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운동장 옆을 지날때였다. 어떤 멀쩡한 사람이 걸어오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갑자기 내 앞에서 가랑이를 쫙 벌리는 것이었다.
으매!! 이 잡것이... 너 잘 걸렸다. 속으로 생각하면서 한 손에 들고 있는 우산을 꽉 지었다. 이것이 만약에 나에게 불미스러운 짓을 하면은 이 우산으로 후려 치고 냅다 달릴거라고 생각했다. 허연 대낮에 뭔 일이람..... 이런 생각의 반면에 내 속은 두려움으로 벌러덩거리고 있었다.
좁은 길을 가랑이를 벌려 갈 수가 없게 만들었다. 눈을 내리깔고 옆 도로로 내려 갔다.
어 그런데 아무 일 없네!!!!! 그 사내가 걸어간다... 또 조금 가다가 가랑이를 벌린다....또 간다....또 가다가 벌린다....속으로 월드컵을 보고 약간 머리에 이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자꾸 벌린다...
가다가 자꾸 뒤돌아 본다. 이제보니 딱 골키퍼 폼을 짓는 것 같다. 또 돌아본다... 또 벌린다... 그리고 간다... 반복되는 그의 행동.........
똑 같은 행동.... 그 사내의 머리속은 지금 골대를 향해 오는 공을 막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