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아니고 똥푸 -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초승달문고 41
차영아 지음, 한지선 그림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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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똥을 싸고, 반려견과 이별하고, 생존을 위해 모험을 하는 일을 하찮지 않게 느껴지게 하는 것이 문학이겠다.

작품 속 생활을 좀 더 엿보자면 쿵푸~는 결혼 이주민 엄마를 둔 아이가 문제적이고, , 미지의 택배는 새로운 가족 형태인 반려동물의 죽음에 따른 어린 아이의 상실감, 라면 한줄은 인간의 타자-약자로서 동물의 삶과 그들의 연대를 다룬다. 이것을 문학화하기 위해 이 작품들은 판타지, , 의인화 장치를 선택했다.

똥푸맨의 판타지는 불가능의 가능을 경험케 하고 꿈은 치유의 방법으로 선택되며 생쥐와 고양이의 의인화는 다른 세계를 열어 보인다.

여기까지의 낯익은 음계를 한 두 음 올리는 것이 이 작품집만의 개성이다.

그것은 문자를 읽지 않고 말을 듣는 것 같은 발랄한 대사와 청각적 언어, 상상과 이해의 범주 안에서 널뛰기하는 귀여운 과장과 허풍, 허를 찌르는 반전 묘사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철학적 깊이 혹은 작가의 세계관을 가늠케하는 문장들이다. 그들로 인해 얇디얇은 단편이 겹으로 깊어지고 풍요로워진다.

 해피엔딩이 어설프지 않고 치유의 가능성이 독자에게 전해지고 연대가 억지스럽지 않은 것은 이 문장이 머금은 힘들 때문일 것이다. 그 어렵다는 재미와 감동이 모처럼 한 작품에 녹아 있다.

잡소리나 사설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이런 낯선 문장을 눈여겨보게 하는 것, 이것으로 생활동화의 밋밋함을 잊게 하는 것이 이 작품집만의 개성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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