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블리 풀빛 그림 아이 30
미라 로베 지음, 수지 바이겔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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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도착했을 때 저의 집 두 아이는 서로 눈을 흘기며 신경전을 벌이더군요. 책에는 관심을 없고 책의 맨 뒤에 있는 만들기의 재료 때문에 말이에요. 서로 헝겊 조각을 빼앗고 솜을 누가 많이 가졌나! 적게 가졌나! 내가 만들거야! 아냐! 내가 만들거야등 동생보다 무려 4살이나 나이가 많은 누나는 한치의 양보도 없고 나중엔 바늘을 들며 “너 바느질 해봐! 해봐!”하면서 겁을 주더군요. 전쟁에서 불리한 졸병이 꼬리를 감추어 도망을 치듯 동생은 살짜기 솜뭉치만 만지작거리면서 누나의 바느질을 쳐다보고 있더군요. 드디어 누나가 공포의 바느질을 하면서 “아얏!” 몇 번으로 뚝딱 만들어 놓은 인형에 “우와! 우리 누나 천재다!” 하면서 누나를 거의 우러러 보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천재는 무슨 천재!. 솜씨 좋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모른 척 책만 보고 있던 저는 서로 인형의 눈을 붙이고 예쁜 리본으로 장식을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아무리 비싼 인형도 바늘에 찔러 가며 한 땀 한 땀 기운 이 인형에 비할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을 해더랬죠. 아이들이 묻더군요. “엄마 이 인형 이름이 뭐예요?” 그제서야 책에 눈이 가는 가 봐요.^^^^“”응 바로 이 애기 이름은 빔블리“란다. ”“빔블리”그렇게 빔블리와 우리 아이들의 만남은 시작되었어요. 전 아이들이 만들때 먼저 빔블리와 만났거든요. 책을 읽으면서 전 한가지 확신이 드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 책의 작가는 반드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일 것 이라는 확신말이에요. 아니나 다를까 맞더군요. 두 아이을 키우는 엄마이더군요.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누구나 다 겪는 이야기를  그려 놓았어요. 

  안네네 집 커다란 퀘작의 잡동사니들, 옛날 옷과 모자. 헝겊조각 리본 단추 우산들을 가지고 아이들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죠. 엄마와 아빠로 분장을 하고 그리고 아기도 있어야겠죠. 그러면서 헝겊조각으로 아기를 만드는 것예요. 바로 빔블리라는 이름을 지은 아기 말이에요. 얼마나 앙증맞다고요. 그리곤 아이들은 아기를 데리고 산책도 하고 엄마 아빠랑 똑같이 행동을 해요. 목이 말라서 우나? 똥을 쌌나? 누가 때렸나? 하하하하 정말 엄마 아빠와 똑같이 말이에요.

이 책은 중간 중간 글의 전개에 따라 흑백으로 배치를 하였다가 또 산뜻한 칼라로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줌과 동시에 모험도 하는 빔블리의 상황을 잘 나타내 주고 있어요. 작은 아기 빔블리는 모험을 하면서 서로 돕는 따뜻한 마음도 배우고 서로가 서로의 친절에 감동도 해 가며 나중엔 집을 나갔다고 엄마 안네에게 야단도 듣지만 사실은 진담이 아니에요. 엄마 아빠가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두 눈 가득 빔블리를 쫓아서 여행을 다녀온 아이들에게 전 또 이런말을 했죠. 안해야 되는데 하면서도 버릇인가봐요. “봐라, 너희들이 집을 나가면 엄마 아빠가 걱정을 하겠냐? 안하겠냐?” 는 참으로 무식한 질문 말이에요.

 

아이들은 충분히 느끼고 있는 걸 뭘 또 확인을 하는지 말이에요. 확인하는 이 버릇은 없애야 되는데....... 조금만 더 성장하면 이렇게 빔블리를 만들 겨를이 없을 아이들. 지금 이 시기가 지나면 저렇게 엄마 놀이. 아빠 놀이. 아기 놀이를 해라고 해도 안 할 우리 아이들. 이 빔블리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커가고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어요.  자꾸 자꾸 좋은 책은 만나서 저도 행복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해서 더 행복한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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