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다. 처음에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려고 시작한 그림책에 대한 관심은 어느새 아이들 보다는 엄마가 더 열광하게 되었다. 너무 줄기차게 달려오다 보니 이제서야 주춤한다. 무엇이든지 첫째는 나에게 아이들이다. 그림책 공부도 아이들이고 한 가지를 읽어 주더라도 엄마보단 내 새끼를 위해서 읽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나의 최대의 목표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책을 접해 주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떠나서 조금 읽어도 책 읽기를 좋아하고 진정으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항상 여기서 헷갈린다. 바람 바램. 다시 뒤적여 찾아 봐야 하는데 그대로 통과이다)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는 그림책을 보면 정말 그림책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 이 수 많은 그림책 중 내 아이에게 읽힐 책을 고른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신간은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고 아이들은 건성으로 읽기 시작하고 한 권을 읽더라고 그 속에 푹 빠지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누가 물었다. 독서교육을 해야 하는데 학원에서 나오는 학습지를 밑바탕에 두고 해야 하는 거냐고...나는 잘은 모르지만 적어도 이런 방법이 낫지 않겠느냐고 권해 봤다. 적어도 초등 전에는 그 것에 손 대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아이들이 책을 하나 보더라고 그 그림속에서 무궁무진하게 발견하고 놀 수 있도록 아이에게 눈에 보이는 것을 원하지 말고 즐기는 그 자체만 해 주라고...
요즘 시리동동 거미동동 한 권만 들고 삼 일은 읽었다. 글 자가 몇개 되지 않아서 아빠가 최고 좋아하는 책이다. 그 책속에서 거미를 찾고 돌담집을 들여다보면서 집 앞에 놓인 신발이 몇 개인지 헤아려 보는 그런 재미가 쏠쏠하다.
나는 책을 많이 읽혀서 내 새끼들이 독서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나중에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기로 했다. 다만 엄마랑 아빠랑 비비는 그 뺨이 좋고 무릎에 앉혀서 읽는 그 맛만 알아도 만족을 하기로 했다. 이 독서라는 것이 학습능력으로 자연히 이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천천히 천천히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좋다고 생각하고 뭘 바라지는 말자는 말을 많이 한다.
"미국의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에 미국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이 초등학교 때까지 세계명작을 많이 읽었다는 둥 범죄 계층의 사람들은 책을 아예 읽지 않았다는 둥 . 그런 말을 들으면 엄마들은 열광한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그 연구는 일부분의 사람들이라고 자신한다. 어린 시절에 책을 전혀 접혀 보지도 못한 나 같은 사람도 잘 살고는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글로 어떤 발표로 아이들의 삶에 침투해서 꼭 그렇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강박관념을 심어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책은 즐거움이다. 아이들이 신나게 밖에서 뛰어 놀고 또 책도 읽고 ....그런 것이지 책에서 무조건 찾을려고 하는 엄마들은 상당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책에서 나팔꽃을 수없이 봐 왔지만 실제 자연에서 보지 못한 나팔꽃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어떤이는 어린시절에 책읽기에서 실패를 겪는다면 인생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것은 그 사람의 사고이고 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다만 책을 즐기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자꾸 엄마들이 책에서 뭔가 탈출구를 찾을려고 하고 아이들을 억압하려 한다면 그 책 읽기는 무용지물이다.
나도 책을 매일 읽지는 않는다. 하루종일 동네 아지매들이랑 히히닥거리고 놀고 쓸데없는 음담패설로 시간을 죽이는 경우도 있다. 그건 어른인 나 또한 책 읽기를 즐거움으로 삼아야지 억압으로 다가오면 나는 그 책이란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책은 내가 읽고 싶을때만 읽는다. 인간이 늘상 하하 호호 떠들고 들뜨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 들 뜬 기분이 가라앉고 다시 내가 책을 읽고 싶을때.... 어떨때는 밤 새 읽기도 하고 어떨때는 한 자도 안 볼 때도 있고...
아이들 방학이다.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성적을 올릴려고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책읽기도 이젠 즐거움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고통이다. 엄마가 책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기겁을 한다는 아이들도 있다. 굳이 방학동안이라고 그렇게 아이들을 옥죄어야 하겠나? 제발 밖에서 좀 뛰어 놀게 하자..그 넘의 학원 좀 안가고 책 좀 안 읽으면 어떻냐? 조금은 아이가 원하는데로 때얕볕에서 좀 뛰어도 놀게 하고 그렇게 아이들을 좀 풀어주면 안 되겠나? 공부 잘하고 책 많이 읽은 넘이 휼륭한 사람이 되고 사회의 밑거름이 된다고 하면 따놓은 건데 안 그런 넘은 휼륭한 사람도 못되고 사회에 밑거름도 못 된단 말인가?
지발...이 책 읽는 것 조차 머리 아프게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