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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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좋았고, 작품 후기에서 작가에게도 매력을 느껴서 다른 작품도 읽고 싶었다. 내용도, 문장들도 좋았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도 좋았는데, 이 책이 더 좋다는 말이 많아서 궁금했다. 더 따뜻한 느낌이라 나도 이점이 좋다. 아무래도 얇고, 따뜻한 내용이라 취향을 타지 않을 듯 싶고, 그래서 더 인기가 많은가 싶다. 


리뷰 제목은 알라딘에 있던 책 소개 내용 중 하나를 그대로 가져왔다. 책을 보며 들었던 생각을 딱 맞게 글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따뜻하지만 아픈 구석이 있었다. 그 아픈 구석을 점차 채워줘서 따뜻하게 느껴졌다. 내가 그동안 너무 피폐하고 자극적인 스토리에 익숙해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소설이 주는 따뜻함 외에도 이 책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에 대해서도 말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침묵과, 말을 아끼는 것이 더 좋은 대답 일 때도 있는 법이다. 나도 가끔은 말하고서 후회하는 때도 있고. 저런 말은 하지 말지 싶어 다른 사람을 보고 안타까울 때도 있다. 모든 것이 늘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말은 항상 아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말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까.


짧지만 좋은 이야기였다. 특히나 따뜻한 소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근데 책 내용과는 별개로 이렇게 얇은 책이 양장본으로 나오는 게 조금 궁금하다.  양장본이 소장용으로 좋아 보이긴 한다.

"비밀이 있는 곳에는 부끄러운 일이 있는 거야."
아주머니는 말한다."우린 부끄러운 일 같은 거 없어도 돼."
"알겠어요." 나는 울지 않으려고 심호흡을 한다. - P27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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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4-19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두께는 얇은데 책 가격을 이 정도에 하려면 양장본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이었을듯요.
제 생각엔 나름 양장본으로 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책친놈 2024-04-19 08:36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가격때문도 있겠어요 ㅎㅎㅎ 저도 읽으면서 좋았어서 가치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ㅎㅎ
 













< 뉴턴 2024.3월호>


과학잡지 추천이라고 검색하니 이 잡지가 많이 떠서 읽었다.

그런데  뭔가... 뭔가 교과서 읽는 느낌이 난다.

읽으면서 다시 검색해보니 독자층이 중,고등학생용이다.

지층 부분 나올 때 이거 교과서 읽는 느낌이네 싶었다. 중,고등학교때는 열심히 외우고 다녔던것 같은데, 과학송을 너무 부르고 다녀서 질린걸까. 학생때와 반대로  알던 내용이라 제일 재미 없었다. 


"인지편향"과 "잡초" 관련된 내용이 재미있었다

인지편향 특집인 만큼 다양한 인지편향이 나온다.

1월에 읽은 <휴먼카인드>에서 부정성 편향이 나올 때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었다. 그때 인지편향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잡지로 다양하게 접하니 재미있었다.

약간 반박하고 싶은(?) 공감이 안되는 면도 있긴하다. 내가 배부르면 숟가락을 놓는 편이라 그런가? 단위편향은 나에게 적용되지 않는듯 싶다. 많든 적든 1인분이라고 느낀다니(음.. 나는 아닌데?)


"잡초"가 밟아도 시들지 않는 이유는 에초에 잘 꺾이지도 않으며, 생장점 위치가 달라 밟혀도 잘 자라고, 줄기가 부숴지면 자극을 받아 싹을 새로 틔우기까지 한다고. 이런 무적 같은 특성으로 잡초가 다시 보인다. 우리 눈에나 쓸모가 없어보이고 잡초라고 부르지만, 식물계에서는 마동석 급 몸을 가진 것 아닐까?


성인입장에서 사서 읽기는 아깝고 도서관에 간김에 빌리거나 읽는 정도는 괜찮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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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4-04-21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 <뉴턴 하이라이트>를 도서관에서 빌려 보거나 아니면 사서 보는데요, 읽다 보면 일본식 단어가 눈에 띄어서 아쉬웠어요. ^^;;

책친놈 2024-04-22 21:24   좋아요 0 | URL
헉 일본식 단어라니ㅠㅠ 그건 몰랐네요 아쉽네요 정말...
 
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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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체로 어두운 소설이 좋다. 그래서 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다.
알고 봤지만 기분이 달갑지 않다.

근래에 책을 읽고 이렇게 기분이 가라앉기는 처음이었다.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봐서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작가의 죽음으로 이 소설이 완성된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다. 
 
이 책을 다 읽은 날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른 책을 읽어 보려 했지만,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조금은 생각을 덜하고 싶어 영화를 봤다. 그래도 썩 즐겁지는 않았다.
정말 유난히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었다.
그럴수록 나 자신이 요조와 닮았다고 느껴져 더 기분이 가라 앉았던 것 같다.

서론이 길었다. 
그만큼 몰입해서 읽었던 소설이다.

