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그녀들이 - 임경선 연애소설
임경선 지음 / 학고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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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에서 연애상담을 하는 그녀의 말에 늘 공감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 그렇지. 그럴거야 하면서 동의했던 기억이 많다. 그래서그녀의 소설을 믿고 산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 책읽기 수준이  아직도 낮은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나이 먹은 것인지, 집 안에서 세상과 통하지 못하고 산지 10년 세월이 이토록 먼건지, 아니면 나는 여전히 촌스러운 건지 어쨌든 난 어떤날 그녀들의 사랑이 전혀 사랑스럽지 않다. 그 사랑이 부럽지도 않고 이해할 수도 없다.  같은 주제로 여러편을 함께 실어놓으니 지겹기까지 하다. 왜 이런 편집 혹은 기획을 했을까.  

분명 그녀들은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산다. 그렇고 그런 여자들이 아니라 멋지고 당당하고 확실한 자기 일이 있는 여성들이다. 김치국 냄새 풀풀 내며 지지고 볶고 사는 내 삶은 그녀들 삶 앞에서 후줄근하다 못해 아예 여자로서 취급도 못받을 것 같다. 그만큼 그녀들은 내가 젊은 시절에도 서보지 못한 자리에 있다. 그런 그녀들의 사랑도 당당해야 하지 않을까. 혹은 그 자리에 설때까지 치열했던 것 만큼 사랑도 치열해야 하지 않을까. 그럴만한 힘이 있지 않을까. 그런 내 기대와는 달리 그녀들은 '이루어지지 않아도'되는 사랑을 한다. 사랑을 모르거나 겁내거나. 그것이 프로들의 사랑인가?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는 우정이 남고, 인정이 남고, 의리가 남고, 예의가 남아서 사람의 힘으로 사는 게 내가 살고 싶은 삶이라고 목표를 정해놓았지만 여전히 싸우고 화해하고 참고 이해하고 소통한다. 그런데 그녀들의 사랑은 내것과 한참 다른가보다.  연애와 사랑은, 연애와 결혼은 확실히 별개이거나. 그녀들은 연애에 관심이 있지 사랑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닌가 보다. 그녀들의 연애를 낮추어볼 생각은 전혀 없다.

이 소설은 연애상담의 수준을 못넘는 소설이라고 나는 생각하기로 했다. 소설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독자로서 불쾌한 지점이 이 부분이다. 세대가 다르다고 소통되지 않는다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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