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열심히 오고 있는 중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나: 여보세요
친구: 나다 개똥아. 나!!
나: 어머나 가스나야! 니 지금 어디고?
친구: 나 지금 시내에 나왔다.
나: 정말이가! 그럼 빨리 집에 온나!
친구: 바빠서 가야 한다. 그런데 없다카네
나: 뭐 말이고?
친구: 니가 전에 말했던 그 여자가 없다고 한다..
나: 뭐??누구??
친구: 거 뭐야 공옥진 그사람!!!
나: 내가 언제 그 사람 이야기 했노?
친구: 니가 책봐라 했잖아. 사십이 어떻고 하는 책.
나: 우하하하하... 그건 공옥진이 아니고 공선옥이다. 그리고 사십이 아니고 마흔!!!
친구: 그랬나! 이상하게 없더라^^^^^
1년내내 책 한권도 안 읽는 친구에게 온 전화이다. 아니 안 읽는 것이 아니라 정말이지
책 읽는 것이 사치라고 할 정도로 한마디로 먹고 산다고 책 읽을 틈이 없다. 얼굴은
주름이 늘고 손은 늘 거칠거칠하다. 어른들 모시고 살면서 끼니땜에 어딜 한번 나서질 못한다.
나와 비슷한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무진장 내가 동생처럼 보이는 친구이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자식들 키우는 친구가 얼마전 전화가 와서 말했다.
세상이 왜 이리 재미없고 낙이 없냐구?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왜 이모양 이꼴이냐구!
그래서 난 이 책을 들먹이며 나이 마흔에 길을 한번 떠나보라고 권한적이 있다. 친구는
떠날라고 해도 돈도 없고 자식은...남편은....하면서 망설였다. 나는 또 나 자신도 행하지
못하면서 거창하게 말했다. 버스비만 가지고 떠나봐라고...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도
그렇게 떠났다고 재잘거렸다.
그러던 친구가 오늘은 떠났단다. 기가 차서!! 고작 떠난다는 것이 30분 버스타고 나온 이 곳이란다...
이곳이라고 해도 갈 데가 없어서 서성이는데 서점이 보이더란다... 거기에 들어가서 무조건
공옥진이쓴 제목이 사십들어가는 책을 도라고 했단다...^^^^^
오늘 나의 친구는 나이 마흔에 길을 나섰다... 그리 멀리 않지만 농사를 다 제껴놓고 흙묻은 손 털고,
돈 몇푼만 챙겨서 길을 나선것이다... 그리고 책 한 권 달랑 사서 다시 돌아간 것이다.
오랜만에 나왔는데 나랑 차 한잔 마실 겨를도 없이....
책 읽을 겨를이 없지만 이 책은 꼭 읽을거마하고 돌아갔다. 그 책은 나의 친구의 마른 목구멍에
한사발 물이라도 되 줄련지.^^^ 친구야!!! 친구야!!! 할 말은 많은데 그저 불러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