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냐 > 시대를 초월해 아름다운 그녀


 

 `매력적인 입술을 가지려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가지려면 사람들 속에서 좋은 것을 발견하라.

 날씬한 몸매를 원하면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라.…

 

 나이를 먹으면서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두 개의 손을 갖고 있음을.

 한 손은 당신 자신을 돕기 위해,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배우 김혜자씨는 자신의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서 오드리 헵번의 이 말로 책머리를 연다. 배우로서 젊은 날을 불태운뒤, 인류를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선배'가 몸으로 보여준 가르침이다.

 

 단지 사랑스런 눈과 매력적인 입술이 전부가 아니었다. 20세기의 가장 매혹적인 여인, 오드리는 살아가는 도리를 이처럼 명징하게 밝히고 있다.

 

 책은 지난 99년 오드리 헵번 탄생 70주기를 맞아 이탈리아 피렌체의 살바토레 페라가모 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를 기념하며 나왔다. 단순히 한 시대의 패션 아이콘이 아니라, 시간을 초월하는 `헵번 신드롬'을 창조했던 그녀의 스타일.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다.

 

 짧은 유행과 달리 스타일이 오랜 생명력을 과시한다면, 옷을 입은 사람의 인간적인 내면과 관계가 있다. 아들 숀 헵번 페러는 "내 어머니에게 스타일은 자제의 삶, 타인을 존중하고 휴머니티를 희망하는 삶을 유지해온 내적인 미의 확장이었다"고 전한다.

 


 

 특히 `로마의 휴일'(1953년)은 여성의 스타일에 있어 하나의 이정표였다. 공주의 환상이 아니었다. 짧은 헤어스타일, 그리고 일상복이 태풍의 중심에 있었다. 1960년대에 비로소 `일상복'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니, 사실상 첫 역할 모델은 오드리였다.

 

 오페라의 여왕 마리아 칼라스는 `헵번 신드롬'을 심하게 겪은 경우. 그녀는 `로마의 휴일'을 촬영할 때 오드리가 사인해준 사진을 늘 지니고 다니거나 드레스룸 거울에 꽂아두었다. 큰 체격에서 소리를 뿜어내던 칼라스는 당시 1년만에 36㎏을 감량, 목소리까지 변한게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단다. 그녀의 헤어스타일과 눈 화장 등은 오드리의 그것을 그대로 모방했다.

 

 `유행을 따르지 말고 취향을 따르라'는 오드리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평생 이어졌던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와의 관계도 흥미롭다. 프랑스의 평론가 롤랑 바르트는 "오드리는 지방시의 옷을 전 세계적으로 칭송받게 했고, 지방시는 이를 통해 자신의 천재성을 숭배받았다"고 평가했다.

 

 스타일만으로도 오드리는 신화다. 하지만, 주름이 자글자글한 눈으로 미소짓던 노년의 오드리는 훨씬 더 아름다웠다. 88년 유니세프 특별대사로 임명된 그녀는 "행동, 그리고 행동.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웅변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이다"라고 외쳤다.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돌보던 그녀는 "집단 죄의식은 믿지 않으나 집단 책임은 믿는다"며 스스로 동정은 빈말이 아니며 친절은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문제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 경제, 정치학, 종교, 전통과 문화의 전문가가 되는 편이 좋을 것"이라면서 "나는 이중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는 어머니다"라고 말한 오드리는 당당하게 지구촌 아이들 곁을 지켰다.

 

 영국 등 유럽 왕실의 여인들과 교류했던 한 기자는 "진정한 프린세스는 오드리 뿐"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네덜란드 귀족의 핏줄로 태어나 너무 커버린 키(173㎝) 때문에 발레리나의 꿈을 포기했던 그녀. 하지만 세상에 대한 열정은 그녀를 `만인의 연인'으로 이끌었고, 고통받는 이들을 지키는 `수호천사'로 삶을 마감하게 했다. 1993년 63세의 이른 죽음은 `행동하는 양심'에 밀려 제때 진단받지 못한 암이 원인이 됐다.

 

 사실 글보다는 그녀의 매혹적 사진에 한숨 짓고 장면 하나하나의의 히스토리를 살펴보는게 흥미로운 책. 오드리의 옷장을 차지하던 의상과 구두, 가방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색다르다. 4만5000원의 책값이 좀 비싼게 아니냐 했더니, 원서는 유럽에서 약 7만2000원에 팔렸단다.

 



 

(사실상 오드리의 사진집입니다. 서양인들 특유의 '그녀의 영혼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특별했다, 그녀는 누구에게나 사랑받았다..는 식의 회고담 등 글 내용은 그리 풍성하다 하기 어렵구요. 하지만, 워낙 의미있는 '여신' 이라, 어쩌다보니 리뷰까지 하게됐슴다. 

 

새삼, 그녀의 우아한 매력에 눈을 떼지 못했죠. 또 아름다운 삶과 마무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스타'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 그저 존재함으로써 대중에게 안겨주는 즐거움 등도 오드리의 경우는 특별한 사례로 기억될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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