나타난 고아 소녀 티파니는 그 강도들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한다.

고아소녀를 따뜻한 망토로 감싸 안아 동굴에 푹신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는 강도는 다음날 잠을 깬 티파니가 보물을 보고 “이게 다 뭐에 쓰는 거예요?” 묻는 바람에는 훔쳤는데 어떻게 쓸지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음을 느낀다. 그 이후로부터는 착한 일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처음 읽어 주었을 때 큰아이가 물었다. “엄마 훔친 것으로 어떻게 착한 일을 해요” 하면서 말이다. 참으로 암담한 질문이다. 정말 훔친 걸로는 아무리 착한 일을 하더라고 아무 의미가 없을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돌이켜서 아이에게 말했다. 그 강도들은 훔치는 것이 나쁜 일인 줄을 깨닫지 못했던 거라고 말이다. “소녀를 만나서 나쁜 일이다는 것을 깨닫고 그동안 나쁜 일을 용서받기 위해서 여러 아이들을 돕는거란다. 죄를 지은 사람이 평생 그 죄를 용서 받을 수 없어 나쁜 사람으로 찍혀 살아가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인데 잘못한 것을 알고 착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우리가 용서를 해 주어서 그 사람들이 살면서 좋은 일을 많이 하게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니” 하면서 엄마의 생각을 이야기하니 그때서야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 그 책이 전하는 바를 잘 알지 못하였다. 반드시 어른들이 그 책이 원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 해 주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이 조금 아쉽지만 이 책의 매력이 아니겠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만 빼고는 아이들은 이 책에 상당한 호기심을 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