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다. 읽던 책의 가랑이를 쩍 찢어놓고 (책아 미안하다.) 내일은 위해서 그만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불을 끌려는 찰라에(이럴때는 스위치가 내 손 닿는 곳에 있던가 스위치 리모컨이 있던가.....
일어나려니 싫다) 따르릉 전화가 왔다. 휴대폰도 아닌 전화가 말이다. 받으러 가기도 귀찮는데...

남자이다. 술냄새가 풍긴다. 한 손에는 검은 봉지가 들려 있다. "좀 작게 먹지요" "작게 먹었다
, 쪼깨만 먹었다."  대문에 서서 들어 오라고 하는데도 안 들어오고 검은 봉지를 내민다. 뭐냐고요.
모른단다.
필름이 끊일 정도는 안 먹었다. 그냥 소주 냄새만 풍길 뿐이다. 난 그 냄새 조차 좋다ㅋㅋㅋㅋㅋ
잠이 달아나 버린지라 소현이 옆에서 또 책을 꺼내어야 보는데 슬며서 침대밑에 앉는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한다.

남자의 친구가 결국은 차를 샀다. 새차같은 중고차를 샀는데 오늘 고사를 지냈다.
남자는 1시간 정도 늦게 도착하였는데도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고 한다. 그 차를
사는데 공헌한 주요 인물은 바로 나다. 그 집의 안주인이 전화가 와서 차를 자꾸
사달라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했는데 나는 적극적으로 밀어 부쳤다. 돈이 있으면
필요한 것을 사야 경제가 도는 것이라고. 있는 사람이 안쓰면 이 경제도 어떻게
되겠냐고 하면서 부추겼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남자의 친구가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당신하고 의논도 하고 당신땜에 차를 못사는 거지 다른 남자 같으면 벌써 저질렀을것이다는 둥...
그리하여 새차는 못사도 새차같은 중고차를 거금 삼천 백 오십을 주고 샀다.

고사를 지내고 술을 한 잔 씩 먹고 다들 집으로 갈려는데 남자가 친구에게 떡과 고기는
먹었어도 오신분들에게 저녁은 대접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냥 돌아간 사람들에게 남자는
자신이 괜히 신경이 쓰였다고 한다.)그런데 친구는 다음에 다음에...남자는 다음이 어디있냐고.
뭐든지 적절한 시기가 있는 것이라고 해도 막무가내였다고 한다.

남자가 옆에서 자꾸 말한다. 생각을 해 봐라고. 그 돼지 입에 물린 돈은 자기 것이 아니라고.
아니 자기것은 맞지만 그런씩으로 돈을 내것으로 만지면 안된다고. 다음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바쁜 사람들이 또 다시 모일려고 하면은 잘 되지 않는다고. 간단하게 고기에 
떡 몇점만 먹고 갈것이 아니라 그 돈을 가지고 저녁 대접은 해야된다고. 아니면
저녁을 먹고 가라고 말이라도 하면은 바쁜 사람은 가고 저녁을 먹고 갈 사람은 먹고....
나는 그 친구와 아내의 성격을 너무 나도 잘 아는지라 그냥 웃고만 있었다. 
내 남자의 돈 쓰는 요령은 확실하다.  내가 보기에는 쓰야 할때와 쓰지 말아야 할때를
구별을 잘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나는 자꾸 읽다가 만 책에 눈이
가는데 남자가 일어설 줄을 모른다. 그러면서 우리는 돈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돈을 모을려고 애를 썼지만 확실히 쓸 데는 썼다. 남이 밥을 세번 사면 세번은
못사도 한 번은 대접했고, 당장 내일 먹을 때거리가 없을 때에는 내일의 태양을 떠오른다 하면서
쓰야된다고 판단이 서면 빚을 내서라도 썼다. 나의 식구들 외출복은 나의 한도내에서
제일 좋은 메이크로 장만을 해서 집을 나설때에는 꼭 그 옷을 입혔다. 옛날부터 사람이
입성이 좋아야 된다는 말이 그냥 나온말이 아니다. 지지리 궁상으로 살고 남의 것
뜯어먹고 살면 돈이 모이느냐.... 나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설령 그 사람이 돈을 모아서
으리으리하게 살수는 있지만 돈 보다 더 큰 인간은 다 잃는다고 본다.

또 그렇게 살면 돈을 모아질까?   그 돈이 모으면 모으는 데로 모아지고 부자가 되면
좋겠지만 돈이 눈이 있다는 말이 그냥 나온말이냐? 남편 덜덜 뽂고 신세 한탄하면서
모으는 돈은 진정 돈을 모으는 길이 아니라고 본다. 내가 색바랜 옷을 입고 살지만
그 옷에 대한 개탄하지 말며 내가 지렁지렁 패물은 못걸쳐도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이 돈을 모으는 길이고 돈이 나에게 절로 굴러오는 길이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든 여자든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이 있다. 나는 아직까지 목걸이 귀걸이등은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남이 아무리 좋다고 자랑해도 내가 없음을 탓하지 않는다.
울 옆집 언니는 지금껏 단발머리다. 남들이 그 머리좀 어떻게 해봐라고 해도 본인
자신은 정작 개이치 않는다. 그런반면 나는 안경만은 명품으로 고집한다. 단칸방에서
살때에도 안경은 기십만원을 넘는 것을 쓰고 다녔다. 옷은 누더기에 안경은 기십만원이
넘는것을 쓰고 다니는 여자...어째 모순이지 않은가?  옆집언니는 1년에 한 번 미장원에
갈까 말까이다. 그러나 남자의 옷은 몇십만이라고 아깝다하지 않고 쓴다.

그렇듯 나는 자신한다. 모순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해야 된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하나쯤 사면서 (그렇다고 해서 팎팎 쓰자는 것이 아니다) 남편에게
"내가 옛날에는 어떻게 살았는데, 내가 돈 벌인다고 뭐도 못먹고 살았는데,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이런 말들을 제발 여자들이 안했으면 좋겠다. 남자가 한 번씩 나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그때마다 나는 절대 그런 생각하지 말아라. 내 원하는 것은 몇년을 모아서라도 사고
먹고 싶은것은 먹고 살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어떻게 원하는 것 사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돈을 모을 수 있냐고?????? 그 방법은 간단하다.
나의 눈을 낮추면 되는 것이다. 거창한 곳에서 랍스타를 먹으면서 열 번 할 외식을 만원만 들여서
고기먹고 잔디밭에서 아이들은 500원짜리 아이스크림 물리고 뛰어놀고 남자와 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그 순간을 만족하게 지내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살다가 보면
어느 정도의 궤도에는 올라 선다. 그 궤도라는 것도 천차만별이다. 전셋집에 살아도
그 궤도는 궤도이고 집 열 채를 가지고 있어도 궤도가 아닌 사람은 아니다.

울 남자는 한 번씩 자신은 부족한 것이 없는 부자라고 한다. 우리집에는 없는 것이 없다고 한다.
물론 꼭 뒷말은 붙인다. 빚도 있고....이 말은 꼭 붙인다.

삼천포로 말이 자꾸 빠진다. 남자의 친구는 돈은 모았으되 인간이 자꾸 떨어져 나간다.
그러나 남자의 친구는 내 남자가 백번만번 말해도 안 통한다. 그런것을 안타까워하는
남자에게 한 마디 했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당신이 고칠려고 하지 말라고,  그 사람의
인생에서 당신은 친구일뿐이다고....

그러면서 한가지 예를 들어볼까요..하면서  울 어머니를 보면 된다고 하면서 서로 호탕하게 웃었다.
남자가 천번만번 말해도 울 어머니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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