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어제 같이 모여 은어를 시식한 엉가중의 한 엉가.
그 엉가의 피부는 애기 피부같다. 뽀오얗고 보는 순간 뽀송뽀송이 느껴진다. 나이은 42살이다. 그 엉가의 아빠는 엉가가 뱃속에 있을 때 죽었다고 한다. 아빠 얼굴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어머니는 이후 친정집의 성화에 못 이겨서 재가를 했다. 그 엉가는 큰 아버지 집에서 큰 아버지의 아들 둘 딸 둘 밑에서 한 형제간처럼 자랐다. 결혼은 21살 때 했는데 그 때까지 큰 엄마가 정말 손에 물 하나 안 묻히고 키웠다고 한다. 시집가기전 큰 아버지와 큰 엄마한테서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친 엄마는 서부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전해 주더란다. 한 동안 많이 우울했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의 얼굴을 볼려고 서부시장에 갔더란다. 그 순간 정말 엄마가 아니다고 느꼈단다. 그리고 다시 큰집으로 돌아와서 시집을 갔더란다. 그 이후로 시집가고 나서 엄마를 찾아 갔는데 그 집에도 형제가 4명 있더란다. 그 엉가는 아직까지 정이 별로 안가고 그저 의무적으로 한번씩 찾아 뵙는다고 한다.

여기서 한가지 느낀점: 그 엉가의 티없이 맑은 마음과 얼굴은 다 큰 아버지 큰 엄마의  덕분이다는것. 만약에 귀여움과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더라면 그 엉가의 마음이 멀어졌을 것인데 지금은 오히려 부모한테 더 잘 한다는 점....낳은것이 중요할까 ? 키운것이 중요할까? 가름하기는 힘들지만.

두번째 엉가. (다 엉가들이다. )

지금은 금산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다. 그 엉가를 보면 전혀 농사짓는 사람 같이 안 보인다. 머리는 귀부인처럼 틀어 올리고 화장도 좀 진하게 한다. 밖에만 나와서가 아니라 하우스를 찾아가도 그렇게 하고 있다... (일년 내내 스킨 로션만 겨우 바르는 나는 게으름의 원조다 ㅋㅋㅋㅋ) 보통 하우스를 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 많이 상해 있고 기미도 많다. 그러나 그 엉가는 전혀 아니다. 밥을 안 먹어도 곱게 화장은 해야 한다는 엉가이다. 하우스에 고추 얻으러 가면 난 감탄한다. 그 엉가의 집엔 먼지 하나 없이 맨들맨들하다. 그리고 그 엉가는 딸 둘 아들 하나인데 아들이 장애인이다.  말이 필요없다. 얼마나 사는 것이 긍적적인지 모른다. 엉가의 아저씨는 다 좋은 데 술구새를 좀 한다.
요번 고추도 엉가가 해 준다. 얼마나 깨끗하게 하고 꼭지까지 다 따서 준다. 올해는 고추값이 엄청 비쌀것인데 나에게는 칠천원 받는다. 김치를 담고 고추장을 담아도 색깔이 너무 좋아서 다들 탐을 낸다. 그러나 올해도 여전히 도라는 곳에도 다 못 준다.  해마다 우리집의 20근은 꼭 챙겨 놓는다.

세번째 엉가...아이구 말을 말란다.사는 것이 드라마지만 그래도 이 엉가들이 좋은 이유는 즐기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끼어 맞추어 보면 드라마 아닌 인생이 어디 있겠냐!!!!!

일확천금이 있어도 즐길 줄 모르는 이가 있는 가 하면 겨우 겨우 살아가면서도 즐기며 사는 인생이 있다. 그런 엉가들이다.
한가지 더 좋은 점은 항상 부부가 동반한다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맞추어 살고 있는 것이다. 피 터지게 싸우다가도 그 넘의 정으로 산다는 엉가도 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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