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땅따먹기
엄마랑 나랑 민수랑 했다. 지구본으로 내땅니땅이라고 정하고 쳐들어 갔다.
내가 엄마 땅을 조금 빼앗아 왔다. 동생이 "나도 빼앗아 가야지" 해서 내땅을 가져 갔다.
"잉잉! 뭐야!" 전쟁은 실타. 이라크랑 미국이 전쟁을 하고 있으니까 실타. 사람들이 죽어가니!!!
땅따먹기 안할거다.
밤늦게 소현이의 일기를 훔쳐 봤다. 일기를 안 보겠다고 약속을 하였지만 사실은 아니다.
매일 밤 소현이의 일기를 훔쳐 보고 있다. 그런데 어제 소현이의 일기는 내가 미울정도였다.
지구본을 가지고 아이들과 초코렛을 실컷 먹을 수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남극은 어느 나라 것일까요? 수도와 나라 이름이 똑같은 곳을 찾아 보아요?
인어아가씨의 동상은 어느 나라에 있을까요? 장화같이 생긴 나라를 찾아보아요?
등 이렇게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고 세계가 이렇게나 넒다. 그래서 소현이랑 민수랑
크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을 다녀 보아라. 등 이런 생각으로 시작한 놀이인데......
하는 도중 민수는 그런 놀이 보다는 자기의 땅은 가장 큰 러시아라고 하면서,
누나 땅을 빼앗아야지 엄마땅을 빼앗아야지.....하는 바람에 (너무나도 철없는 엄마.
5살난 아들을 핑계대다니. 퍽퍽퍽)나도 자연히 거기에 휩쓸러 그런 장난을 쳤다.
아니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위험한 짓이었다. 소현이가 이라크는
누가 전쟁을 일으켰냐고 했을때 내가 담담히 미국이지 했다가 남자에게 엄청 눈총을 받았는데......
아이의 머리에 미국이란 나라는 이제 전쟁을 일으킨 나라라고 박히게 했다는 이유에서이다.
나는 도대체 얼마 만큼 더 살아야 철이 들까? 엄마의 도리는 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조용히 말해야겠다. 민수야 남의 땅을 빼앗는 것은 나쁜짓이다.
서로 서로 사이좋게 살아야하는 것이다. 하면서 말이다.소현이에게는 모른척하고 엄마는
땅 따먹는것은 이제 하기 싫다. 하면서 다르게 유도를 해야겠다.
늘상 대한민국은 작아요 하는 민수에게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살기가 가장 좋으며 부터 시작하여.....
.궁리를 좀 해 봐야겠다.
소현이의 일기를 훔쳐 보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이들이랑 아무렇지도 않게
땅따먹기를 하면서 자꾸 자꾸 쳐들어간다는 단어를 쓰가면서 5살난 아들과
같이 그런 위험한 장난을 계속 했을 것이다. 그저 교육적으로 시작한 지구본 놀이가
처음에는 니땅 내땅을 가르더니 이렇게나 될 줄이야. 그곳에는 놀이에 계속 동참을
못한 남자는 빠졌으니.(처음에 시작할때는 아빠 땅은 어디할래요.했을때 이라크쪽이라고 했다.
귀찮아서 잠 잘 핑계로 전쟁중이라서 머리가 아프다고 했으니......)남자도 아이들과
계속 놀이를 하였다면 나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쳐들어 가고 뺏고 하는 단어를 쓰면 했을까?
아니면 전쟁의 비참함을 설명하며 제제를 가했을까?
(만약 같이 휩쓸려 했다면 인생의 반은 살았다는 그도 꽝이다.)
늘상 남자가 하는 말이 아이들은 한가지를 백번 가르쳐도 그 한가지 조차
터득하기 힘들지만 부모의 행동은 백가지를 따라한다는데.......
부모되기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