인생은 한 순간에 망가지지 않는다. 서서히 조금씩 꼬여간다.
그 모든것이 쌓여 가속도가 붙고, 빠져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빨려 들어 가는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요조에게 지나쳤던 많은 기회들이 있었다.
그 기회들을 알아보지 못한 것은, 쉽게 얻은 것이 많아서 였을까.
부유한 집안 환경, 잘생긴 외모. 지나치게 빠른 눈치까지.
돈은 집에서 보내주고, 가만히 있어도 여자가 꼬인다.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도 필요 없었다. 어릴 때부터 모든이의 행동이 눈에 읽혔다.
어쩌면 그래서 외로웠고, 마음을 기댈 사람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부모도,연인도,친구도 그가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찾아 볼 수 없는게 안타깝다.
그가 안타깝게 보이는 것은 나도 비슷한 감정을 느껴봤기 때문이다.
그가 썼던 "익살"이라는 가면, 기대에 못 미치던 나에 대한 실망과 좌절에서 비슷한 구석을 느껴 공감이 됐다.

하지만 그를 연민의 감정으로만 보고 싶지는 않다.
요조는 회피형 인간이었다. 겁탈 당했던 아내를 내버려두고, 오히려 아내를 죄인 취급했다.
자기 스스로를 3류 만화가 취급을 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자신의 삶을 피해 약에 빠지기까지 했다. 끝내 "인간실격"이라고 칭하며 자신의 인생조차 외면했다. 

"인간실격"의 기준을 내가 정하는 것 이라면. 절대 "인간실격"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매일매일이 힘들더라도. 하루를 버텨내기가 힘들어도. 스스로에게는 수고했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신에게 묻겠습니다,신뢰는 죄인가요?

과연 무구한 신뢰심은 죄의 원천인가요?

무구한 신뢰심은 죄인가? - P116

신에게 묻겠습니다. 무저항은 죄입니까?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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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4-16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좀 많이 우울하기는 하죠... 다자이 오사무 작품이 전반적으로 그렇더라구요. 이 작품 읽으셨으니 <만년> 하고 <사양> 읽으시면 되겠네요~!!

책친놈 2024-04-16 15:0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우울하지만 이렇게 우울하게 만들다니..! 싶어서 좋더라구요.
<만년>,<사양>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ㅎㅎㅎ
 

리뷰가 너무 길어진다고 느껴 페이퍼에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책이 나에게 질문을 건넨다고 느껴지는 것을이 있어서 적어봐야겠다.


















<인간실격>



1."인간"은 희극명사일까. 비극명사일까?


어떤책을 읽는지, 그날 기분이 어떤지에 따라 계속해서 바뀌는것 같다.

당연히 이 책을 읽고나서는 비극이라고 느꼈다.

(희극명사,비극명사놀이 다른 사람들과 해보고 싶다. 재미있을듯.)


2."인간실격"이라는 기준은 뭘까?


요조는 스스로 "인간실격"이라고 한다.

자신 스스로 실격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자기 삶을 내려놓는 순간 실격이 되는것 아닐까?


3. 요조가 정신적으로 의지 할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렇게 파국으로 향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는 외로웠다. 자신이 만들었던 가면 안쪽에는 나약하고 한없이 여린 속이 있었다.

가족은 어쩔 수 없지만 후천적으로 맺어지는 친구와 연인을 통해서도 찾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4.요조가 비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가, 연민의 감정이 먼저 드는가?

모든 선택은 그 스스로가 했던 일이지만, 그의 몸부림이 안타까웠다.

나도 요조와 같은 "익살"로 숨기려던 내면이 있지 않았는지.

기대에 못 미친 자신에게 실망한 적 없는지 생각해보니 연민의 감정이 더 앞섰다.

비겁한 면도 물론있다. 아내의 겁탈을 모른척한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5.요조가 타고난 것들(부유한 집안,외모,빠른눈치)이 없었다면 그의 삶은 행복했을까?


타코난 것들이 오히려 그를 망쳤다. 너무 쉽게 얻었기에 소중함을 알 수 없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기댈곳이 있었냐는 것이지만. 그래도 힘들게 얻은것이 있다면

쉽게 삶을 포기하지는 않았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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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읽은 날 하루 기분을 망쳤다 싶을 정도로 잡념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기분은 싫지만 책은 좋았다. 추천하고 싶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이런 책에서 나온 책을 안 읽어 볼 수가 없다.

한 권을 읽고 읽을 책이 두 권이 생기다니 큰일이다. 갈수록 쌓여 간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요조의 하숙집 누나가 "뭐 재미있는 책 없어? 빌려줘요" 라고 했을때 요조가 골라줬던 책 이다.

이 책 재미있다고 듣긴 해서 읽어봐야겠다 싶었는데, 여기서도 나오니 진짜 읽긴 해야겠다.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부분이었던 "희극명사, 비극명사놀이"를 하다가 나온책.

죄와 벌을 유의어가 아니라 반의어라고 요조가 이 책을 소개한다. 너무 읽고 싶어진다. 

아쉽게도 2권짜리 벽돌이다. 2권을 합치면 1000쪽 가량 된다. 두꺼운 책은 읽기 전부터 겁먹어서 도전을 못해봤는데 이 기회에 읽어볼까 싶다. 이번 주에 읽어야 될 앵무새죽이기도 아직 다 못읽었는데 이책이 자꾸 눈에 밟힌다. 꼭꼭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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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4-16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는 소세키는 고양이 보다는 <마음>, <그후>, <행인> 추천합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뭐 설명이 필요없이 좋습니다. 책의 두께는 별로 안중요하더라구요~!!

책친놈 2024-04-16 19:27   좋아요 1 | URL
추천감사해요! 읽어봐야겠네요 ㅎㅎ
그렇게 말씀 해주시니까 도스토예프스키 읽을 생각에 벌써 설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