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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눈동자 ㅣ 미래그림책 17
에릭 로만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열 개 아니네?” 제목은 열 개의 눈동자인데 책 표지의 호랑이의 눈동자는 여섯 개 밖에 없다는 아이의 첫 말이다. “자 그럼 우리 열 개의 눈동자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자구나” 책장을 넘기면 남자 아이가 어깨에 짐을 지고 배를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배가 하늘로 둥둥 떠 있다.
“어! 이상하다. 배가 왜 하늘에 있어요? 엄마!”
“그래 정말 이상하네. 다른 곳에도 닻은 강물 속에 있는데 배는 하늘에 떠 있으니 말이야.”
무슨 이유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남자아이 주위엔 비둘기들이 친구인 듯이 쳐다보고 있다.
또 책 한 장을 넘기면 비둘기와 함께 배가 하늘을 날고 있다. 저 멀리 땅은 아득하게 보이고 멀어진 산은 장난감처럼 보인다. 슬슬 아이들의 눈도 이 남자 아이를 따라 저 꿈속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머나먼 섬” 닻을 내리고 닿은 아이의 섬에는 아이가 모래를 퍼서 만들기에 열중하는 동안 숲속에서는 무언가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 “무얼까? 꼬리를 한 번 보자구나” “호랑이에요. 엄마!”
모래로 물고기를 만들은 아이는 무척이나 외롭고 지쳐 보인다. 그런 아이의 모습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잠깐 든다. 모래로 만든 물고기가 살짝 실눈을 뜨고 야생동물의 그림자가 비춰질 때 궁금증은 더해간다. 저 그림자는 또 뭘까? 뭘까? 아! 이제야 열개의 눈동자를 찾았다. 전혀 무섭게 생기지 않은 열 개의 눈동자 말이다. 남자 아이의 얼굴이 무척이나 밝아졌다. 물고기와 호랑이 또 바다 속에서 잠자던 수많은 친구들이 하늘로 떠올랐다. 표지 전면을 채우고 있는 축제는 우리의 눈을 휘둥 거리게 만든다. 그때서야 난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궁금했다. 역시 “이상한 박물관”을 그린 사람이다.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이 작가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어쩜 이리 잘 그려 놓았을까 감탄을 하게 한다. 땅거미가 지고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는 표정이 밝다. 아이의 표정은 미소를 잔뜩 머금고 있고 호랑이의 표정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글자보다 몇 천배의 효과가 나타나는 이 그림들은 3살짜리 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 상상의 나래를 펴기에 한 없이 좋은 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 때는 공룡이 집으로 쳐들어 왔다고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을 못했던 큰 아이가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엄마 우리 집에는 전에 제가 4살때 공룡이 쳐들어 왔었지요.”
"그래 그때 공룡이 쳐들어 왔었지"
내 아이들아! 얼마든지 꿈을 꾸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