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어루만지다
김사인 엮음, 김정욱 사진 / 비(도서출판b)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를 읽고 쓴 글은 여럿이다.

시를 읽고 쓴 글의 소용은 새로운 시를 만나는 것, 시를 보는 새로운 눈을 만나는 데 있다.

김사인이 읽은 시는 56편이지만 그가 읽은 시집은 못잡아도 56권이다.

56권의 시집에서 56편의 시가 다시 부름을 받은 것이다.

비교적 짧은 감상의 글이지만 그 글 속에 녹아있는 것은 한 권의 시집이며, 한 사람의 시인에 대한 시 읽기인 것이다.

김사인의 독법대로 한 편 한 편 섬기는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내가 읽은 느낌을 잊어버리기 전에 김사인이 어루만진 시의 느낌과 섞어 읽는다.

대부분은 김사인이 읽은 느낌에 압도되어 내가 읽은 시의 느낌은 한순간에 사라지지만 어느 순간, 내가 시를 읽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김사인의 글 또한 시적인 것이어서 시를 읽는 감각으로 읽게 된다.

서로 다른 시인의 시들이 모여 한 권의 시집이 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이 책에 실린 시들은 낯선 시들이 모여 한 식구가 되었다.

시는 설명하는 대신 어루만졌을 때의 그 느낌으로 읽는 것이리라.

시도, 시에 대해 쓴 글도 모두 어루만지게 되는데 그 느낌이 쟁쟁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